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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소남 Jul 21. 2015

배다해가 감추고 싶었던 비밀, 여섯개의 봄

특별함과 고귀함, 뮤지컬 배우 겸 가수 배다해

가수이자 뮤지컬 배우인 배다해씨의 신곡이 나왔습니다.

제목이 참 예쁩니다. <여섯개의 봄>. <with 이범재>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이범재씨는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죠. <여섯개의 봄>의 작곡자이자 프로듀서이기도 합니다.
 

이범재씨의 연주로 가뜩이나 촉촉한 곡이 더욱 습기를 머금게 되었습니다.


<여섯개의 봄>의 가사는 배다해씨가 썼다고 합니다.

상당히 소녀풍의 감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가만히 읽어보면 소녀와 여인의 경계선 위를 걷는 듯한, 살짝은 아슬아슬해 보이는 감성입니다.


배다해씨의 목소리에는 '특별'한 뭔가가 있습니다.


인위적으로 '가공한' 테크닉도, '가공할' 성량도 품지 않은 소리입니다만 결이 곱고 우아합니다. 

성악을 전공한 사람답게 가성과 진성이 반반씩 믹스된 복잡한 톤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배다해씨의 소리를 100이라고 봤을 때, 이 반반씩 믹스된 소리는 80 정도만 차지합니다.

나머지 20은 뭐라 표현하기 힘든 공간으로 남겨둡니다.


왜 '표현하기 힘든 공간'인가 하면, 곡과 분위기에 따라 채우는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 '영악한' 싱어는 심지어 20을 텅 비워놓을 때도 있습니다.

비울 줄 알고, 내려놓을 줄 아는 가수입니다.


배우답게 가사에 숨을 불어넣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예를 들어 <꽃잎이 흩날리네>라는 부분을 가만히 귀 기울여 들어보면, 목소리가 '흩날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 부분의 <난 노래하네>와 <사랑해 사랑해> 사이에는, 조금은 길다싶은 여백을 두었습니다.

숨이 막히도록 아름다운 여백이니, 놓치지 말고 들어보시길.




궁금한 것 하나.

배다해씨의 <여섯개의 봄> 가사 속에서는 <여섯개의 봄>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그저 '봄날'이, 그것도 2절에 가서야 살짝 내비칠 뿐입니다.

그 '봄날'은 <우리 지나온 봄날>입니다.


<여섯개의 봄>은 말 그대로 '여섯개의 봄'일 수도 있습니다.

여섯 번의 봄을 맞으려면 6년이란 시간이 필요합니다.


사랑은 '더 많이', '더 크게' 느끼게 해줍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하나의 봄'이 '여섯개의 봄'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다섯 번의 봄을 기다린 끝에 '여섯 번째의 봄'에서 드디어 사랑이 <꽃잎으로 피어나게>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PS. 간주에서 연주되는 이범재씨의 피아노가 참 아름답습니다. 그 촉촉한 울림에 귀 기울여 보세요. 당신에게도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봄'이 찾아올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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