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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인권 Aug 31. 2020

신도시 주거의 현황과 전망 (5)

미래 신도시 전망


   1980년대 말 제1기 수도권 신도시 개발을 시작한 이후로 30년 가까이 우리나라는 신도시를 꾸준히 개발해왔다. 제2기 수도권 신도시가 지금도 개발 중에 있고, 지방에서도 아산과 대전 도안 신도시가 함께 개발되었다. 이 밖에도 공공기관 이전과 연계하여 10개 혁신도시가 개발되고 있고, 세종특별자치시가 조성되어 신도시가 전국적으로 분포할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정부는 제3기 수도권 신도시를 조성하여 30만 여 호의 주택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신도시 주거가 갖는 특성과 주거문화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우리는 향후 우리나라 신도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망해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이웃나라 일본의 신도시의 쇠퇴 현상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적어도 당분간 신도시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상당 부분이 거주하는 주요한 삶의 터전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수도권은 10% 넘는 인구가 신도시에 거주하고 있고, 지방에서도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신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신도시는 다른 지역에 비해 양질의 주택과 주거환경을 갖추고, 고학력의 젊은 인구들이 거주하는 곳으로서, 많은 신도시가 건설될수록 많은 인구가 이곳으로 집중하게 될 것이다. 


   특히 제3기 수도권 신도시와 같이 최근 새로 만들지는 신도시는 주변의 인구를 흡인하는 구심점이 될 것이다. 제1기와 제2기 신도시를 비교해 보면, 새로 생긴 제2기 신도시가 개발밀도가 낮고 녹지가 풍부하여 주거의 질 측면에서 훨씬 더 유리함을 알 수 있다. 앞으로 만들어질 신도시는 기존의 신도시보다 주거의 질이 더 유리할 것이다. 새로 만들어질 신도시는 최첨단의 새로운 주택과 양질의 도시 편의시설을 갖춘 계획도시로서 구매력을 갖춘 사람들이 거주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양질의 인적자본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활동 참여도 활발히 하여 커뮤니티의 질도 상당히 높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인접지역에 있는 기존의 오래된 도시로부터의 인구 유출과 구도심의 공동화 및 쇠퇴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두 번째로 신도시의 자족성 확보는 신도시 개발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기존의 신도시는 거주인구에 비해 일자리가 부족하여 모도시 등 타 지역으로 통근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분당이나 일산과 같은 제1기 신도시에서 서울로 통근하는 통근자들의 비율은 다소 줄어들고, 이들 신도시로 유입되는 통근자들의 비중도 다소 증가한 것이 사실이다(토지주택연구원, 2010). 그러나 이들 도시는 건설된 지 30년 다 되었지만 통근자들의 통근시간은 타 지역에 비해 길다. 광역교통망 개발로 통근시간은 다소 줄어들 수 있으나, 거기에 투입되는 천문학적 비용을 고려할 때 미래의 신도시는 자족적 기능을 강화한 도시로 개발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확대될 것이다. 


   세 번째로 일부 신도시들의 정체와 쇠퇴에 따라 신도시들의 분화가 나타날 것이다. 우리의 수도권 신도시와 같은 신도시들을 1960-70년대에 많이 건설했던 일본 신도시들 중 일부는 최근 급격한 고령화와 쇠퇴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초에 걸쳐 개발된 일본 도쿄도의 대표적 신도시인 다마(多摩) 신도시는 한때 우리나라 제1기 신도시의 모델이 되기도 하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GbyfgJtifVI

[시사저널e 탐사기획 신도시 30년] 고령화된 신도시, 타마뉴타운의 문제는? 


   그러나 도시를 건설한지 40년이 다 되어 시설이 노후화되고, 일자리 등 자족적 기능이 부족하여 도쿄로 통근하는 사람들의 통근비가 높아 도시의 매력이 점점 더 떨어졌다. 더욱이 지바, 쓰쿠바, 요코하마 고호쿠 등 가까운 지역에 신도시가 많이 개발되고, 인구 자체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 과잉이 나타나면서 다마(多摩) 신도시의 정체와 쇠퇴는 가속화되었다. 


   이 사례는 우리의 신도시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새로 만들어지는 신도시들과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도시재생 사업은 지방의 구도시뿐만 아니라 제1기 신도시와 같이 건설된 지 오래된 신도시의 쇠퇴와 공동화를 가속시킬 수 있다. 오래되어 안정기에 접어든 신도시 중에는 일산과 같이 인구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신도시들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제1기 신도시들은 이미 건설된 지 30년 가까이 되면서 주택과 인프라가 노후화되었지만, 고층 아파트 단지 위주로 개발된 상황에서 재건축을 통해 이를 개선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젊은 청년세대들은 새로 만들어진 신도시나 서울로 가고, 오래된 신도시는 과거의 젊고 유능한 사람들이 모여 살던 곳에서 늙은 도시로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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