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비가 내리는 오늘은 사랑하는 나의 생일날~
친구, 동료들과 생일파티를 하고 선물도 받고 선물 갯수가 꼭 내 행복의 점수인 것 같고 누가 내 생일을 잊고 그냥 지나치면 그렇게 서운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일에 그리 큰 의미를 두지 않게 되었다. 내 한 몸만 챙기면 되던 싱글, 신혼시절과 달리 아줌마의 삶은 복잡다단하다. 아이들 매니저 노릇에 끝없는 집안일에 연로해가시는 양가 부모님 등 신경쓸 일이 너무 많다보니 머리감을 시간도 없는 날도 있다. 나 뿐 아니라 친구들, 지인들도 비슷한 상황이라 그 정신없는 와중에 내 생일을 기억해서 축하인사만 전해주어도 너무 고마울 따름이다.
가족들과 맛있는 거 먹으면서 간단하게 파티하고 친구, 지인들이 카카오톡으로 전해주는 축하인사와 기프티콘이 소소한 기쁨이다. 생일을 핑계로 갖고 싶었던 물건 하나 사기도 하고. 흐흐. 내 생일도 큰 감흥없는데 남의 생일을 기억해서 축하해준다는 건 그만큼의 마음을 내어주는 일이기에 감사하고 누군가 생일을 기억해서 만나자고 하거나 선물을 주는 건 감사를 넘어서는 감동이다.
오늘은 오랜 친구 한 명이 생일축하 메시지와 함께 기프티콘으로 커피 상품권을 보내줬다. 얼마 전 통화했을 때, 남편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을 준비 중이라 긴축재정에 들어갔다던 친구였기에 축하한다는 말만으로도 너무 고맙다고, 이런거 안줘도 되니까 너 쓰라고 했더니 거절하지 말고 받아달라고 꼭 주고 싶다고 했다. 사실 여러 개 선물받아둔 것 중 한 장인데 선물받은걸 줘서 미안하다고 오랜 친구니까 이해해달라고 하는데 주책없이 울컥 눈물이 나오려고 하자 친구는 오버하지 말고 날 더운데 애 픽업할 때 아이스커피나 사먹으라며 쿨하게 전화를 끊었다. 흔하게 주고받는 커피상품권이지만 선물주는게 의무도 아닌데 상황이 좋지 않은 와중에 내가 가진걸 내어주기란 쉽지 않다는걸 안다. 친구라고 해준 것도 없는데 내가 이런 귀한 마음을 받아도 되나 미안하면서도 고마워서 하루종일 마음이 벅차다.
친구야! 내게 너같은 친구가 있다는 것, 그 자체가 감동이고 제일 좋은 생일 선물이 된 하루였어. 네 덕분에 너무 행복한 생일을 보내고 있어. 주위 사람들에게 더 마음을 쓰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 하루.
넌 감동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