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볕 Jan 19. 2024

첫 출간제의를 받았지만 포기했습니다


띠링! 네이버 블로그 알림이 울렸다. 확인해 보니 낯선 닉네임의 사용자로부터 메시지 한 통이 들어와 있었다. 실용서를 출간하는 출판사인데 출간에 관심이 있으면 연락 달라는 내용이었다. 메시지를 보고 반가움보다 혹시 사기가 아닐까,라는 의심앞섰다.


브런치와 블로그에 서평을 쓰고 있고 책 읽어주는 유튜브 채널(현재 업로드를 못하고 있긴 하지만)도 운영하고 있어서 그간 출판사로부터 협업 관련 제의를 몇 번 받았지만, 작가로서 제의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 얼떨떨하고 믿기지 않았다.


 '왜 나한테?'라는 의문은 접어두고 일단 확인해 보자는 생각으로 메일을 보냈다. 다행히 사기는 아니었고 전국 서점 유통을 하는, 꽤 많은 도서를 출간한 이력이 있는 출판사였다. 


설레는 마음으로 담당자가 보낸 출간 가이드를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에세이보다는 교양서를, 자기만족형 글보다는 독자를 위해 도움 되는 글을 달라는 요청과 함께 주제는 자유롭게 정해도 좋다고 적혀 있었다. 협의 후 주제 방향이 맞으면 원고 집필들어가는 일정이었다.


그동안 써온 글과 방향을 달리해야 했기에 주말 동안 대략적인 목차를 구성하고 샘플 원고를 써서 월요일 아침에 출판사로 메일을 전송했다. 일상과 관련된 주제지만 신변잡기적 내용이 아닌 독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거절이었다. 출판사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가 아니라고 했다. 내 프로필에 도움이 될만한 주제를 권장한다는 답변보곤 머릿속에 떠돌 여러 후보들이 하나로 좁혀졌다.


혹시 '글쓰기로 돈 버는 법'같은 주제를 말씀하시는 걸까요?


도서관 서가에 으레 한두 권씩 꽂혀있는,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라 생각되어 문의했더니 역시나 가능하다는 회신이 왔다.


그때부터 내적 갈등이 시작되었다. 쌩초보 작가가 돈을 들이지 않고 을 출간할 수 있는 이런 기회는 흔치 않으니 어떻게든 주제에 맞는 글을 써보려 이리저리 궁리했지만 아직은 책 한 권 분량의 원고를 써내기엔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했다. 


독자와의 정서적 소통목적으로 하는 에세이와 달리 실용서는 읽는 이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데 짧은 경험을 부풀려 '돈 버는 글쓰기'에 관해  수는 없었다.


생각을 거듭해도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책을 낼 수는 없어서 아쉬움을 안고 원고작업을 할 수 없겠다는 메일을 보냈다. 그렇게 며칠간의 설렘이 끝났다. 비록 출간으로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가능성을 보고 연락을 준 출판사 담당자님에게 이 글을 빌어 고마움을 표한다.


떠나보낸 기회가 아쉽지만 급히 먹는 밥이 목이 멘다는 말처럼 아직은 더 여물어야 할 것 같다. 꾸준히 쓰다 보면 언젠가는 내게 맞춤인 주제로 제의가 들어올 수 있겠지. 아니면 직접 기회를 찾아 나설 수도 있겠고.


보통 브런치를 통해 출간제의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내 경우엔 블로그를 통해 연락이 와서 새로웠다. 확실한 콘텐츠가 있다면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기회가 찾아오리라 생각한다.


어느덧 태양이 높이 떠올랐다. 노트북 앞에 앉아 있는 내 머리 위로 환한 햇살이 쏟아진다. 한낮의 태양이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선 나를 힘차게 응원해 주는 것 같다.



※ 구독과 좋아요는 꾸준히 글을 쓸 수 있게 하는 큰 힘이 됩니다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