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과 '내일의 아이'가 함께 자라는 시간, 양육자 커리어 워크숍
'내 일'과 아이 돌봄의 균형, 그리고 성장을 찾는 부모들의
대화시간으로 진행된 양육자 커리어 워크숍 <토요'일' 살롱>,
지난 가을을 가득 채웠던 세 번의 만남 속 이야기를 전합니다.
두 번째 만남에서는 아이와 자신의 일이 함께 자라는
소중한 시간을 경험한 아빠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 일시: 2022년 11월 2일(토) 13:30~15:00
- 장소: 스페이스 살림 1층 아동동반 공유사무실
- 연사: 김성광(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 저자), 손현(글쓰기의 쓸모 저자)
- 모더레이터: 최인성 창고살롱 객원지기
내용을 한눈에 파악하실 수 있는 그래픽 요약과 함께
현장에서 나눴던 이야기 중 일부를 전합니다.
'내 일'과 '내일의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방법은
[김성광] 인터넷서점에서 일하며 7살 딸을 키우고 있고, 책을 쓰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책의 정보를 입력하는 일을, 다음에는 ‘북디렉터’ 일을 했죠. 일에 자부심이 컸고 그 와중 부서 이동을 하게 되었는데 처음부터 만족했던 것은 아니지만, 업계의 동향도 더 잘 파악하게 되고 시야가 넓어진 것 같아요. 스스로 원했던 것은 아니지만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제 역할과 배울 점을 찾으니 긍정적인 계기가 된 것 같기도 합니다.
[손현] 현재 19개월 딸을 양육 중이고 토스라는 서비스의 콘텐츠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전엔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는데, 첫 시작은 공장 구조를 설계하는 일이었어요. 하지만 진로에 고민이 많았고 여행과 휴식이라는 ‘쉼’을 통해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글 쓰기’가 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전직 엔지니어의 전직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어요. 구직 과정 중 ‘실패 이력서’라는 것을 접하게 되었는데, ‘글 쓰기’라는 제 노력의 행위들이 결코 실패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고 더 힘을 내게 되었습니다.
[김성광] 육아를 하면서 시간을 잘게 쪼개어, 틈틈이 일하거나 좋아하는 책을 보는 방법을 더 터득하게 된 것 같아요. 일종의 ‘시간 칸막이’를 둔다고 해야 할까요? 적은 분량이라도 집중할 수 있는 시간대와 방법을 찾는 것인데요.
매일은 아니더라도 새벽 4, 5시에 일어나서 책을 보거나 글을 쓰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요. 출/퇴근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해 업무에 도움이 되는 자료만 출력하여 보기도 합니다. 회사에서의 점심시간도 쪼개어 산책과 독서 시간을 조금이라도 확보하기도 하고요. 시간과 시간 사이의 '사이 시간'을 나를 위한 시간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손현] 저 역시 새벽을 소중히 해요. 새벽에 일어나서 일찍 출근하여 일에 집중하거나 저 만의 자유시간을 갖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꼭 지키려고 하고 추천하는 것은 ‘운동’입니다. 든든한 체력이 일에서도 육아에서도 밑바탕이 된다 생각해요.
그리고 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배우자와의 대화, 분담입니다. 일과 양육을 함께 하는 건 결국 ‘팀 플레이’가 바탕인 것 같아요. 공동육아를 넘어 교대육아로 양육자 서로가 자기 일과 휴식 모두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죠.
[김성광]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은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노력이 결과로 꼭 이어지지 않더라도 우리 양육자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마음의 평정을 찾고, 내려놓은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손현] 저 역시 ‘내려놓음’이 중요하다 생각해요. 관계든 행동이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을 하되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으려고 하고요. 우리 모두가 최고의 아빠 엄마가 되기보다는 아이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주는 존재이면서도 나를 챙기는 삶을 사는 개인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공통] 일과 육아의 여러 변수 속에서도 결국 최종적으로는 육아에 중심이 가는 것 같아요. 돌발 상황 속에서 서로의 역할을 구분 짓기보다는 우리가 지금 아이에게 기울이는 노력이 최선이라는 마음으로 임하고, 아이가 크는 만큼 우리 양육자도 성장한다는 마음으로 임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김성광] 안타깝지만 사회도 주 양육자를 엄마라 생각하죠. 사실 주 양육자의 키는 다른 누가 아닌 아이가 쥐고 있다 생각해요. 아이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 주 양육자인 거죠. 100프로를 다 채울 수는 없겠지만 함께 노력하는 마음이 필요한 것 같아요.
[손현] 우리 모두가 처음부터 부모는 아니었기 때문에 당연히 서투를 수 있어요. 중요한 건 아빠들도 충분히 주 양육자로서 할 수 있다는 스스로의 믿음, 그리고 그것을 기다려주는 엄마들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김성광] 이렇게 양육자들이 서로 공감하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많아져야 해요. 일과 육아의 균형을 찾을 수 없다는 게 저의 답이지만, 부정할 수 없는 아이의 탄생과 성장을 통해 피곤하고 힘들지만 그동안 몰랐던 기쁨이 에너지가 되어 일에서도 탄력을 받을 수 있길 바랍니다.
[손현] 육아휴직을 통해서도 느낀 것이지만 남자가 주양육자가라는 것에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부자연스럽습니다. 일과 육아를 조화롭게 병행한다는 것 무척이나 어렵고 고민은 끝이 없겠지만, 기대치를 낮추고 주된 가치를 가족에게 두면 지금의 일과 삶 속에서 만족감은 더해질 것입니다.
양육자의 '내 일'과 '내일의 아이'가 함께 자라는
기회가 되도록 마련했던 양육자 커리어 워크숍,
앞으로 진행될 양육자 프로그램에도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