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 셔츠 위에 그보다 조금 더 푸른 보라색의 니트 조끼를 껴입었다. 거기에 통이 넓은 검은 슬랙스를 받쳐 입었다. 평소 좋아하던 검은 로퍼를 신고, 한파에는 역부족인 검은 코트를 걸쳤다. “말리, 오늘은 보라돌이네.” 낯빛을 더 창백하게 만드는 보라색. 하지만 방 바닥의 열기와 맥주의 취기가 더 셌다.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나는 신나게 웃었다. 먹고 마시고 카드놀이를 했다. 밤. 내가 잠옷으로 입었던 흰 티셔츠를 입은 그 어깨를 보며, 욕구가 동한다는 생각을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