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을 담다 20220110
이웃집의 망고나무가 올해는 유달리 풍성하게 조롱조롱 열매를 내 달았다.
풍년이다. 나이로비가 가장 뜨거워지는 계절, 망고는 나무가 쓰러질듯 가득
열매를 달고 그 달큼하고 새큼한 향을 뿜어낸다.
담장에는 어느새 가득
오렌지 트럼펫이 그 강렬한 주황빛 눈부신 꽃들을 터트리고,
절정의 계절을 빛으로, 색으로 외쳐대고 있다.
나무위로 감처럼 달리는 망고의 향과,
담장을 감고 능소화처럼 피어나는 오렌지 트럼펫의 화려함이
내가 서있는 이 땅과 고향의 간극처럼 멀지만
결실의 풍성함에 절로 올라오는 웃음은 여전해서,
나는
약간은 너그러운 마음이 되어 풍요로움에 감사하게 된다.
크게 화낼것도 조바심 낼것도 없는 세상이다.
망고가 익어가는 계절
빛도 향도 세상도 눈이 부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