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페이퍼 Apr 08. 2023

치열하게 살아온 너에게

improvisation 2  -Hideyuki Hashimoto  

항상 주문처럼 말하던 너의 그 말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겠다는 말을 듣고 처음엔 웃었다. 

얼마나 살았다고 벌써부터 애늙은이처럼 이야기하는 걸까 

후회를 했으면 얼마나 했다고. 


하루 이틀 지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겠지 생각했는데 

한 달, 두 달 그리고 일 년 

눈을 감아도 네가 어디 있는지 열기로 확인할 수 있었다. 

숨 쉬듯 열정을 퍼붓는 너를 보고 부끄러워졌다. 


치열하게 살아온 너에게,

치열하게 살아가는 너에게,

치열하게 살아갈 너에게 

응원하기 시작했다. 


감정은 전이가 참 빠르다.

나도 모르게 잠들기 전 핸드폰을 멀리 하게 되고 

출퇴근 시간 책을 읽고 

너였다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늘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던 네가 

어둠이 어울리지 않던 네게 

그림자가 드리워질 때 

걱정보다 네가 어떻게 헤쳐 나갈지 궁금해졌다. 


너의 영화는 항상 The End 가 아닌 to be continued였다. 

장면이 넘어가기 전 아주 잠깐 틈이 있는 그 어두운 공간

그 그늘까지 품어가며 

너는 너만의 영화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나중에 네가 원하던 학교에, 직장에 취직했다는 소식을 듣고

불만 불평만 하던 나 자신이 초라해졌다. 

아주 잠시라도 좋으니 네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무슨 원동력으로 살아가는지 배울 수 있다면 너의 숨결까지도 따라 하고 싶었다. 


사람들은 지금의 너의 모습을 보면 환한 조명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 생각하겠지만

네가 저 조명 속 삶을 살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했다는 것을 알기에 

주문처럼 네가 외치던 말이 내 머릿속에 남아있을 정도로 

네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달려왔기에 진심 어린 응원을 할 수 있었다. 


네가 아니었다면 나도 조명 속에 있는 사람들을 보며 

시작점이 다른데 

저런 사람들은 애초에 저런 조명 속에 살던 사람인데 

자괴감 드는 말들을 입에 달고 살았겠지?


널 응원한다. 네가 가는 길이 더욱더 밝고 평탄하길 

나보다도 널 응원하게 만드는 너 

사랑받는 사람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나도 이제 후회하지 않는 삶을 위해 달릴 준비를 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보랏빛 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