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레토 최적을 찾아서
2021년은 정말 많은 변화가 있던 한 해였습니다. 임신과 출산을 겪고, 코로나가 창궐한 세상에서 전례 없던 일상을 견디고 보니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됐고, 제 자신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롯이 제 자신을 위해 쓰던 시간을 새로운 생명체에게 할애하며 희생, 양보와 사랑을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 자신의 존재를 계속 지켜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습니다.
가족 구성원에게 육아를 부탁할 땐 정말 그래야 하는 ‘명분’이 있어야 마음이 덜 불안했기에 집 앞 카페에서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 평범한 여유가 누리기 힘든 사치가 되었습니다. 정작 모처럼 생긴 자유시간엔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 시간에 쫓기게 되어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했습니다.
한정된 자원, 제한된 시간 속에서 나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되새기며 가장 효율적인 ‘파레토 최적’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내가 살기 위해서 관계들을 정리했습니다. 나를 싫어하고 미워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저에게 중요한 사람이 아닙니다. 관계를 되돌리기 위해 골몰할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하기에 이젠 저를 지지해주고 아껴주는 사람들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구두가 아닌 운동화를 신기 시작했습니다. 출근할 때 구두를 신지 않으면 정말 큰일 난다고 생각했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예쁘게 보이는 것보다 빨리 걸을 수 있는 편의성이 더 중요한 가치가 되었습니다.
멋있어 보이는 것보다 마음이 평온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일에서 얻는 보람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것이 남에게 인정받는 것이었는데, 그래서인지 화려하고 주목받는 일에 대한 갈망도 컸습니다. 나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남에게 받는 인정보다 스스로 만족하고 보람을 느끼는 것을 더 중요한 성과지표로 삼기로 했습니다.
이런 생각의 변화들로 2022년에는 제가 한층 더 발전된 사람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나는 남부러울 것 없는 사람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 될 수도 있겠죠. 결국 나를 어떤 위치에 둘진 저에게 달려 있습니다. 모든 것은 내 생각에서 비롯된다는 간단하고 당연한 이치를 잊지 않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