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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슈맘 Jul 12. 2021

스타벅스 프리퀀시 랜턴 받기 성공. 그게 뭐라고~

사는 이야기


"아이스 아메리카노 tall 사이즈 한잔 주세요"


바야흐로 두 달 전쯤, 이벤트 참여로 받은 기프티콘을 쓰기 위해 동네 스타벅스에 가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했다.


직원분: "네~ 혹시 프리퀀시 적립하시나요?"

나 : 그게 뭔데요?


약간의 정적이 흐른 후, 친절하고 이쁜 직원분이 앱 다운로드하는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그때부터 나의 프리퀀시 적립은 시작되었다.


"커피는 쓰고 맛이 없어"

라고 생각했던 나. 병원에서 공짜로 먹을 수 있는 믹스커피만을 취급했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자꾸 생기는 스벅키프티콘 덕분에, 언젠가부터 스타벅스를 자주 가게 되었다.


우리 집이 그 유명한 그 세 권이라는 것도 한몫했다고 해야 할까?


사실 커피를 먹기보다는, 노트북, 책, 다이어리 주섬주섬 싸 들고 가서, 아이들 하원전까지 분위기 있게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어서, 더 자주 갔던 것 같다.





매일 아침 수만 명 접속 몰려 "예약 전쟁"

스벅 쿨러 백은 인터넷에서 7만 원 가까이 거래되고 있다. 그마저도 최근에, 품절 사태로 예약도 할 수 없었다.


"아이고 쯧쯧, 저딴 게 뭐라고, 이쁜 쓰레기 아니야?"

"받아서 뭐 하려고~"


라고 작년까지 생각했었지만, 이젠 나도 동참이다. 왜 그렇게 가지고 싶은 건지... 쿨러 백을 받기 위해서 먹고 싶지도 않은 커피를 먹으로 이틀에 한 번 정도 스타벅스에 갔던 것 같다. 이게 뭐라고.. 날도 더운데~ 좋아하지도 않는 쓴 커피를 먹겠다고.... 나도 참.


" 저기 혹시 프리퀀시 남는 사람 있어?"

" 나 커피 7잔이나 더 마셔야 하는데...."

" 수선생님~ 혹시 빨강이 남는 거 있으세요?"


주변 사람들에게 프리퀀시를 구걸했다. 선물 기능이 있다는 건 또 처음 알았다. 어찌어찌 프리퀀시 한 판을 완성했다.


일반(하양이) 14개와, 미션 음료(빨강이) 3개, 총 17개 도장을 찍으면 증정품을 예약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증정품 예약을 위해서는 경쟁이 정말 치열하다. 아침 7시부터 선착순 예약을 받는데, 이미 6시 40분부터 대기가 어마어마하다.


수많은 자기계발 서적을 읽고, 강의를 듣고, 미라클 모닝의 중요성을 거의 세뇌당하다 싶었지만, 결코 성공하지 못한 애증의 미. 라. 클. 모닝

나는 정말 잠이 많다. 하루 9시간 이상은 자야지 활동이 가능하다. 7시간밖에 못 잔 날에는 손발이 떨리고, 피로도가 장난 아니다.


그렇지만 프리퀀시 쿨러 백을 받기 위해서, 매일 6시 40분에 알람을 맞춰놨다.

7시가 되기 20분 전 알람을 듣고 비몽사몽 슴벅 앱을 열어서 대기 타기 하루 이틀.

6시 40분에 일어나서, 앱을 열어 증정품 예약하기 버튼까지는 성공했는데, 문제는 그 20분 사이에 다시 잠이 들었다는 거...


그렇게 5일 내내 시도했고, 5일 내내 다시 잠이 들어 결국 예약 실패!




그러다 어제 드디어 예약에 성공했다. 쿨러 백은 이미 품절이고, 그나마 인기가 적은 랜턴에 성공했다.


굳이 기쁨을 표현하자면, 아파트 청약 당첨되었을 때 반 정도의 기쁨이랄까?





역시 예상대로 민트색 랜턴은 영롱하고 이뻤다. 사실 감성 인테리어와는 거리가 먼 우리 집은, 이렇게 이쁜 인 스타 갬성 랜턴이 필요 없었다.

그래서 중고나라에 다시 팔아버리려고 했는데, 둘째 딸이 너무 좋아해서 그럴 수 없었다.



민트색의 영롱한 랜턴을 보면서 조잘조잘 떠드는 우리 둘째 딸.


"엄마 여기서 불빛도 나오고, 소리도 나와"

"코로나 없어지면 우리도 캠핑 갈 때 가지고 갈까?"

아이고 귀여워...........


사실 생각한 만큼의 퀄리티는 아니었다. 나는 쿨러 백을 받고 싶었을 뿐이고........

캠핑을 갈 것도 아니고, 인스타 감정의 이쁜 집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 랜턴은 음...

생각보다 블루투스 음질은 좋지 않았고, 불빛의 강도도 거의 장난감 수준이었다. 다소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에 의의를 두며.


프리퀀시 17개를 모아서, 증정품을 예약하고, 수령해 왔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홈플러스나 이마트 가면, 맥주 살 때 딸려 오는 맥주잔이나, 보냉 백이나 사은품에 항상 눈이 돌아간다. 아마 그런 심리 아닐까?




인고의 시간으로 프리퀀시를 모아, 강제 미라클 모닝까지 하게 한 그 장본인. 애증의 민트색 랜턴.

아이들 놀이 텐트에 이렇게 자리 잡았다. 신랑이 어디서 줄을 구해와서 묶어 주었다.

큰아이는 자기 공주 집에 전등이 생겼다며 좋아했다. 너희들이 좋아하면 엄마는 됐다.^^


남들하는건 다 따라해야 하고, 다 가지고 있어야 하는 나.

또 이렇게 말해놓고, 연말에 다이어리 받는다고 프리퀀시 구걸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눈물 나는 프리퀀시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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