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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개박수 Mar 20. 2022

투자 수익이 발생하는 원리

또 이상한 책 보고 인생 허비하지 마시라고 딱 한번만 분명히 알려드림.

지난 글 에서는 투자 전문성에 대해 다뤘습니다. 투자 전문성이 없는 사람이 투자를 하게 됐을 때 시장에 기부천사가 되어 장렬하게 전사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현실적인 사례를 들어 표현해 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목표를 좀 과감하게 설정했습니다. 바로, 여러분을 투자 전문가로 만들어 드리겠다는 목표입니다. 준비 되셨나요? 그럼 출발 하겠습니다.


투자 수익이 발생하는 원리를 알아야 한다.


전문가와 비전문가를 나누는 가장 큰 기준이 뭘까요? 예를 들어 요리를 잘 하는 두 아주머니가 있습니다. 두 분 다 김장을 담그거나 밑반찬을 만드실 때는 모두 맛있습니다. 그런데 남는 재료를 갖고 새로운 반찬을 만드실 때가 되면, 두분의 차이는 극명하게 갈립니다. 그 원인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가장 큰 차이는 원리를 이해하고 있는지 여부입니다. 요리 전문가라면 맛있는 반찬이 왜 맛있어지는지, 그 원리를 이해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백종원씨는 그런면에서 진정한 요리 전문가 입니다. 이분 방송을 보신적 있으신가요? 그냥 아무 식당에 들어 가서 그 밥을 먹어보고서는, 겨자를 더 넣거나 하는 식으로 혼자 실험하더니, 금새 훨씬 맛있는 식사를 만들어 냅니다. 이건 특정한 레시피를 안다고 되는 일이 아닙니다. 맛에 대한 원리를 이해하고 있는 것이고, 그렇기에 "맛의 전문가"로 평가 받는 것이지요.


때문에 스스로 투자 전문가가 되고 싶은 우리도 수익이 발생하는 원리를 이해하는 데서 이 여정을 시작해야 합니다. 너무 어렵지 않을까 걱정되시나요?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사실 정말 어려워집니만, 여러분 연 수익률 20% 정도 꾸준히 내게 하는 데는 그 정도 디테일이 필요 없습니다. 저와 같이 이걸 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정말 이 원리를 준용해 성실하게 일을 했다는 걸 고객에게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분은 신경쓰지 않아도 될 많은 디테일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그리고 나중에 깨닫게 되시겠지만, 이 원리를 성실하게 수행하려면 정말 피를 말리는 노동이 소요됩니다. 네, 투자는 절대로 불로소득이 아닙니다. "잉? 결국 노동을 해야 하면 그냥 편의점 알바하는 게 낫지 않나요? 내가 이걸 왜 배워야 하나요?" 노동을 해야 한다해서 너무 걱정하진 마세요! 이 노동을 대신해 주는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펀드매니저라는 사람들 입니다. 여러분이 투자 전문성을 갖춘다는 것은, 결국 성실한 펀드매니저를 고르는 눈이 생긴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펀드매니저와 선무당을 구분할 눈이 생긴다는 말씀입니다.


투자 수익은 어떻게 발생하는 걸까?


1984년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TV프로그램이 있습니다. <Press Your Luck>이라는 CBS 방송인데요. 랜덤하게 당첨과 꽝이 돌아가다가 참가자가 Stop 버튼을 누르면 당첨 또는 꽝이 정해지는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이 잘 나가던 프로그램이 갑자기 방송중단을 결정한 계기가 있었는데, 바로 아이스크림 장수였던 마이클 라슨(Micheal Larson)이 당첨금 평균 3,000만원의 벽을 깨고 무려 1억 5천만원(2022년 기준으로는 3억원)을 챙긴 것이죠(관련 자료는 여기를 확인하세요). 관련 영상도 유튜브에 공개되어 있습니다. 보시면 운이 좋아서라고는 설명이 안될 정도로 말도 안되는 적중률을 보여줍니다.


대체 어떻게 이렇게 신들린 적중률을 보여줬던 것일까요? 아무도 몰랐던 패턴을 발견했다는 데 있습니다. 마이클 라슨이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그는 이 예능 프로의 애청자였습니다. 매주 이 프로를 보다보니 뭔가 패턴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이것을 엄밀히 분석하여 실제로 수익실현을 했던 것이죠.


바로 이 사례에 수익을 내는 비밀이 담겨 있습니다. 바로 "아무도 몰랐던 정보"에 관한 이야깁니다. 너무 당연한 소리인가요? 만약 이 이야기를 듣고 별 감흥이 없으셨다면, 당신은 정보의 비대칭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시는 겁니다. 어? 이 또한 정보의 비대칭성..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돈을 버는 원리


자, 수익의 비결은 당연하게도 "정보의 비대칭성"에 있습니다. 말이 조금 어려운데, 이렇게 설명해 볼게요. 안면 비대칭이라는 병이 있죠? 여름에 낮잠 자다가 얼굴을 바닥에 대고 자면 걸리는 병입니다. 여기서 비대칭이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네, 좌우가 대칭적이지 않고 서로 다르다라는 말입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이라는 말은 두 사람이 있을 때 각자가 알고 있는 정보의 양이 다른 상황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를 맞추는 상황에서 A와 B가 각자 아는 정보가 다르다면, 이 둘은 완전히 다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침체기에 들 것이라는 정보가 보편적인 상황에서 A는 삼성전자 임원인 친구를 통해 삼성전자가 비메모리반도체(CPU 같은 것)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라는 정보를 얻었다면, 지금의 주가 하락은 오히려 삼성전자를 싸게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는 겁니다. 이렇듯 미래에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정보를 누구보다 빠르게 알 수 있다면 우린 모두 부자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죠? 우리 모두가 이 정보를 알게 된다면, 우리 모두는 삼성전자를 매수하기 위해 앞다투어 주식시장으로 달려 갈 겁니다. 삼성전자 매수세가 늘어나면 주가는 치솟을 것이고, 그러다 어느 시점부터는 "적정가치"를 훌쩍 넘겨 버릴 겁니다. 장기적으로 주가는 항상 적정가치 수준으로 회귀합니다. 영원히 오를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결국 적정가치 이상의 가격에서 이 주식을 매수한 사람들은 더 높은 가격에 매수했을 수록 손해 볼 확률이 높아지게 됩니다.


자, 방금 이 사례에서도 또 다른 정보의 비대칭이 언급됐습니다. 바로, "적정 주가"가 얼마인지를 미리 계산해 낸 사람들입니다. 현재 주가가 적정주가보다 높다는 사실만 남들보다 빠르게 알고 있었어도, 숏포지션(주가가 하락할 때 오히려 돈을 버는 방법)을 취해 수익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원리로 주식 가격은 항상 효율적입니다. 정보를 먼저 선점한 사람이 돈을 벌기 위해 최대한 빠르게 시장에 참여할 것이고, 이 정보가 서서히 알려짐에 따라 가격은 항상 적정가격을 찾아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효율적 시장 가설"이라 합니다.


여기서 잠깐, 유사투자자문업이 주는 환상에 대해 설명을 덧붙이겠습니다. 시장은 정보에 가장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방금 설명 드렸죠. 제 지인 중에서도 투자 정보를 얻기 위해 유튜브나 유료 카톡방을 이용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합리적으로 생각해보죠. 만약 여러분만이 알고 있는 대박 정보가 있었다면 여러분은 이걸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실 건가요? 유튜브를 통해 나오는 대부분의 정보는 정보 제공 목적이 아니라 설득이 목적입니다. 이 유튜버들은 왜 우리로 하여금 이 종목을 사게 하려고 설득하는 걸까요? 한번 쯤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누구나 정보 우위 하나씩은 있다.


자,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걱정이 앞서는 분이 계실 겁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해 돈을 벌어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그 귀한게 나한테 오기는 할까요?" 정보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흔합니다. 앞서 어떤 정보를 예로 들었죠? 네,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는 정보였습니다. 사실 개미투자자에게 이 정보는 그리 좋은 정보는 못됩니다. 공장을 짓는데만 5년 이상이 걸리고,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과연 메모리 반도체 때처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가는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죠. 오히려 분석 결과 삼성전자가 악수를 뒀다는 결론이 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삼성전자는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해서 일을 벌릴 겁니다. 비메모리 반도체 공장 설립 이슈는 워낙 덩어리가 큰 정보라 뉴스에서 다뤄질 정도이고, 매일 삼성전자의 주요 연구원이 퇴사를 했다거나, 1년간 휴직을 했다거나 하는 일이 터질 겁니다. 즉, 새로운 정보는 매일 마구마구 쏟아져 나오고 있고, 이러한 정보가 삼성전자의 주가를 매일 오락가락하게 만듭니다..라는 것이 제 말이 아니라 효율적시장가설의 핵심 내용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매 주말 이마트에서 장을 보시나요? 장을 보다보면 못보던 신제품을 보기도 하고, 어떤 제품은 1+1 행사 중이기도 합니다. 또 어떤 제품은 1+1 행사가 끝난 경우도 있죠. 결국 기업의 매출은 기업이 판매하는 제품의 객단가이고, 객단가가 오르게 되면 당연히 기업가치가 오릅니다. 참고로 음원 판매 서비스인 멜론이 2013년 가격을 2배 인상했고, 당시 15,000원 수준이던 주가는 2016년 카카오에 인수되기까지 96,000원으로 올랐습니다. 그 후에도 계속 올랐고요.


여러분, 유튜브에서 삼성전자 공장 짓는다는 소문 듣는 것보다, 이마트 장보기가 더 진짜배기 정보입니다. 정보 우위는 항상 여러분 곁에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의 뇌가 텔레파시로 연동되지 않는 한,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성은 영원히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투자로 돈 벌 기회 또한 영원할 것입니다.


마무리 한마디


"투자에 정답이 없다"는 말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은 전문가 아닙니다. 투자에는 정답이 있고, 그 시작점은 정보가 수익으로 연결되는 원리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 글을 통해 여러분은 정보가 어떻게 돈으로 바뀔 수 있는지 그 원리를 배웠고, 이 정보는 항상 주변에 널려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그런데 아직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이 정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감도 못잡는다는 겁니다. 위에 제가 간략하게 언급했던 "객단가 투자법"은, 다양한 정보 해석 방법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습니다. 설마 이 무수한 정보분석 요령을 제가 다 알려 드리려는 걸까요? 저는 그리 부지런한 성격이 못됩니다.


제가 앞으로 알려드릴 이야기는 구체적인 투자법을 몰라도 되는, 통계학적인 접근법입니다. 통계학을 전혀 모르셔도 글의 내용을 이해하고 실전투자에 적용하시는 데 전혀 문제가 없을 겁니다.


그럼 다음 시간까지,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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