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때보다 회사원인 지금이 더 좋은 점 중 하나는 나를 위한 소비를 좀 더 늘릴 수 있다는 거다. 해외취업을 놓지 않고 있는 나로서는 영어는 평생의 골칫덩이이자 숙제였고, 취업을 하자마자 나는 영어능력 향상을 위한 지출을 늘렸다.
나의 최근 영어 관련 지출 항목 중 가장 만족하고 있는 것은 화상영어 플랫폼인 캠블리에서의 수업이다. 한 달 주2회 30분 플랜으로 시작했으나 만족도가 높아지는 만큼 야금야금 플랜을 업그레이드하여 재결제, 재재결제를 했고 현재 6개월 주3회 30분과정을 수강하고 있다.
내가 플랜을 자발적으로 업그레이드할 만큼 이 서비스에 더 많은 돈을 쓸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이유는 뭘까? 캠블리라는 플랫폼이 언어 학습자로서의 나의 통점을 훌륭하게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캠블리와 궁합이 잘 맞다고 생각되는 나라는 고객의 특성을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자기주도적 학습자, 수강 목적이 구체적인 학습자, 특정 액센트에 노출되고 싶은 학습자의 측면으로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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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기주도적 학습자
캠블리 클래식 과정은 모든 것을 수강생이 셀프로 설계하도록 되어 있다. (키즈 과정은 안 들어봐서 모르겠다) 즉, 어떤 튜터와 무슨 커리큘럼으로 언제 어떻게 수업할지 이 모든 걸 수강생이 만들어가는 시스템이다. 나는 정해진 튜터와 정해진 커리큘럼을 정해진 방식대로 따라가는 것에 아쉬움을 느끼는 학습자이다. 나처럼 자신의 학습을 스스로 설계하는 걸 좋아하는 학습자라면 이런 캠블리와 궁합이 잘 맞는 고객인거고, 캠블리 고객 중에서 본전을 가장 알차게 뽑아갈 것이다. 반대로 누군가가 자신의 학습 방향성과 디테일을 결정해주고 이끌어주는 것을 선호하는 학습자라면 자기주도적 학습 플랫폼인 캠블리에서의 만족도는 높지 않을 수 있다.
나의 자기주도적인 학습성향으로 인해 많은 후기에서 캠블리의 단점으로 언급되는 튜터의 높은 자율성이나 어려운 스케줄 관리가 나에게는 크게 거슬리지 않거나 오히려 장점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튜터가 수업을 취소하면 적극성을 발휘하여 수업 가능한 다른 튜터를 찾으면 된다. 또 내가 편한 요일과 시간대로 수업시간을 유연하게 바꿔가며 수업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내 학습의욕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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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수강 목적이 구체적인 학습자
이 부분은 자기주도적 학습자와도 연결되는 내용이다. 자기주도적인 학습자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기 자신의 학습방향성과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것이 자연스럽고, 생각하는 만큼 수강 목적도 구체적이고 분명해진다.
나의 캠블리 수강 목적은 부자연스러운 표현 교정받기, 비원어민 학습자로서 파악하기 어려운 뉘앙스 차이를 원어민에게 물어보기, 영국 영어에 익숙해지기, 영미권의 사회문화적 배경과 표준 익히기였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 모든 것은 다음 취업 면접에서는 영어가 부족하다는 피드백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 원어민들과 마케팅 일을 하고 생활하는 데 무리가 없는 수준이 되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학습의 목적이 분명하면 캠블리의 무궁무진한 자율성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그림이 자연스레 그려진다.
수강 목적이 분명하기에 여러 튜터들을 만나며 내가 이 수업에서 원하는 바를 전하고 그 중 나와 케미가 맞는 튜터를 찾아가는 과정은 불편하기보다는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 나와 호흡이 잘 맞는 고정 튜터를 찾은 후에도 지속적으로 수업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드리고 있다. 수업에서 다루었던 주제 중에 흥미로웠던 주제가 있으면 그 주제에 대해 다음 수업에서 더 깊게 얘기하고 싶다거나, 회사에서 어떤 주제로 영어가 필요하게 되어서 그 부분을 수업에서 준비하고 싶다거나 하는 식으로.
이렇게 내 구체적인 수강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도와줄 적합한 배경을 가진 튜터를 선택하고, 내 방향성을 튜터에게 전하고, 튜터와 함께 내가 원하는 수업을 능동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내가 캠블리의 서비스에 만족하는 두번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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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특정 액센트에 노출되고 싶은 학습자
나는 업무상의 이유로 영국 발음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었다. 정확하게는 내가 구사하는 한국식 액센트의 영어를 그들이 알아듣는지 확인하고 싶었고 그들의 영어를 내가 이해하는 것이 목표였다. 캠블리에서는 원어민 튜터들을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남아공 등 출신국별로 필터링하여 선택할 수 있으며, 튜터의 출신국가 뿐 아니라 출신지역명도 같이 보여준다. 그리고 튜터의 자기소개 영상을 통해 튜터의 말하기 스타일을 파악해볼 수 있다.
캠블리 수업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은 영국 내에서도 지역별로 액센트가 꽤나 다르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을 영국영어로 통칭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나는 런던 지역의 튜터보다 리버풀, 뉴캐슬 같은 북부 잉글랜드 튜터의 액센트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단지 원어민 튜터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원어민 중에서도 특정 지역 출신의 튜터를 선택하여 희망하는 액센트를 학습할 수 있다는 점도 타 화상영어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캠블리만의 고유한 셀링포인트라고 느꼈다.
또 특정 지역 출신의 튜터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단지 발음 연습의 기회 뿐 아니라 해당 지역의 문화와 현황을 배울 수 있는 기회까지 함께 얻게 됨을 의미한다. 알아듣기 어려운 지역의 영어가 본인의 관심 지역과 일치한다면 꽤나 강력한 학습 동기가 될 수 있다. 학부 때 들었던 <영국문화사>와 <EU의 역사> 수업 내용, 구독 중인 이코노미스트 지 브리튼 섹션의 아티클이 머릿속에서 들어 있는 상태에서 영국 역사에 대한 조예가 깊은 영국 튜터와 대화하는 30분의 시간은 3분으로 느껴질 만큼 강렬하게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다. (퇴근한 직장인이 평일 저녁에 뭐에 몰두하기 쉽지 않은데 그게 된다!)
누군가는 나에게 영어를 잘한다고 하고, 누군가는 내 영어가 부족하다고 한다. 그래서 내 수준이 어느 쯤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아마 어떤 액센트의 영어든 무슨 말인지를 알아들어야 어디가서 내가 영어를 잘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양한 액센트를 가진 튜터들과의 수업은 그래서 나에게 자극이 되고 내가 캠블리의 서비스에 만족하는 세번째 이유이다.
사족: 브런치에 구매 후기글을 쓴다는 것. 독자가 시간을 들여 읽을 가치가 있을 만한 내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시작한 브런치를 광고판으로 만드는 몹쓸 짓 같아서 잠시 망설였다. 근데 내 지금 본업이 뭐 사라고 광고하는 일 맞잖아? 내 마음을 움직인 서비스, 그리고 누군가에게도 도움이 될 서비스에 대해 고찰해보는 것도 참 나다운 일이다 싶어서 대가성이 없다면 가끔 후기글도 발행해보기로 했다. 네 맞아요. 이 후기글은 내돈내산이다라는 말을 길게 늘려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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