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케팅 커리어, 어느덧 만 4년
이제는 전문가라는 말에 책임져야 할 때
마케터로서 나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세미나, 전시회, 박람회 등 각종 고객 대상 이벤트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
사전에 모든 걸 완벽하게 준비하고, (또는 스테이크홀더로 하여금 준비하게 하고) 모객부터 실제 현장에서의 운영 그리고 이벤트 이후 팔로업까지 모든 걸 매끄럽고 프로페셔널하게 해내고 싶지만 항상 직전 변경이 생기고, 아쉬운 게 생긴다.
이번에도 역시나 세미나 디데이에 가까워질수록 당초 계획과는 많은 부분이 어그러지는 걸 보며 '역시 행사가 그렇지 뭐' 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러다 문득 스스로에게 반문했다.
'행사가 그렇지 뭐'라는 편견은 대체 어디서 나온 생각이란 말인가? 내가 '어떤 업무는 원래 이래' 라는 편견이 생길 정도로 일했단 말인가?
그렇게 일한 세월을 따져보니 어느덧 만으로 4년을 채웠다. PR 1.5년, 마케팅 2.5년. 총 4년을 홍보와 마케팅으로 월급받고 살았다.
4년이면 대학교에 입학하고 졸업하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기간이 아닌가.
그동안 나의 아쉬운 업무 결과에 대해, 마음 속의 좋은 변명거리로 썼던 게 '난 아직 주니어니까', '그 업무는 원래 그래' 라는 핑계였는데.
누군가 "맑음씨는 마케팅 전문가시잖아요" 라고 하면 손사래를 치며 아니라고 겨우 사원따리라고 뒷걸음질쳐왔는데.
월~금 9시부터 6시까지(사실 그보다 더 많은 시간동안을), 점심시간 제외하고 하루 최소 8시간을 마케팅에 사용하며 4년의 시간을 보냈다.
원래는 전문가가 아니었어도, 이제는 내가 전문가여야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다. 행사가 "원래" 품이 많이 들고 엉망진창이 되기 십상인 업무라고 해도, 이제 내 손을 거쳤다면 조금 더 퀄리티를 높이고 불확실성을 줄이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고 싶다.
마냥 도망만 칠게 아니라 4년이라는 시간에 걸맞는 책임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일해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