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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린뒤맑음 Jan 26. 2021

취업 면접 때 덜 긴장하는 법 7가지

긴장을 안 할 수 없다면, 그 크기라도 줄여보자

가고 싶은 회사의 면접에서 과연 긴장하지 않을 수 있을까? 어렸을 때부터 말하는 게 무척이나 어렵고 힘들었던 나에게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말로 나를 팔아야 하는 면접이라는 것은 악몽 그 자체였다. 면접의 영향력이 낮은 회사에 가기 위해 필기 비중이 높은 회사에도 지원해 보고, 면접 강의도 들어보고, 면접 때 긴장 안하는 법 같은 키워드로 검색 엔진에 검색도 해봤다.


그 결과 찾아낸, 면접 때 긴장 안하기 위한 마인드셋과 조언에 대해서는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으로는 공감이 안 가면서 내 내면에서 나도 모르게 청개구리처럼 반박하는 마음이 들었다.


"면접은 내가 일방적으로 평가당하는 게 아니라 회사와 내가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 평가하는 자리인거다":
나는 이미 그 회사 평가 진작에 끝냈고 그 회사 가고 싶어서 보는 면접인데? 이제 결정권은 회사에 있는데?


"면접까지 간 것만 해도 이미 뽑을 생각이 있는거다": 면접에서도 많이들 떨어지던데?


그리고 지금까지 이런 저런 면접을 겪어오면서, 나는 결국 아직까지도 긴장을 안 하는 방법을 찾는 데에는 실패했다. 다만 현재 구직 중인 내가 아무것도 모르던 취린이 시절보다는 면접 때 긴장을 덜 할 수 있게 해준, 면접 전-중-후에 걸친 나의 7가지 방법을 공유하고 싶다.




화상면접을 준비한다면 사전 리허설은 필수! Image by Tumisu from Pixabay


1. [면접 전] 모의면접 해보기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기업이 화상면접을 도입했거나 도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안 그래도 긴장되는 면접인데, 화상면접 프로그램까지 써본 적 없는 낯선 프로그램이라면 면접에서 괜히 더 당황하게 된다. 또 화상면접 자체가 아예 처음이라면 화면 속 면접관과 말하는 게 어색해서 더 긴장할 수 있다.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가능하다면 꼭 면접 때 사용할 프로그램을 미리 써보며 접속 방법과 음향과 화면을 체크하고, 해당 기업의 면접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다면 구해서 다양한 버전으로 모의 면접도 미리 해보기를 권한다.


다양한 버전으로 모의 면접이라는 것은, 그냥 예상질문답변 만들어서 달달 외우는 것 이상으로, 상황대처능력을 전반적으로 늘리려는 노력을 의미한다.


내가 시도해왔던 모의 면접 타입별 노력은 다음과 같다.


1) 쾌활한 면접관 버전: 자연스럽게 스몰토크하고 풍부하게 리액션하는 연습하기

2) 압박 면접 버전: 면접관이 내 약점(학점, 지식, 스킬, 경력...)을 파고들 경우 대처 방안 연습하기

3) 통수 면접 버전: 예상질문(자기소개, 지원동기, 강약점...) 안나오고, 예상치 못한 질문(내 레주메에 없는 부분에 대한 랜덤 질문, 잡 디스크립션에 없었거나 덜 중요해 보였던 스킬에 대한 질문)이 나오는 경우 대처하는 연습하기, 또는 예상치 못한 상황(내가 익숙하지 않은 억양의 면접관이 나올 경우, 영어로 준비했는데 한국어로 진행되는 경우, 한국어로 준비했는데 영어로 진행되는 경우, 내가 답변할 시간 범위가 예상보다 너무 짧거나 긴 경우, 이 포지션의 회사 예산이 내 타겟보다 너무 낮거나 높은 경우)에 당황하지 않고 대처하는 연습하기


모의 면접 시 면접관 역할을 해 줄 만한 누군가가 주변에 있다면 그 분께 정중히 도움을 청하자. 없다면 유투브 모의면접 영상이라도 찾아서 연습해볼 수 있을 것이다.



2. [면접 전, 중] 이 회사 말고도 다른 옵션이 있음을 생각하기


꼭 지금, 꼭 이 회사, 꼭 이 직무가 아니어도 결국 기회는 또 있고 지금 이 면접은 여러 기회 중 하나인 것이다. 특히 어떤 회사의 면접이 유독 힘들었다면 그건 그 회사가 나에게 잘 맞는 회사가 아니어서 그럴 수도 있다. 그 회사의 인재상과 내가 안 맞을 수도 있고, 그 회사가 중시하는 스킬과 내가 보유한 스킬이 달라서 그럴 수도, 아니면 그냥 나보다 그 자리에 더 잘 맞는 누군가가 있을 수도 있다.


물론 내가 이 회사, 이 포지션에 가장 적임자라는 것을 나의 영혼까지 끌어모아 최선을 다해 면접관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나 그 회사가 나를 위해 세워진 게 아니듯, 면접자도 그 회사를 위한 인생을 살아온 게 아니기 때문에 회사와 내가 뭔가 안 맞는 게 있는 건 내가 못나거나 부끄러운 게 아니라 사실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거다.


지금 여기가 아니어도, 괜찮다. 여기가 지금 당장 너무 절실하고, 여길 위해 내가 아무리 많은 걸 쏟아부었어도, 떨어질 걸 생각하면 고통스러워도, 이 회사 밖에도 분명 길은 있다. 



3. [면접 중] 두괄식으로 답변하기


모든 면접에서 절대적으로 모든 답변이 두괄식이어야 한다는 건 아니다. 그러나 두괄식으로 답변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답변이 장황해지면서, 면접자가 스스로 말하면서도 망했다는 생각에 더 긴장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두괄식으로 일단 결론부터 던지면 면접관 입장에서도 답변을 캐치하기 더 편안하고, 면접자 스스로도 일단 핵심 메시지는 던졌기 때문에 후속 답변은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면접관 반응에 따라 길게 또는 짧게 조절하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두괄식으로 대답하기 위해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면 시간을 좀 줄 수 있는지 물어보자. 생각할 시간 벌겠다고 변두리 얘기로 시간 끌고 핵심없이 장황하게 얘기하는 것보다, 차라리 준비시간을 갖고 두괄식으로 답변하는 게 면접관 입장에서도 더 편할 수 있다.



4. [면접 중] 인정하기


내가 잘 모르는 부분을 면접관이 계속 파고든다고 해서 굳이 내가 잘 모르는 걸 억지로 아는 척 할 필요가 있을까. 면접관의 생각이 나랑 다르다고 해서 굳이 계속 반박하고, 표정 굳고 그럴 필요가 있을까.


사실 어제 봤던 면접이 나에게는 쉽지 않았다. 내가 약한 부분만 콕콕 집어서 물어보셨는데 모르는 건 모른다고 인정하고, 배우겠다고 했다. (모르는 게 너무 많았던 건 나의 개선할 부분...) 또 면접관이 중요하게 보시는 듯한 스킬과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스킬이 달랐다. 회사에서 그게 중요하다는데 어쩌겠나. 나보다는 회사가 회사의 방향에 대해 훨씬 더 긴 시간과 노력을 들여 고민했을 것이다. 면접관의 시각을 존중하고 인정하자. 면접관을 인정하면 모르는 데 억지로 아는 척하거나, 굳이 내 생각을 관철해야겠다며 면접관과 맞서 싸우는 것보다 훨씬 더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



이해하지 못한 건 부끄럽다거나 잘못된 게 아니다. 물어본다고 돈 드는 것도 아니니, 마음 편히 물어보자. Image by Dean Moriarty from Pixabay


5. [면접 중] 질문 활용하기


긴장할수록 집중이 잘 안 될 수 있다. 집중이 안 되면 잘 못 알아듣고 엉뚱한 소리해서 지적당하고 그럼 더 긴장하고 더 집중 안되고... 이런 악순환에 빠져서는 안된다. 특히 제한된 시간 내의 엄청난 집중력과 답변 스킬이 필요한 면접에서는 말이다. 잘 못 알아듣겠거나, 뭔가가 확실치 않으면 바로 바로 물어보자.



6. [면접 후] 면접 복기하기


지나간 면접을 돌이켜 보는 건 고통스럽다. 보통 잘했던 부분보다 아쉬운 부분이 더 크게 생각나기 마련이고, 면접관의 부정적 반응을 굳이 또 한 번 떠올리면 나 자신이 부끄럽고 한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면접을 복기하면 이후 그 회사에 또 지원하든 아니든 다음 면접에 분명 도움이 된다.


굳이 망한 면접 들춰보기 싫다고 해서 복기해놓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은 희미해지고, 매 면접이 새로워지면서 발전이 더딜 수 밖에 없다. 발전이 더디면 다음 면접에서도 이전 면접의 긴장은 반복될 것이다. 지난 면접이 내 인생의 마지막 면접이 아니라면, 단순 흑역사로 꽁꽁 숨겨두기보다 시원하게 인정하고 반성하며 내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자.



면접 미워. 치킨 사랑해. Image by Jumi Kang from Pixabay


7. [면접 후] 스스로에게 상 주기


면접을 앞두고 대부분의 사람이 항상 준비하는 단골 예상 질문 중, 도전 경험을 묻는 것이 있다. 그런데 그런 경험이 결코 멀리 있지 않다. 구직 경험 자체가 사실 엄청나게 도전적인 경험 아닌가. 나의 지식과 스킬을 팔 테니 나에게 몇 천만원 혹은 몇 억을 달라며 당차게 딜을 시도하는 경험이지 않은가.


이 험난한 면접 과정을 모두 거친 스스로에게 상을 주자. 시원한 맥주에 예능 한 판도 좋고, 보고 싶었던 영화도 좋고, 가보고 싶었던 예쁜 카페도 좋다.


특히 화상면접은 그냥 내 방에서 면접이 시작되고 끝나기 때문에 면접이 끝나고 나면 뭔가 더 허탈할 수 있다. 그러나 화상면접도 엄연한 면접이고 채용의 중요 프로세스이며, 이 과정을 무사히 마친 당신은 박수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취업의 ㅊ도 모르는 꼬꼬마였지만 긴 시간 부단한 노력 끝에 면접이라는 관문에까지 당당하게 입성한 스스로가 엄청나지 않은가. 면접관의 썩어가는 표정에, 도망치고 싶은 압박의 순간에도 성숙하게 표정관리하고 생각을 정리하며 면접에 끝까지 성실히 임한 내 자신은 또 얼마나 멋지고 대단한가.


새로운 기회에 용감하게 도전한 나를 위한 상을 주며, 또 한 걸음 성장한 나를 칭찬하고 긴장을 풀자.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이렇게 스스로의 도전정신과 과업완수능력을 인정하고 칭찬함으로써 면접 경험을 그저 회피하고 싶은 기억이 아닌 의미있는 기억으로 마무리하고 다음 번에 겪을 면접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을 줄일 수 있다. (절대 내가 그저 치킨을 먹고 싶어서가 아니다)




이렇게 현직 취준생인 내가 실제 면접 시에 마인드 컨트롤에 효과를 보았던 방법들을 공유해 보았다. 이 중에 하나라도 취업 면접을 앞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 나는 어제 늦은 밤에 면접이 끝났기 때문에 아직 7번을 실행하지 못했다. 오늘은 그동안 가고 싶었던 카페에 가보고 산책도 하며 헛헛한 마음을 달래고 새로운 회사를 향해 달릴 에너지를 충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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