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교육연구소' 독서세미나 '공부와 나눔'
환경갈등은 하나의 축으로 존재하기보다 다양한 축이 중첩되어 나타난다. 예를 들어, 핵발전 건설 재계에 대한 논의를 생각해보자. 논의에는 환경적 측면은 물론 사회적 측면, 경제적 측면까지 고려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환경갈등 속에 포함된 다양한 축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환경갈등이 쟁점적 상황으로 존재함을 알려준다. 하나의 정해진 답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합의형성(consensus building)의 영역인 것이다. 합의형성은 완전한 동의나 완벽한 일치를 이룬 최종 결과물이라기보다 합의에 접근하는 학습과정, 변화, 노력으로 표현된다(Innes & Booher, 1999).
합의형성의 과정을 합리성의 관점에서 잠시 들여다보자. 합리성은 무엇인가를 결정하고, 결정을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 혹은 기준을 의미한다(문순홍, 2006). 그렇다면 다양한 축이 상호작용하며 어느 선상에선가 합의를 형성하는 환경갈등은 다양한 합리성의 상호교류를 수반한다. 이는 도구적 합리성으로 대표되는 경제적 합리성일 수도 있으며, 과정을 중시하는 절차적 합리성일 수도 있다. 다양한 합리성이 중첩되겠지만 그 가운데 어느 하나의 강력한 합리성이 힘을 가지기보다는 다양한 합리성이 합의형성 과정 가운데 드러나며 상호작용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합리성이 복수화된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과거 하나의 체계나 제도를 통하여 합리성이 독점되어 사회 속에 절대적인 하나의 합리성이 강한 권력을 가졌다면, 현재는 각 생활세계 가운데서 스스로 형성되고 드러나며 각자의 자리를 만들어가는 것이다(문순홍, 2006).
이 책의 9장 ‘환경갈등과 정치’는 인류와 자연이 생태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생태문명 시대 정치가 요구받는 것을 이렇게 말한다.
“인간과 자연의 가치, 개발과 보전의 가치, 찬성집단과 반대 집단의 입장, 다수 집단과 소수집단의 입장과 이해관계가 동등하게 존중받을 것(김창수, 2018, p353)”
다양한 입장과 합리성의 복수화 가운데 나타나는 환경갈등, 그리고 합의형성. 그 과정 가운데 생태문명 시대의 정치가 놓이는 것이다.
환경교육은 지속가능한 사회와 삶을 추구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선상에 생태문명의 시대가 위치한다면, 쟁점화되고 다양한 합리성이 드러나는 환경갈등을 우리(환경교육자)는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가. 그리고 이를 드러낼 수 있는 우리의 언어, 단위는 무엇일까?
이 글은 ‘환경과교육연구소’ 독서세미나 ‘공부와 나눔’ 중 생태문명 생각하기(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2018)를 읽고 작성한 것입니다.
※ 참고문헌
문순홍. (2006). 생태학의 담론. Arŭk'e.
김창수. (2018). 환경갈등과 정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편, 생태문명 생각하기(pp290-319). 서울: 크레파스북
Innes, J. E., & Booher, D. E. (1999). Consensus building and complex adaptive systems: A framework for evaluating collaborative planning. Journal of the American planning association, 65(4), 412-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