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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Y Dec 17. 2020

식재료 교육을 통해 바라본
환경교육의 지속가능성

환경교육 파트너십(EEP) 세미나 '클래스 e'

0. 들어가며


  지속가능성은 많은 분야에서 큰 화두가 된다. 지속가능성이란 문자 그대로 해석했을 때, 어떤 것을 지속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이 특성을 생각할 때, 자신이 몸담은 혹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를 지속할 수 있도록 고민하는 것은 필연적인 것이 아닐까? 필자는 환경교육에 몸담고 있으며, 환경교육의 지속가능성을 오랫동안 고민하고 있다. 환경교육에서도 환경교육 자체에 관한 지속가능성을 논의해왔는데, 환경교육의 중요성을 언급하거나 환경교육의 특성을 찾아가는 방식 등으로 환경교육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온 것이다. 오늘은 그 연장선에서 다른 분야의 지속가능성 논의를 빌려 환경교육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해보고자 한다. 서로 다른 지점을 연결할 때, 창의성이 발현되는 것과 같이 다른 분야의 논의를 빌려오는 것으로 환경교육의 새로운 과제와 가능성을 탐색해볼 수 있을 것이다.     


1. 식재료의 지속가능성 


  식재료 교육에서 하나의 중요한 주제로 자리하는 것은 식재료의 지속가능성이다. 얼마나 다양한 식재료를 지속가능하게 공급할 수 있는가를 식재료 교육에서 고민하는 것이다. 식재료의 지속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한 시작은 식재료의 본질이 무엇인가이다. 문정훈 교수는 식재료의 본질이 「품종, 생육환경, 생육방식, 후처리 방식」 등 4가지 요소에 따라 구분된다고 말한다. 이 4가지 요소에 따라 식재료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그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식재료가 존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식재료의 다양성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한 가지 이유로 문정훈 교수는 소비자가 다양한 식재료의 서로 다른 특성을 이해(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식품매장에서 획일화되어 있는 품종의 식재료를 마주하게 되고 식품매장에서 공급받을 수 있는 식재료에 한정하여 소비한다. 사과를 구매한다고 생각할 때, 우리는 사과의 서로 다른 특성을 고려한 소비를 하기보다 가격이나 품질에 따른 소비를 하게 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때, 우리에게 그 식재료의 특성은 무차별(indifferent)하게 된다. 특성의 차이가 우리에게 인식되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은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식재료에 대한 우리의 지불의사(willingness to pay)의 차이없음으로 이어진다. 소비자는 다양한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서로 다른 특성에 대한 지불의사가 없기에 식재료는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 가운데 놓인다.      


2. 환경교육의 지속가능성은? 


  식재료의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을 위해 필요한 요소를 정리해보자. 본질적으로 다른 특성이 존재해야 했고, 소비자는 그 특성을 이해하고 다른 지불의사로 연결될 때, 식재료는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이 이야기를 환경교육에 적용해보자. 먼저, 환경교육에는 어떤 본질적인 차이가 있는가? 서로 다른 환경교육은 서로 다른 특성이 있는가? 환경교육에는 어떤 본질적인 차이가 있는지 고민이 된다. 환경교육은 다양성을 가지고 있는가? 다양성을 가지고 있지 못하고,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면 서로 다른 환경교육에 대해 다른 지불의사를 기대할 수 없다. 가상의 상황으로 들어가보자. 특정한 프로그램 A. B가 있을 때, 우리는 이 두 가지 프로그램에서 어떤 본질적인 차이를 기대하고 있을까? 그리고 우리는 그 서로 다른 프로그램에 본질에 따른 다른 지불의사를 가지고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은 환경교육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하나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정리하면, 두 가지 과제가 주어진다. 첫 번째는 환경교육의 본질적인 특성을 정의하는 것이며, 그다음은 그 본질적인 차이를 소비자(혹은 시민)에게 이해시키는 과정이다. 이는 결국 서로 다른 지불의사로 이어지며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하나의 조건이 된다.      


3. 다시 식재료 교육으로


  식재료 교육으로 다시 돌아와보자. 식재료 교육에서 식재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언급하는 다른 한 지점은 식재료를 둘러싼 일종의 생태계이자 관계도이다. 이 생태계에서는 식재료를 지속가능하게 만들기 위한 여러 주체가 등장한다. 식재료를 중심으로 주체를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농학자/축산학자 – 셰프 – 소비자 – 식품회사(마케터)」 식재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각 주체는 각자의 역할을 다한다. 그리고 그 역할은 생태계 안에서 식재료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 작은 조각들이 된다. 한 주체라도 빠지게 될 경우, 식재료의 지속가능성은 위협받을 수 있으며, 이는 각 주체가 큰 하나의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4. 환경교육으로 다시 


  환경교육은 어떤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을까? 환경교육을 둘러싼 다양한 주체들이 언급되고 논의되지만, 그 관계나 틀이 구체적으로 등장한 적은 많지 않을 것이다. 식재료 교육의 예시를 따라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은 관계의 예시를 들어볼 수 있다. 「환경교육학자-환경학자-교사-학습자-정부-사교육시장(사회환경교육)」 이 외에도 다른 가능성을 찾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관계가 생태계라면 이들은 상호의존(보완)적 관계를 맺고 있어야 한다. 환경교육을 돌아볼 때, 그러한가? 각자의 역할은 상호의존적인 것이지 상호배타적인 것이 아니다. 본래 상호의존하며 하나의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점을 돌아보는 것이 환경교육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세 번째 과제가 된다.      


5. 나가며     


  환경교육의 지속가능성을 식재료 교육의 지속가능성 논의를 바탕으로 짧게 고민해보았다. 정리하면, 환경교육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3가지 과제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는 환경교육의 본질적인 특성을 찾는 것이고, 두 번째는 본질적 특성의 다름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환경교육의 본질적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는 학습자(혹은 시민)에게 환경교육의 질적 차이를 인식시키는 것으로 연결될 필요가 있다. 세 번째는 환경교육의 생태계를 정의하고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다. 생태계를 구성하는 주체들은 각자의 역할이 있으며, 이 역할은 그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위하여 상호의존적으로 작동한다. 환경교육도 이에 대한 고민을 시작으로 환경교육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는 다른 분야의 지속가능성 논의를 바탕으로 환경교육의 새로운 과제와 가능성을 탐색해보았다. 글에서 제시한 3가지 과제는 단순해 보이지만 근본적인 고민을 내포하고 있다. 이 고민을 진지하게 할 수 있는 노력이 우리에게는 필요한 시점이 지금이 아닐까? 


 클래스 e. 까다롭게 먹읍시다. 문정훈. https://classe.ebs.co.kr/classe/detail/133660 


이 글은 ‘환경교육파트너십’ 세미나 중 「클래스e, 문정훈 교수의 까다롭게 먹읍시다」를 듣고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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