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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Y Dec 20. 2020

환경교육은
어떤 사회를 만들어가길 원하는가?

전공이 뭐에요? 환경교육입니다. 좋은 일하시네요. 환경교육은 좋은 일이라는 이미지를 준다. 이 사회를 위해서 좋은 효과를 만들어내는 일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환경교육이 좋은 일이라면, 환경교육이 만들려고 하는 사회, 세상도 좋은 사회이고 세상일까? 여기서 생각해보려고 한다. 환경교육은 어떤 사회를 만들어가길 원하는가?      


「환경교육진흥법」에서 환경교육은 ‘국가와 지역사회의 지속가능발전을 목표’로 한다. 「제3차 국가환경교육종합계획」에서는 ‘환경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종합계획의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 환경교육이 그리는 그림인 것이다. 이러한 사회는 어떤 사회인가?      


한 수업으로 들어가 보자. 핵발전소 건설을 둘러싼 찬성과 반대의견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수업이다. 몇 차시에 걸친 찬성과 반대의견을 공유한 끝에 학습자들은 현시점에서 핵발전소 건설에 찬성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이 수업은 환경교육으로 실패한 것일까?1) 이 질문의 답은 누군가에게는 쉬운 판단이고 누군가에게는 어려운 판딘일 것이다. 이 답은 환경교육이 어떤 사회를 만들어가길 원하는가와 연결된다.      


환경교육이 원하는 사회는 정해진 특정한 사회인가? 혹은 정해지지 않은 지향과 방향성으로 개념화된 사회인가? 한 환경교육학자는 이야기한다. 환경교육은 미세먼지 문제에 있어서 마스크를 쓰는 법을 교육하는 것이 아닌 미세먼지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사회를 어떻게 만드는가를 교육하는 것이라고, 유해화학물질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아닌 가습기살균제사고와 같은 문제가 더 일어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을 고민하는 것이라고(김찬국, 2016).      


필자가 생각할 때, 이 사회가 어떤 모습인지 정해진 것이 아니다. 만들어가는 중이기 때문 아닐까?      


한편, 환경교육이 만들어가길 원하는 사회를 만드는 과정에서 모두의 이익을 담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새롭게 만들어가야 하는 사회(예를 들어 생태문명)에서 어느 그룹은 이익을 볼 수 있고, 어느 그룹은 피해를 보게 되지 않나? 라는 질문이 생기는 것이다. 이 질문은 그렇다면, 그 사회가 정말 좋은 사회일까?라는 질문으로 연결된다. 이 질문에 대한 답 역시 쉽지 않다. 이 질문을 가지고 씨름을 하던 중, 현재 상황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지금의 사회는 어느 그룹도 피해를 보지 않는 모습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지금도 누군가는 이 구조로 인하여 이익을 보고 있으며, 누군가는 피해를 보고 있다.      


다시 생각해보면, 환경교육이 만들고자 하는 사회는 결코 모두에게 좋은 사회는 아닐 수 있다. 환경·사회·경제가 모두 골고루 증진되는 지속가능발전은 어쩌면 아주 어려운 이상적인 지점일 수 있는 것이다. 이 증진되는 모습 속에는 상충관계(trade-off)가 숨어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기에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사회의 모습을 제안하는 데 있어서 누군가는 손해를 보게되는 모습을 발견하고, 그 제안의 부족함을 느끼고 주저하게 되지 않는가?      


환경교육이 만들고자 하는 사회도 누군가에게는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렇기에 때로는 그 사회의 모습이 때로는 폭력적인 모습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사회의 모습을 주장하는 것은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것이 유토피아가 아닌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사회·세상이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어떤 사회를 만들기 원하는가?      


*주

 1) 사실 이때 구분하여야 하는 것은 환경교육 프로그램으로의 목표와 환경교육 전체로의 목표이다.           


※ 참고문헌

김찬국 (2016).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환경교육이 길러내고자 하는 인간상에 대한 성찰. 한국환경교육학회 학술대회자료집, 6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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