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기반 3000종 개성화된 의류 제조
중국 산동성 칭다오시에 홍링그룹이라는 의류 제조 기업이 있습니다. 지난 1995년에 설립된 기업인데요. 언뜻 보기에는 일반적인 의류 제조 기업인 듯 합니다. 자체 의류 공장을 운영하고, 해당 제품을 판매까지 하는 등 전통 기업과 다를 게 없습니다.
이면은 다릅니다. 홍링의 공장에서는 ‘빅데이터’에 기반한 의류 디자인, 제조를 통해 고객에게 맞춤화된 의류 제품을 선보입니다. 현재까지 3000종의 개성화된 옷을 적용해 의류를 제조하고 있습니다. 맞춤화된 옷을 만들기 위해 처리하는 데이터량은 경 단위를 넘어섰습니다.
현재 홍링그룹을 이끌고 있는 사람은 2세 경영인인 장윈란 총재(사진)입니다. 장 총재가 중외관리(中外管理) 잡지사의 콘퍼런스에서 발표한 내용에 전통 제조기업이 어떻게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는지가 여실히 담겨 있었는데요. 발표 전문을 번역, 소개합니다.
이하 장윈란 홍링그룹 총재의 연설 전문
빅데이터는 전통 제조기업의 업그레이드를 도울 수 있습니다. 산동 홍링그룹은 전통 의류 제조 기업입니다. 패션 주문 제작 사업은 전통적인 경험과 제조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즉, 방식을 바꾸려고 하면 원가가 매우 높아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무작정 똑같은 종류의 의류를 복제해 만드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소수의 몇몇이 향유하는 사치품과 같기 때문이죠.
저희의 목표는 개성화된 의류를 공장에서 자동화의 과정을 거쳐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것입니다. 빅데이터 분석이 이 지점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홍링은 이를 위해 지난 2003년부터 데이터 셋과 관련한 연구를 했습니다. 처음 연구를 하던 시기만 하더라도 ‘빅데이터’의 개념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저희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통 패션, 보관, 개성화 및 융합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죠.
대표적인 시스템이 판형DB(디자인 패턴 데이터베이스, 이하 패턴DB)입니다. 원래 하나의 패턴으로 일일 두 벌 정도의 샘플을 만들 수 있는데요. 홍링은 3000가지 주문제작된 패턴을 만드는 수준입니다. 예전에는 각각의 구별화된 옷을 제작하기 위해 고가의 패턴을 사들여야 했는데, 이 문제를 빅데이터 분석으로 해결했습니다. 홍링이 갖고 있는 패턴DB는 수경원 수준의 가치를 지닌 패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패턴을 구매하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개성화된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으며, 주문한 사람의 체형이나 스타일에 따라 더 다양화된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즉, 고객이 패션 디자이너처럼 자신의 옷을 설계하고, 그 데이터를 홍링의 공장에 연결해 제품을 만드는 순이죠.
공장에서는 주문된 디자인 기반의 옷을 생산하고, 이를 DB화시켜 패턴을 만듭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해서 DB를 구축해왔고, 매년 업데이트 과정을 통해 개성화된 제품을 만드는 것은 물론, 트렌드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재 홍링의 생산 데이터는 조 단위를 넘어선 경 단위에 이릅니다. 저희의 과제는 이를 특정한 기준으로 정제를 하는 것이 남아있습니다.
데이터 기반으로 주문서를 받아 의류를 제작했고, 소비자의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때면 알고리즘 자체를 바꿔야 했습니다. 결국 DB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죠. 이를 위해 매 DB마다 6개월 단위로 테스트를 했습니다.
과거 패턴 DB를 세차례 만들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이유는 기준이 잘못됐기 때문입니다. 대가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한 번 시행착오를 겪을 때마다 3000만 위안(약 52억 원)의 비용을 써야만 했습니다.
결국, 네번째 DB에 이르러서야 성공했습니다. 이제는 시장의 최종 단계인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게 됐습니다. 지난 14년 사이 50명 데이터 엔지니어를 자체 양성했으며, 현재 100명이 넘는 엔지니어가 근무를 하는 데이터 기반의 제조 생태계를 만들게 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