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트렌드는 현 인플루언서가 아닌, '잠재' 인플루언서를 찾는 것입니다
만 8년 동안 수많은 업계의 사람들을 섭외해 왔습니다. 외부 활동을 활발하게 하지 않던 분께서 저와 원고 작업을 하시거나 인터뷰에 참여하신 후, 본인 업계에서 유명인이 되시는 모습을 볼 때면 너무도 뿌듯합니다. 그 어떤 것보다 영영무궁한 존재 속에서 한 사람을 발굴하고, 그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정갈하게 보여주는 데서 제일 큰 기쁨을 느끼기 때문이죠. 친한 동료가 제 연락망을 "효린 님의 보물상자"라고 비유할 만큼 저는 한 분, 한 분 모시는 데 깊은 애정과 존경을 표합니다. 그런 제가 지금까지 어떤 기준으로 필자를 섭외하고 있는지 이번 아티클에서 소개해 볼까 합니다.
일부 사람들은 제가 다른 콘텐츠 플랫폼에서 섭외 영감을 얻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와 완전히 반대입니다. 저는 이미 여러 콘텐츠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 사람을 가장 첫 번째로 제외합니다. 저와 다른 주제로 작업한다고 하더라도 타 미디어에 출연(기고)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표현되는 언어만 다를 뿐 같은 맥락의 말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다루고 싶은 주제를 단어나 문장으로 쪼개 메모장에 기록한 뒤 이를 브런치스토리에 검색합니다. (예: 스타트업에서 대기업, 릴스 마케팅 등) 흥미로운 글을 발견하면 1) 최근까지 꾸준히 글을 업로드하고 있는지 2) 작가 소개에 본인의 전문 분야(직무)를 명확히 기재했는지 3) 긴 분량의 글(A4 기준 3매 이상)을 한 개 이상 썼는지 우선적으로 확인합니다. 브런치스토리에 올라오는 글은 대부분 전문 편집자의 손을 거치치 않은 창작자만의 글이기 때문에, 제가 최종적으로 받아 볼 작업물의 완성도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어 더욱 선호합니다. 보통의 기획자가 검색을 통해 필자를 찾는 만큼, 매체 섭외를 원하는 작가라면 검색에 최적화된 직관적인 제목을 작성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링크드인에는 주로 직장인의 현업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글을 볼 수 있습니다. 대체로 캐주얼한 콘텐츠가 올라오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필자를 찾는 수단이라기보다, 출퇴근 시 가볍게 최근 소식을 확인하며 눈에 띄는 인물이나 이슈가 있는지 확인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분량이 짧더라도 남다른 시선으로 깊이 있는 생각을 나누는 사람이라면 커피챗이나 미팅을 요청해 한 분야의 고견을 경청해 보기도 합니다. 비록 편집에 힘을 쏟긴 하겠지만 그럼에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기고를 요청합니다. 플랫폼에 콘텐츠를 기고하고 싶지만 당장 완성도 있는 기사를 쓰기 부담스럽거나 어렵다면 간략하게나마 링크드인에 공유해 보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1, 2, 3 숫자를 매겨 짧게나마 정리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기자 생활할 때 주로 쓰던 채널입니다. 온, 오프라인 서점에서 필자를 찾고 출판사를 거쳐 연락처를 공유 받습니다. 단행본에서 필자를 구할 땐 꾸준함이 중요합니다. 온라인 서점의 경우 매일 한 번씩 들어가 '최신순'으로 도서를 확인합니다. 당장 필요한 분야가 아니어도 인상 깊은 도서가 있으면 기록해 두고 추후 섭외에 이용합니다. 역으로 몇 군데 출판사와 협력을 맺고 출판사와 작업한 작가를 추천받기도 합니다. 만약 도서 집필에 참여한 작가라면 출판사에 다른 외부 활동에도 관심 있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시해 두세요. 향후 유의미한 기회를 얻기에 유리합니다. 출판사 담당자는 외부 활동에 의지가 분명한 작가를 우선으로 협력사에 제안하기 때문입니다.
매체에 본인 글을 기고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한 번쯤 도전해 보는 것을 권합니다. 본인이 발행한 글이 강연과 멘토링처럼 또 다른 기회로 뜨개질될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어떻게 첫 문을 떼야 하는지 막막하다고요? 담당 에디터를 괴롭히세요. 어떤 목적으로 누구에게 무엇을 전해야 하는지 물어보고(더 정확히 말하면 이 기사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원하는 형식의 레퍼런스 기사가 있다면 전해달라고 요청하세요. 전문가로서 검토할 때 에디터가 잡은 기획이 불분명하거나 오류가 있다면 간단한 미팅으로 기획을 조율하는 일도 좋습니다. (당연하게도 에디터는 모든 분야에 능통하지 않습니다. 에디터가 기획 단계에서 충분히 실수할 수 있으니 필요한 피드백은 꼭 해주세요.) 서로 이해 영역을 충분히 맞추고 시작한다면, 전체 기사 구성이나 문장 완성도가 떨어져도 에디터와 몇 번의 합을 거쳐 멋진 기사가 나올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 않다면 제 일자리는 위험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