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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니 Mar 05. 2024

우리집만의 즐거운 잠자리 독서시간

꿈나라 기차 탑승을 위해 티켓을 가지고 오세요

아이가 일찍 잠에 들지 않아서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은 것 같다.

잠자러 들어가서 아이들이 어서 자기만을 기다리는 그 시간이 참 고욕이라는 것을 나도 경험해보았다. 간혹 우리집 아이들도 낮잠을 늦은 시간에 많이 잔 경우에는 잠이 안 와서 힘들어하던데, 그 시간이 부모이게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잠들지 않고 누워서 칭얼대는 그 시간은 많은 짜증과 분노가.. 치밀어오르는 시간이기도 하다. 왜이렇게 못자니! 어서 자! 이런 소리가 계속 나오기 마련이다. 몇번 경험해보니, 그 시간을 견디는 것이 참 쉽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우리집 아이들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아이들이었다. 만 1-2세일 때는 새벽 5시에도 일어나고, 6시에도 일어나곤 해서 아이를 양육하는 나와 남편은 너무 피곤한 나날들을 보냈었다. 만 3세 6세가 된 우리 아이들은 요즘은 7시 전후로 일어나는데, 그나마 살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일찍 일어나는 것은 일찍 자기 때문이다. 정말 피곤할 때는 7시에도 자고 보통은 8-9시 사이에 잠들었던 것 같다. 지금은 9-10시 사이에 잠든다. 


최근 한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 정서와 학습 모든 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후 관련된 책 <미라클 베드타임>을 읽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 집에 얼마나 좋은 습관이 잘 자리잡혀 있는지 알게되었고, 감사했다. 

아이의 잠 때문에 고민인 부모님이 계시다면, 한번 읽어보길 추천하는 책이다. 

일찍 잠드는 습관은 시간을 계획해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그것은 자기주도학습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이 주요 요지였던 책이었다. 


<즐거운 잠자리 시간을 만드는 우리집 비결> 

아이들이 잠자러 가는 시간과 공간, 잠자리에 누운 그 시간을 행복한 시간으로 만들어줘야 한다. <미라클 베드타임>에서는 그 방법으로 마사지와 같은 따뜻한 스킨십과 좋은 노래 등으로 만들어주라는 내용이 담겨있는데, 여기서는 우리집만의 비결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우리집은 늦어도 8시 반이면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는데, 준비해야 하는 것 중 하나는 꿈나라 기차 티켓을 챙겨와야하는 것이다. 티켓은 매일매일 필요한 수가 달라지는데, 적으면 1개 많으면 3개가 필요하다. 티켓 수는 엄마의 컨디션과 아이들의 컨디션 그리고 꿈나라 기차를 타는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여기서 티켓은 아이들이 읽을 책이다. 우리집은 늘 아이들이 읽고 싶은 책을 자기전에 골라오는데, 그 책이 티켓이 되는 것이다. 


보통 저녁마다 이루어지는 대화는 다음과 같다. 


아이들: 엄마~ 오늘은 책 몇권이에요? 

엄마: 2권~ 영어책 1권 한글책 1권.

아이들: 오늘은 티켓 2개래~ 어서 챙기러 가자!

엄마: 꿈나라 기차 곧 출발합니다. 탑승하실 승객께서는 어서 티켓을 가지고 꿈나라 기차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이래도 안 오면) 12시가 되면은 문을 닫는다~ 하고 진짜 문을 닫기도 한다. 

(책 고르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쏟지 않도록, 제한을 두는 편이다.)

아이들: 티켓 여기 있습니다~~ 

엄마: 꿈나라 기차 출발합니다. 뿌뿌~


이렇게 매일 저녁 꿈나라 기차에 타러 아이들이 티켓을 챙겨 오고, 잠자리에 누워서 티켓을 엄마에게 낸다. 

책을 다 읽고 나면, 꿈나라에서 만나자고 인사하고 각자의 잠자리로 간다.


잠자러 가는 시간과 공간 자체가 하나의 놀이가 되다보니, 아이들은 잠자러 가는 것을 재밌게 여기는 것 같다. '자기 싫어요.' '안 잘래요.' 라는 말은 거의 들어보지 못했다. 

그리고 아이들은 나와 함께 자기 전에 책 읽는 시간을 세상 그 무엇보다 좋아하는 것 같다. (엄마만의 생각인가?) 내가 너무 피곤해서 책을 읽겠다고 하는 날에는 진심으로 속상해하고, 가끔 울기도 한다. 

그래서 1권이라도 꼭 읽어주고 자는 편이다. 여행을 갈 때도 자기 전에 읽을 책을 3-4권 정도 꼭 골라서 짐 살 때 스스로 챙기게 하는 편이다. 너무 조금 골라왔다고 아쉬워 할 때도 많다.


영아기 아이들의 수면습관과 관련한 많은 책 중에서도 한결같이 <수면의식>에 대해 말하는 것을 보았는데, 잠에 들기 전에 늘 같은 루틴을 유지해주는 것을 말한다. 아이들에게도 규칙적인 삶의 리듬이 잘 자리잡혀 있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이 되기 때문에, 영아기 아이들에게도 <수면의식>이라는 것을 해줘야한다고 말하는게 아닐까? 


영아기를 지나 유아기, 아동기를 거쳐가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일정한 잠자리 루틴을 만들어주고 그것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잠자리 루틴이 유아기, 아동기의 나이에 맞게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 안에서 충분하고 풍성한 정서적 교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덧, 

요즘은 첫째와 친구처럼 이런 저런 대화가 다양하게 가능해졌다. 그래서 둘째가 책 읽다가 먼저 잠드는 날이면 둘이 누워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시간이 내게 참 행복하고 다정한 시간이 아닐 수 없다. 책을 통해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지식을 탐구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엄마와 딸만의 소소한 일상 나눔도 너무나 좋다. 


내게 하루 중 어느 시간이 가장 행복하고 좋은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단연코 저녁에 아이들과 함께 잠자리에 누워 책 읽는 시간이라고 할 것이다. 


다른 일상은 버거울지언정, 저녁의 이 잠자리 시간만큼은 내게 너무나 행복한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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