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세인 첫째를 대상으로 시작한 엄마표 영어는 어느새 1년이 넘어가고 있다. 그간 엄마표 영어를 진행하면서 얻은 나름의 성과와 소회를 풀어보고자 한다.
나름의 성과
1. 회화 진도: 총 5개 시리즈의 튼튼영어 책 완성
- 튼튼영어 주니어 1, 2, 3
- My day
- I love stories
튼튼영어 시리즈는 책과 CD 및 DVD를 중고로 구입하여, 집에서 지속적으로 들려주고 함께 책을 읽었다. 흘려듣기, 말하기 등을 이 책으로 진행한 셈인데, 아이는 현재 책에 나온 지문의 내용을 이해하고 혼자서 읽어내며, 가끔 해당 문장을 활용하여 발화를 한다. 프리토킹이 되는 수준은 결코 아니고, 문장의 의미를 적용해서 한번씩 말하는 수준?
2. 파닉스
파닉스는 유튜브에서 찾은 파닉스 영상과 함께 노출했고, Bob books를 시리즈로 사서 아이와 함께 읽었다. 그리고 현재는 리더스북 level 1을 읽고 있다. 리더스 level 1도 아이에게는 아직 어려운 편이라서 1주일에 1권 정도 읽고 있다. 하루에 한번 정도 읽고, 1주일 동안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어서 끝내는 수준?
3. 그림책- 영어에 대한 노출과 반응이 자연스러워 졌다.
처음에는 영어 그림책, 영어 듣기, DVD 모두 거부가 있었던 아이였고, 그 과정에서 많이 말로 설득하고 달래고 영어의 필요성도 어필하며 이 과정을 진행했었다. 그런 거부의 과정의 2달 정도 있었던 것 같고, 그 이후에는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그리고 지금은 둘째도 영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혼자 꼬부랑꼬부랑 말하기도 하며, 영어 노래를 자연스럽게 따라 부르기도 한다. 둘째가 훨씬 자연스럽게 영어를 받아들이고 있는 중인 것 같다. (둘째에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언니가 듣는거 보는거 옆에서 같이 보든지 말든지 그냥 두고 있는 중이다. )
엄마표 영어 하면서 영어 그림책을 지속적으로 구입했는데, 저녁에 한글책을 읽는 것에 더불어서 영어책도 한 권씩 읽고 싶은 것을 꺼내오도록 한다. 아이들은 영어책 읽어주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영어 그림책의 그림들에 더 주목해서 보는 것 같다. 성과라고 하면, 영어 그림책에 대한 거부가 없고, 오히려 흥미롭게 읽는다는 점이다.
엄마표 영어를 엄마가 진행하면서 느끼는 점들
#1. 엄마표 영어는 엄마의 몫이 크다.
나는 게으른 엄마다. 그래서 엄마표 영어이지만, 매일같이 열심히 노출해주고 함께해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
아이는 흡수력이나 언어발달 능력이 좋은 편이어서, 내가 인풋을 넣어주는 만큼 다 받아들였다. 그래서 엄마인 내가 넣어주는 것, 부어주는 것 만큼 아이는 받아먹고 자라났다. 나는 양껏 넣어주지는 못한 엄마라고 판단한다. 엄마표 영어는 엄마가 얼마나 부지런한지에 그 성공여부가 달려있는 것이 분명하다.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딱 한가지만 나를 칭찬해보자면, 그림책을 꾸준히 사서 읽어준 점이 칭찬할 만하다. 다른 진도나 파닉스 보다는, 영어 그림책을 매일 1권 이상씩 읽었던 저녁 잠자리 독서를 꾸준히 실천하는 것만 해도, 그것이 쌓이고 쌓여서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준 것 같다. 이 부분은 아무 개입도 아직 하지 않았던 둘째에게도 영향을 미쳐서, 둘째도 영어 그림책을 자연스레 들고 내게 온다.
#2. 즐거움이 가장 중요하다.
일정 기간의 거부가 있었던 시간을 빼고는 아이는 영어에 나름 흥미를 붙였다.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영어로 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온 사방팔방에 영어로 써져 있는 것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아이는 스스로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 영어를 알고 배워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그 이후로 아이는 싫다는 말 없이 엄마가 이끄는 진도대로 잘 따라와줬다. 물론 거의 푸쉬하지 않았다. 오늘은 하기 싫다고 하면, 하지 않게 했다. 아직 만 5세 밖에 안된 아이에게 억지로 하는 힘듦을 먼저 가르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최대한 즐겁게 할 수 있게, 재밌고 좋은 시간으로 만들어주려고 노력했다.
예를 들면, 영어 노래를 나도 같이 따라 부르고, 영어 책의 짧은 문장을 내가 먼저 외우면서 아이에게도 같이 엄마랑 외우기 배틀을 하게 하거나, 영어 책에는 유머스러운 부분이 많은데, 그런 부분을 더 재미를 극대화하여 읽어주거나 등등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할까를 고민했는데, 결론은 아이만 시키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같이 동참하고 함께 하는 것이 아이에게는 즐거움과 동기부여의 한 요소가 되는 것 같다. 엄마표 영어를 하시는 분들은 어떻게 하면 재밌게 할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해서 아이와 그 과정을 충분히 즐겨보시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그렇게 해야 유아기인 아이도 엄마도 오래 할 수 있는 것 같다.
#3. 둘째는 덤
아래로 동생이 있는 아이들에게는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덤'이 따라오는 것 같다. 아직 둘째에게 어떤 성과를 바라거나 아웃풋을 보지는 못했지만, 아주 자연스럽게 노출되고 흘려듣게되고 보고 읽게 되는 것 같다. 일종의 모방의 효과가 영어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다. 둘째는 무엇이든지 언니가 하는 것을 따라한다. 놀이든, 먹는 것이든, 옷이든, 뭐든지! 그게 첫째에게는 스트레스 요인이긴 하지만, 둘째가 살아가는,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는 매우 중요한 방법일 것이다. 모방. 이런 둘째, 셋째가 있다면, 첫째 공부할 때 둘째는 덤으로 배우고 익힌다. 아직 만 3세인 둘째에게는 인풋을 따로 넣지 않고 있는데, 본격적으로 인풋이 들어가면 어떤 성과가 나올지 기대되고 궁금하다.
엄마표 영어를 1년 동안 진행하면서 얻은 결실과 소회를 나누었다. 나의 목표는 아이가 영어 소설과 비문학을 술술 읽어내고 어느 정도의 글을 영어로 작성할 수 있는 수준이다. 어정쩡하게 영어를 하는 나의 영어 실력은 별 쓸모가 없다는 것을 나는 안다. 나의 아이는 쓸모 있는 영어 수준이 되기를 바란다. 거기까지 따라와 줄지, 미래에는 그런 영어 실력이 정말 쓸모가 있을지 아직은 장담하지 못하지만, 현재의 시간을 아이에게 쓸모있는 시간으로 만들어주는데 최선을 다해봐야지!
곧 엄마표 영어의 2, 3년 뒤 결과와 둘째에게 인풋이 들어갔을 때의 결과들도 나누는 날이 오길 소망하며, 글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