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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우리 Nov 10. 2023

유대인과 블록체인, 그리고 비트코인

이스라엘 공부

이스라엘 공부 (9) - 유대인과 블록체인, 그리고 비트코인

   

    

‘유대인이라는 것은 멀지 않은 기억 속에 그들의 가족이 전재산을 놓고 살던 곳에서 쫓겨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라고 합니다.

  

유대인 가족이 독일의 어느 곳에서 큰 슈퍼를 하고 있었는데, 평소 친하게 지내던 동네 아저씨가 어느 날 가게에 오더니 아버지를 부르더래요. 그리고는 아버지에게 ‘오늘부터 이 가게는 나의 것이다’라고 말하니까, 아버지는 ‘알겠다. 이것은 이제 당신 것이다’라고 말하고 그날 밤에 도주하듯이 동네를 떠났다고 기억하는 할머니가 있죠.


그런 식이었죠. 유대인은 자신들 이외의 누구도 믿지 않죠. 국가가 유대인에 대한 보호를 약속해도 마찬가지죠.


정복자 윌리엄이 영국을 정복하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영국 왕가가 시작되었는데요. 그때 윌리엄은 대륙에서 유대인을 데려오죠. 금융이 필요했기 때문에요. 유대인에게 돈을 먼저 가져다 쓰고 나중에 세금을 걷어 빚을 갚는 방식으로 통치했죠.


십자군 전쟁이 진행될 무렵, 요크에서 반유대주의가 극성을 부렸고, 위협을 느낀 유대인은 요크에 있는 캐슬로 피신을 갔죠. 왕이 그들을 지켜줄 것이라 생각했죠. 그러나 왕은 그들을 지켜주지 못했고, 그들은 성에서 모두 불에 타서 죽었죠. 유대인을 몰살한 군중은 요크민스터에 가서 장부를 태웠죠.


장부가 타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어딘가에 살아남은 상속자가 빚을 갚으라고 요청할 수 있을까요? 시간이 지난 장부를 우리는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요? 누군가에 의해 조작될 수 있지 않을까요?




나치가 득세하자 유대인은 스위스 은행에 비밀리에 돈을 예치하죠. 돈의 주인이 드러나지 않도록 계좌에는 이름이 없고 번호만 있죠. 유대인은 수용소로 가서 죽고 살아남은 후손은 스위스 은행에 가서 돈을 요청했지만, 스위스 은행은 그 돈을 주었을까요?


모세는 토라가 누군가에 의해 조작되지 않도록 13부를 만들어 12집하에 나누어 주었나요? 장부도 그렇게 파쇄와 조작을 피할 수 있도록 여러 개를 만들 수 있을까요? 제삼자를 신뢰하지 않는 유대인에게 신뢰할 수 있는 객관적 장부라는 것이 가능할까요? 국가를 믿지 않는 유대인이 어떠한 중개기관의 장부를 신뢰할까요?


그들에게는 그들만의 은행이 필요하고, 그들만의 국가가 필요하죠. 만일 그들 은행이 강제로 폐쇄되고, 그들의 국가가 망한다면, 그들은 다시 한번 전재산을 남겨두고 어딘가로 도망을 가야 할까요? 그것이 비정상적 망상일까요? 지난 2000년간 반복적으로 일어난 일인데요.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이 그들에게 터무니없는 상상일까요?


그들에게 블록체인이라는 것이 필요한 이유를 알겠네요. 토라 자체가 블록체인이었죠. 그들에게 비트코인이 필요한 이유를 알겠네요. 비트코인이 아주 오래전에 가능했다면 유대인은 완전히 다른 역사를 맞이했을 겁니다. 점증하는 압력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떠나지 못하고 비극을 당한 유대인에게 비트코인이 있었다면 그들은 불행의 장소를 조금 일찍 떠날 수 있었을 텐데요.  


사토시 나카모토는 ‘Bitcoin: a peer to peer electronic cash system’이라는 백서를 2008년에 내고 세상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런 신비주의는 유대인이 세상을 비밀스럽게 움직인다는 음모론을 연상시킵니다.


저는 비트코인에 어떤 음모도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유대인이 세상을 장악하고 있다는 음모론도 믿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토시 나카모토는 일본인이 아니고 유대인일 것이라고는 믿습니다. 그리고 비트코인을 탄생시킨 사이버펑크와 유대인 정신 사이에는 놀랍도록 큰 친화성이 있네요.


지난 10월 7일 이후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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