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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웹툰 제작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

2부. 웹툰, AI를 만나다

by 나무를심는사람

AI 기술의 발전은 웹툰 산업 전반에 걸쳐 구조적이고 경제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작화, 채색, 편집, 번역 등 웹툰 제작의 주요 공정이 전면적으로 AI에 의해 대체된 것은 아니지만, 일부 반복적이고 시간 소모적인 작업에서는 이미 자동화 도구의 활용이 가시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인건비 절감, 제작 속도 향상, 글로벌 진출 역량 강화라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이러한 기술이 제작 공정의 핵심 영역까지 점진적으로 침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예측은 AI 기술의 정교화, 클라우드 기반의 협업 시스템 확산, 플랫폼 주도의 생산 시스템 전환, 그리고 창작자 수요 변화 등 다각적인 산업 환경 변화에 기반하고 있다.


첫째, AI 도구를 활용한 작화 및 채색 자동화는 인건비 절감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경제학적으로 인건비 절감은 단순히 비용 절약의 개념을 넘어, 생산비용 대비 산출물의 효율성, 즉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웹툰 산업은 원고 회차 단위로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단위당 생산비용이 낮아질수록 수익률은 상승하고, 위험 분산 및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여력도 커진다. 이는 궁극적으로 시장 내 경쟁력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플랫폼 및 콘텐츠 제작자의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 확립으로 이어진다. 경제학적으로는 이러한 구조가 자본의 효율적 분배와 마진율 향상을 가능하게 하며, 이를 통해 위험 관리 역량이 강화되고 장기적인 시장 안정성이 높아진다. 또한 수익성 개선은 단순히 단기 수익 증가에 그치지 않고, 추가적인 창작 프로젝트에 대한 재투자, 기술 인프라 고도화, 그리고 우수 인재의 유입으로 이어지면서 산업 전반의 질적 성장과 혁신을 촉진하는 구조적 효과를 발생시킨다. 이와 같은 선순환 구조는 시장 내 지속적인 경쟁력 유지와 콘텐츠 품질의 상향 평준화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러한 자동화는 장기적으로 1인 작가 체제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고품질 콘텐츠 생산을 가능하게 만들며, 웹툰 제작의 단가 구조에 본질적인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러한 변화는 대형 플랫폼뿐만 아니라 중소 규모의 독립 제작자들에게도 도구 기반의 창작 역량 확보 기회를 제공하며, 산업 내 자본 집중 현상을 완화하는 역할도 기대된다.

둘째, AI는 웹툰 제작 시간 단축과 시장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시간 단축은 단순한 제작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콘텐츠 시장에서의 '시장 반응 속도'와 직결되는 전략적 자산이다. 경제적으로 보면, 회차 단위로 수익이 발생하고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웹툰 시장에서, 빠른 제작과 유연한 콘텐츠 대응은 시장 선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공급이 수요보다 먼저 이루어질 때 소비자의 선택 확률이 높아지고, 이는 플랫폼 트래픽 증가 및 광고, 부가 IP 사업(애니메이션, 드라마, 캐릭터 상품 등)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같은 효과는 '기회 비용(opportunity cost)'을 최소화하는 관점에서도 유리하며, 빠르게 반응하는 공급자는 변화하는 수요에 즉시 대응함으로써 경쟁자보다 우선적으로 시장을 점유할 수 있는 이점을 갖는다. 더불어, 시간 단축은 반복적인 노동 부담을 경감시켜 창작자의 정신적 피로도 감소와 직업 지속 가능성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사회학적으로는 노동 강도 완화가 창작자 집단의 정서적 안정성, 자율성, 창의적 몰입 환경 형성에 기여할 수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작품의 품질 향상과 독자 만족도 제고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유도하게 된다. 따라서 제작 시간 단축은 단순한 효율성 이상의 확장성과 수익 다양화 전략의 기반이 될 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의 창작 환경 개선과 콘텐츠 생태계의 질적 향상까지 아우르는 다층적 효과를 가진 핵심 지표로 간주되어야 한다.


AI를 활용한 웹툰 제작은 병렬 연산을 통해 실시간 작업을 지원한다. 과거에는 회차당 100시간 이상의 노동력이 투입되었던 작업이 AI 보조 도구를 활용할 경우 절반 이하로 줄어들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연재 주기의 안정화와 콘텐츠의 생산성 증대를 동시에 가능케 한다. 무엇보다 연재 지연과 퀄리티 유지 사이의 균형을 요구받는 산업 구조에서, AI의 적용은 독자 이탈률 감소와 플랫폼 신뢰도 제고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선순환을 유도하고 있다. 효율적인 변화는 장기적으로 신속한 기획-제작-출시 루프를 가능하게 하여,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기획형 IP의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플랫폼 운영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편성 전략을 더욱 정교하게 설계할 수 있게 되며, 콘텐츠 생산자-배급자 간의 정보 비대칭 구조가 일부 완화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러한 변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창작자의 AI 수용성 역시 점차 변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초기에는 AI에 대한 거부감이나 불신이 존재할 수 있으나, 시간이 흐르며 AI 도구가 단순한 대체가 아닌 창작 보조 수단으로 인식됨에 따라, 수용성은 점진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기술 수용 모형(TAM: Technology Acceptance Model)의 관점에서 볼 때, AI의 유용성(perceived usefulness)과 사용 용이성(perceived ease of use)이 높아질수록 사용자의 태도와 행동 의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AI 도구의 정교화가 지속되고, 그 활용 결과물이 예술성과 상업성 모두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 창작자들은 AI를 '능력 향상 도구'로 인식하게 되며, 수용성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적 정체성 이론에서도, AI를 활용하는 창작자의 정체성이 점차 긍정적으로 재구성될 때, 동료 창작자 집단 내에서의 집단 규범 변화도 함께 수반되어 수용의 확산을 강화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AI의 기능과 한계를 명확히 이해하고, 이를 창작자의 주도 아래 활용하는 ‘협업적 창작 환경’이 보편화되면, 창작자들은 AI를 위협 요소가 아니라 창의성 증폭 장치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과 실습을 통한 AI 리터러시 향상과, 창작 도구로서의 AI 경험 축적이 병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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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소비자 입장에서도 AI로 만들어진 콘텐츠에 대한 수용성은 다층적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소비자는 인간 창작자의 손맛과 감성을 중시하며 AI 생성물에 회의적 태도를 보일 수 있지만, 점차 고도화된 AI 결과물이 품질면에서 인간 제작물과 동등하거나 오히려 더 효율적일 경우, 소비자들은 콘텐츠의 생산 방식보다 완성도와 몰입도를 기준으로 평가하게 될 것이다. 이는 콘텐츠 소비 패턴이 '창작자 중심'에서 '콘텐츠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최근 트렌드와도 맞물린다. 이는 경제학적으로도 소비자 효용 이론(utility theory)에 기반하여 설명될 수 있는데, 소비자는 콘텐츠의 생산 방식보다는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품질, 몰입도, 감정적 만족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그렇기 때문에 AI 창작물의 기술적 완성도가 일정 수준을 상회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그것이 인간 창작인지 여부보다 콘텐츠 자체의 가치에 주목하게 된다. 또한, 인지심리학적 관점에서는 반복적으로 노출된 AI 콘텐츠에 대한 친숙성 효과(mere exposure effect)가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을 감소시키고, 점차 긍정적인 수용 태도를 형성하게 만든다. 이처럼 인식의 변화는 창작자와 소비자 간의 신뢰 관계 역시 창작 방식보다는 결과물의 진정성, 일관성, 완성도로 이동하게 만들며, 이는 향후 콘텐츠 생태계에서 AI 창작물이 차지하는 정당성과 수용성을 점점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산업 내에서 AI 기술의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하며, 창작자-플랫폼-소비자 간의 상호작용 방식을 재정의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콘텐츠의 질과 방향을 결정짓는 주체는 여전히 인간 창작자이며, AI의 활용 여부는 창작자의 창의적 판단과 해석, 윤리적 기준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AI를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되더라도, 창작자의 예술성과 철학은 콘텐츠의 본질적 가치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남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창작자에 대한 존중과 정당한 가치 보상은 AI 시대에도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며, 이는 산업의 지속가능성과 창작 생태계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셋째, AI 기반 번역 및 현지화 기술은 글로벌 웹툰 시장 확대의 핵심 인프라로 작용하고 있다. 기존의 수작업 기반 번역과 식자는 고비용, 고시간 구조로 인해 다국어 서비스의 병렬 확산에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OCR(문자인식), NMT(신경망 기계번역), 텍스트 리레이아웃을 통합한 자동화 솔루션이 개발됨으로써, 회차당 현지화 비용을 70~90%까지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기술은 일본, 북미, 동남아 등 주요 시장에서 동시다발적인 언어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며, 다국어 콘텐츠 시장에서의 공급 효율성과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경제적 자산으로 작용한다. 번역 및 현지화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이 절감됨으로써, 웹툰 플랫폼이나 제작사가 다국적 시장에 대한 진입 전략을 빠르게 실행할 수 있고, 다양한 문화권의 독자층에 콘텐츠를 빠르게 공급함으로써 글로벌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이는 웹툰이 글로벌 플랫폼에 동시 공개되는 전략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으며, 단순 번역을 넘어, 문화적 정서나 표현 코드까지 반영하는 감성 인식 기반 번역 기능은 글로벌 독자의 몰입도와 수용성을 제고하는 데 크게 작용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향후에는 언어 현지화뿐 아니라, 문화적 맥락과 사회적 코드까지 자동 변환 가능한 AI 커스터마이징 도구의 등장도 예상되며, 이는 '현지화'를 넘는 '맞춤형 글로벌화'의 시대로의 전환을 가능케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AI는 웹툰 산업의 제작 공정을 재정의하며 비용 구조, 제작 주기, 유통 전략 전반에 걸쳐 깊이 있는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이 변화는 앞서 GPU 기반의 생성형 AI 기술 발전과 도구 활용의 확장 가능성을 중심으로 언급된 기술적 전환과 직접 맞닿아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경제적 비용 절감 및 콘텐츠 확장성의 증대뿐 아니라, 사회적 관점에서 창작 접근성의 평준화와 문화적 다양성 증대라는 의미 있는 흐름을 동반한다. 예를 들어, 자동화 도구의 확산은 중소 제작사와 신진 작가의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이는 경제적으로 '진입 장벽 하락에 따른 경쟁 활성화'로 해석될 수 있다. 새로운 진입자의 유입은 전체 산업의 가격 균형, 품질 경쟁, 다양성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사회학적으로도 창작의 독점 구조를 완화하고 콘텐츠 생태계의 민주화를 촉진한다. 즉, 창작자의 창작행위가 특정 자본과 기술을 독점하는 소수에게만 귀속되지 않고, 다양한 배경의 창작자들에게 열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이는 콘텐츠의 사회적 포용성 및 문화적 다양성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를 낳는다. 대규모 인력 투입 없이도 작품 생산이 가능해지는 창작 민주화 현상을 촉진하고 있다. 더불어, 지역 기반의 콘텐츠 제작자들이 번역 및 글로벌 유통에서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콘텐츠의 다양성과 문화적 포용성도 함께 증대되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웹툰 산업이 더 이상 특정 플랫폼이나 특정 국가 중심의 내수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네트워크로 확장되어가는 기술 기반 산업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향후 웹툰 산업은 AI를 적극 활용하는 기술 친화적 생태계로의 전환을 통해, 효율성과 포용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고도화된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국가 핵심 산업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 산업 전반에서는 기술-창작 융합 역량을 갖춘 인력 양성, AI 도구의 상용화 및 오픈소스 공유, 윤리적 설계와 저작권 보호에 대한 정책적 기반 마련이 병행되어야 하며, 플랫폼 기업은 AI 기반 자동화 시스템을 내재화하는 한편, 창작자와의 협업 구조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산업 생태계 차원에서는 창작자와 플랫폼 간의 공정 계약과 보상 구조를 재정립하고, AI가 창작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기반이 마련될 때, 웹툰 산업은 기술과 창의성이 결합된 지속 가능한 문화산업 모델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창작자의 입장에서도 이러한 변화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단순한 작화 능력 외에도 프롬프트 설계 능력, AI 결과물 편집 및 해석 역량, 다양한 창작 툴을 유기적으로 활용하는 기술 융합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앞서 언급한 바 있지만, 무엇보다 AI를 창작에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Prompt Engineering)' 기법을 깊이 이해하고, 능동적으로 조작할 수 있어야 한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생성형 AI 모델이 어떤 결과물을 출력할지를 결정짓는 핵심 입력 방식으로, 명확한 목적 설정, 문장 구조 설계, 조건 변수 제시 등의 요소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AI 이미지 생성에서는 단어 하나의 위치와 수식어의 뉘앙스가 결과물의 스타일과 구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텍스트 생성에서는 문맥 연결과 톤 조절, 인물의 감정선 유지까지도 프롬프트에 좌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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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창작자는 AI 도구를 창조적 도구로 활용하기 위해, 그 기저에 있는 언어 논리와 모델 반응 특성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이는 단순한 '질문-응답'을 넘어서, 창작자의 창의력을 모델에 반영하고, 특정한 예술적 지향성을 구현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프롬프트 설계 능력은 향후 창작자가 자신의 스타일과 서사를 AI 모델과 공유하고, 독창적인 결과물을 얻기 위한 핵심 기획 역량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다양한 창작 툴을 유기적으로 활용하는 기술 융합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창작자는 AI를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사용자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방향성을 설정하고 선택적으로 활용하는 디렉터로 전환해야 하며, 이를 위해 AI 생성 결과에 대한 분석적 시각, 실험적 태도, 윤리적 통찰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역량은 교육, 실습, 협업을 통해 축적될 수 있으며, 향후 창작자는 '창의력+기술력+판단력'이라는 복합 능력을 요구받는 전문 직업군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나아가 창작자는 새로운 콘텐츠 흐름을 이끄는 ‘AI-콘텐츠 전략가’로서 자신의 창작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IP 파생 전략, 글로벌 사용자 반응 데이터 분석, AI-보정 기반 후편집 모델 기획 등 복합적인 기획 역량까지도 요구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순히 콘텐츠를 생산하는 직업이 아니라, AI와 함께 콘텐츠의 방향과 미래를 설계하는 창작 주체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새로운 창작 생태계의 주도권을 가진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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