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인프제의 플레이 리스트 TOP 2
MBTI 열풍이 한창이던 때, 원래부터 심리테스트를 좋아하던 나 역시 빠질 수 없었다. 그래서 나왔던 결과는 'INFJ (인프제)'. 찬찬히 결과를 읽어 내려가다 보니 꼭 나를 관찰하고 쓴 듯이 너무 잘 맞았다. (이러니 이런 테스트는 끊을 수가 없다...)
INFJ가 가진 많은 특징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생각이 많다'는 것이었다. 생각이 한 가지에서 그치지 않고 거기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마인드맵처럼 가지가 계속해서 생겨나며 끝없이 이어진다. 그러다 보니 노래도 그냥 듣지 않는다.
필이 꽂히는 가사를 찾아서
언제부터인가 한 노래에 꽂히면 계속 그것만 반복해서 듣는 습관이 생겼다. 대부분 꽂히는 노래는 중독성 강한 리듬도 한몫하지만, 가사가 제일 중요하다.
하루는 작사가의 의도를 생각했다가, 가사처럼 내게 있었던 일을 생각했다가, 가사처럼 이런 일이 일어나면 어떡하지를 생각했다가, 작사가의 심정을 헤아려 봤다가... 이런저런 생각들로 머릿속은 쉴 틈이 없다.
이런 인프제가 가사에 꽂혀 자주 들었던 노래 2곡을 소개한다.
#1. 부끄뚱 - 은근히 낯가려요
은근히 낯가려요
날 쉽게 보지마
좀 부끄러워요
모른 척 지나가줘요
요즘에 제대로 꽂힌 노래다.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이 노래를 반복 재생 중이다. <은근히 낯가려요>라는 제목부터 마음을 사로잡았다. MBTI에서는 'I'에 해당하는 내성적인 사람이다. 하지만, 주변인들에게 '나 낯가림이 심해'라고 말하면 하나같이 '너가?'라는 말을 자주 한다.
이것도 인프제의 대표적인 특성. 여러 사람과 둘러싸여 있을 때면 굳이 나서지 않지만, 소수의 사람과 있을 경우에는 엄청 말을 건다. 특히나 나와 맞는다고 생각한 사람이라면 '낯가리기'는 즉시 무장 해제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DtTejicVcv0
#2. 윤지영 - 부끄럽네
부끄럽네 우리가 했던 모든 말이
부끄럽네 너에게 말한 내 모든 꿈이
사라져 버렸으면 해
차라리 없던 일이 됐으면
해당 노래는 이별 후에 후회를 노래하고 있다. 하지만, 왜인지 가사를 듣고 있으면 이별뿐만 아니라 그동안 이불킥했던 일들이 생각난다.
인프제는 조용한 관종이다. 사람들 앞에서 나서는 것을 싫어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 때문에 간혹가다 내 생각과는 다르게 행동하고 말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더욱 오버스럽게 리액션이나 행동을 한다던가... 그러고 집에서 자려고 누우면 미칠 듯한 후회가 밀려온다. 생각이 많은 인프제답게, 오늘 있었던 일부터 하나씩 곱씹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