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레슬러(2008) | 대런 애로노프스키 | 드라마/액션 | 미국
80년대를 주름 잡았던 스타 레슬러 '더 램'은 심장 이상으로 더 이상 경기를 뛸 수 없다. 두 시간 전까지 그는 업계의 레전드로 후배들에게 존경 받아왔고 관객 모두가 그에 경의를 표했다. 스테이플러로 온 몸이 집히고 가시 창살로 피가 얼룩질 때까지 맞으면서도 참고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링 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카타르시스 때문이었다. 하지만 가슴 전체를 횡단할 만큼 큰 상처를 남긴 심장 수술 이후 그는 돌연 선수 생활을 은퇴할 것임을 선언한다.
램도 그럴 듯한 삶을 살아갈 기회가 있었다. 딸과 함께 해변 산책을 하고 다리에 매달린 딸과 함께 귀신의 집을 구경하는 자잘한 일상을 향유할 기회 말이다. 모든 것을 무너뜨린 건 카타르시스에 중독된 그의 선택이었다. 어디 하나 멀쩡한 곳이 없는 몸뚱아리로 생업을 위해 한참 팔팔한 레슬러에게 맞고 다닐 정도로 그 일에 중독된 램이지만 지옥 언저리에서 살아 돌아온 그가 제일 먼저 떠올린 것도 따스한 일상의 추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