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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razy Scientist Jun 11. 2023

미래를 위한 읊조림, <컨택트>

Arrival(2016) | 드니 빌뇌브 | SF/미스터리 | 미국

12개의 비행 물체가 부지불식간에 지구에 도착했다. 그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왜 혹은 어떻게 왔는지 알 수 없다. 오대양 육대주에 고르게 분포한 외계 물체는 탄소나 쓰레기를 배출하지도, 그림자도 조차도 남기지 않는다. 미국 정부는 존재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언어학자 루이스(에이미 아담스)를 찾는다. 루이스가 처음 전달받은 음성에는 외계인과의 대화가 녹음되어 있다. 이곳에 왜 왔고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외계인은 바람 소리가 같은 소음으로 답을 한다. 서로의 언어에 관한 이해가 없는 한 대답을 알아듣기 불가하다. 충분히 이해하지 않았기에 대답할 수 없는 이 질문에 루이스는 대답과 같은 질문을 내어준다.


"산스크리트어로 전쟁이 무슨 의미일까요?"


출처 : 다음 영화

그들 각자의 대답

마작의 논리로 대화를 이어 나가던 중국은 제일 먼저 외계의 존재에 적대감을 드러낸다. 게임의 법칙 아래 합일은 없다. 승리와 패배가 나뉘는 판을 세팅한 중국은 그들이 자신을 공격할 것임을 예견하며 동맹국과 승리를 위한 결속을 다진다. 루이스는 통성명으로부터 대화를 시작한다. 각자의 이름과 서로의 언어 체계까지 이해를 위한 대화가 이어진다. 인류는 불현듯 지구에 온 이 외계인들에게 헵타포드(헵타는 숫자 7, 포드는 다리를 뜻하는 단어이다. 7개의 다리를 가진 종족)족이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또한 30번이 넘는 대화 과정에서 외계의 언어는 비선형 철자법을 따른다는 것을 찾아낸다. 과거-현재-미래가 분리되지 않는 언어. 그때부터 루이스는 아이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한다. 


출처 : 다음 영화


더 많은 암소를 원한다

이전 질문의 정답을 알아보자. 루이스의 질문의 해답을 얻지 못한 대령은 루이스를 다시 찾아 그 뜻을 묻는다.

그녀는 전쟁이 "더 많은 암소를 원한다"라는 의미를 뜻한다고 대답한다. 루이스가 낸 질문의 답은 정답 너머에 있다. 소통이란 단어 뒤편의 의미를 해석하는 일. 전쟁이란 단어를 두고 공격을 준비하기 보다는 그들이 원하는 것을 내어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 모호한 대답엔 공격이 아닌 질문으로 답한다. 결국, 루이스는 미지의 존재와 소통을 이루어낸다. 


그들의 방식으로 시간을 인식하게 돼요. 미래를 보게 되는거죠. 그들이 느끼는 시간은 한쪽으로 흐르지 않아요.

언어라는 무기

지구로 온 이유를 묻는 말에 헵타포드족은 "무기를 주기 위해"라는 의사를 밝히고 이를 전쟁이라 해석한 인류는 헵타포드족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혼란한 상황 속 루이스는 '무기'라는 단어의 의미를 정확히 알기 위해 우주선으로 향한다. 혼자 시작한 마지막 대화에서 루이스는 '무기'가 결국 그들의 의미로 '언어'라는 사실을 인지한다. 시간을 열고 미래를 볼 수 있는 '무기', 즉 헵타포드족은 그들의 언어를 주기 위해, 미래를 보는 능력을 인류에 주기 위해 지구로 온 것이다.


출처 : 다음 영화


외국어에 몰입하면 사고의 방식도 그 언어를 따라 바뀐다는 사피어 워프 가설이 루이스에게 적용된다. 미래와 과거, 현재가 합쳐져 있는 이 언어를 구사할 수 있어진 루이스는 이제 미래를 보고 현재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다. 외계인의 도착 이후부터 존재했던 불안과 팽팽히 존재했던 국가 간의 정보전에서 결국 필요한 건 화합이라는 사실을 외계인은 전수해 주고자 한다.


영웅은 전쟁에서 나지 않아요. 전쟁에서 나는건 과부와 고아들 뿐입니다.

논제로섬 게임

지금까지의 인생을 제로섬(내가 10을 얻으면 상대가 10을 잃고, 상대가 10을 얻으면 내가 10을 잃게 된다) 게임이라고 인지했던 루이스가 외계의 존재를 맞이한 후 사건의 실마리를 논제로섬 게임의 논리로 얻는 것처럼 인류도 화합한다. 각자가 얻은 정보를 다시 교환하기 시작하고, 두려움에 편을 나누고 찢어졌던 상대를 한 팀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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