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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lee Jul 24. 2021

25년 구축 아파트 리모델링 대장정 (3)

실전 편: 코시국과 폭염 속 인테리어 공사, 대기업 턴키의 장단점 등

리모델링 공사 후반이 되면서 하루하루 집의 변화를 보는 재미가 생겼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과연 기한 내에 끝날 수 있을까?' 내심 걱정했는데, 마루와 도배 작업이 끝나자 제법 집다워졌다.

그러나 코로나 4차 대유행, 폭염과 맞물려 공사가 이틀 정도 지연되었고, 자주 들러 중간 점검을 하기도 어려웠다. 주 2~3회 작업 끝난 시간대를 노려 잠깐씩 다녀온 정도. 열악한 환경에서도 매일 시공 사진을 보내주는 담당 디자이너 덕분에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많은 분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는 요즘!



#1. 천장 추가 공사

철거 이후 가장 먼저 진행된 공사는 집안의 뼈대를 세우는 목공 작업. 거실 폴딩도어 틀과 베란다 아치가 세워졌다. 매립등 공사 앞두고, 담당 디자이너에게서 전화가 왔다.

우리 집 천장이 석고가 아닌 시멘트라, 매립등을 박으려면 천장 목공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보를 찾아보니 오래된 아파트, 특히 우리 집처럼 20-30년 된 주공 아파트는 매립등을 설치하려면 추가 공사가 필수라고 한다. 깔끔하게 매립등 하고 싶은데... 하지만 추가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이미 가구와 강마루에서 예산이 초과된 상황이었기에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했다. "비용 때문에 집 전체는 무리, 거실/부엌만 공사할테니 좀 깎아주실 수 있나요? 방들은 안하고요."

담당 디자이너는 조명이 집안 분위기를 크게 좌우한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몇 번의 밀당 끝에, 우리가 제시한 가격에 천장 전체를 공사하기로 결정.


공사 직후 갑자기 천장이 확 낮아진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8cm 정도 낮아졌다고 한다. '괜히 돈 들여 공사했나...' 우려했지만, 완성된 조명을 보니 걱정은 사라졌다. 이번 리모델링 중 가장 잘 한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역시 전문가 말을 듣길 잘했다.



(좌) 천장 공사 전, (우) 목공 공사 직후 천장이 확 낮아진 느낌이 들어 걱정



#2. 조명 색상 변경

처음에는 집안 메인 조명을 '주광색 (흰색)'으로 결정했다. 환하고 밝은 집을 원했기 때문. 그런데 '화이트 인테리어 + 주광색 조명 = 하얗다 못해 시퍼래요 ㅠㅠ'라는 후기들이 제법 보였다.  

조명 색상을 바꾸기로 했다. 주백색 (아이보리색)을 기본으로 하되, 주방은 주광색, 간접등과 베란다는 전구색 (노란색)으로. 인테리어 카페에서 '올 주백색 괜찮을까요?' 하는 글이 많은데, 평수가 크지 않고 화이트 인테리어라면 주백색을 강력 추천한다.


(좌) 왼쪽부터 주백색, 전구색, 주광색, (우) 주백색 다운라이트 시공 후 모습




#3. 대기업 턴키의 장단점

인생 처음 리모델링을 하면서 생각보다 고려할 것, 공부할 것, 선택할 것이 많다는 걸 느꼈다. 자재를 결정하고 나면 홀가분하기보다는 '잘 선택한 걸까?' 조바심과 함께 이것저것 찾아보기 바빴다. 동시에 셀프 인테리어를 하는 사람들에게 존경심마저 들었다. 일부 공사라 하더라도 원하는 디자인 구상, 업체 선택, 가격 협상과 일정 조율 등 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


우리 가족은 처음부터 한샘 턴키를 염두에 두고 시작했다. 대리점도 알아보지 않고 무작정 찾아간 스타필드에서, 운 좋게 말이 잘 통하는 디자이너를 만났다. 견적부터 공사까지 지체 없이 진행했고, 결과적으로 만족한다.

여기저기 알아보는 걸 귀찮아하는 내 성향 상, 시간/체력을 들이기 싫었고, 하필 공사 중 코로나 4차 대유행이 커져 셀프로 했다면 중간에 그만뒀을지 모른다. 매일 점검하러 가지 않아도 담당 디자이너가 그날그날 작업 결과물을 사진 찍어 보내준 덕분에 편하게 공사를 지켜볼 수 있었다. 어딘가 이상이 생겨도 디자이너 한 사람에게만 전달하면 금방 해결되었다. 이후 A/S도 잘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대기업 대리점의 단점도 있다. 첫 번째로 가격. 올해 자재와 인건비 값이 크게 올랐다고 하나, 작년에 리모델링한 친구네 견적서와 비교했을 때 차이가 크다. 동네 업체에 맡겼던 친구는 평당 120만원, 우리는 평당 200만원 수준.   

두 번째는 디자인. 우리는 화이트톤과 수납공간 마련을 최우선으로 두었기에, 디자인이 특별하지는 않다. 한샘 가구 및 자재들 (문 손잡이, 콘센트까지)로 집안을 채우게 되는데, 몇 가지 규격화된 색상/디자인 중에 고를 수 있다. 결과도 딱 예상한대로 나온다. 선택지가 몇 개 없다는 게 나에게는 장점이었지만, 유니크한 인테리어를 바란다면 실망할 수 있다.


한샘 매트화이트 붙박이장, 파우더장, 부엌 시공 중




4주 리모델링 여정에 끝이 보인다.

아직 커튼, 책상 의자 등 쇼핑할 것들이 있는데 요즘 백화점 방문이 망설여져 여유를 두고 집을 꾸밀 생각이다. 마감, 입주청소, 이사까지 무사히 마무리되길.  


새로운 집에서의 삶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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