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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이맘 Apr 16. 2020

육아는 나도 처음이라

초보 엄마는 성장하는 중

난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소아과 의사다. 그리고 인턴 수련 중 지금의 남편을 만나 열심히 사랑한 끝에 얼마 전 한 아이, '무이'의 엄마가 되었다.


내가 소아과 의사라고 하면 다들 이제 갓 백일이 지난 우리 딸을 쳐다보며 "무이는 좋겠어요. 엄마가 의사라, 다 알 거 아냐~"하곤 한다. 처음엔 나도 그럴 줄 알았다. 전공의 과정을 거치면서 신생아실, 신생아 중환자실을 두루 섭렵한 터라 맨 처음 무이를 만났을 때도 그 누구보다도 능숙하게 품에 안았던 나였다.  


하지만,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했던가.

육아 앞에서 난 그저 어설픈 초보 엄마였을 뿐이었다. 간혹 모유 황달 때문에 모유수유 중단을 고민하는 엄마들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모유수유가 아가 두뇌발달이나 면역력에 얼마나 좋은지, 왜 계속 모유수유를 지속해야 하는지에 대해 엄마들에게 열심히 설명하고 또 설명했더랬다.  하지만 무이가 태어나던 첫날밤, 함몰유두에 아무리 짜도 잘 나오지 않는 모유 때문에 나도, 배고픔에 울다 지친 무이도 점점 찌들어갔고.... 결국 난, 새벽에 무이를 안고 신생아실 문을 두들기고 말았다.

 "우리 무이 분유 좀 먹여주세요....."


모유수유하세요, 말로는 쉽지. 모유수유를 한다는 건 정말 엄마들의 대단한 노력과 고통이 필요한 것이라는 걸, 나는 내가 아기를 낳아보고 나서야 깨달았다. 책 백 날 읽어봐야, 스스로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절대 그 속을 완전히 들여다 보지 못하는 법이다. 정말로. 결국 우리 무이는 한 달도 안돼서 모유 수유에 실패하고 완분(완전 분유 수유)족이 되었다.


이제 나는 더 이상 엄마들에게 "무조건 모유수유하세요"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엄마도 사람이고,  잘하고 싶어도 그게 안 되는 불가피한 상황들이 많다는 걸 이제는 뼛속 깊이 알기 때문이다. 무조건이라는 건 책에만 있을 뿐이다. 대신에 이제 나는 엄마들에게 현실에 맞는 조언을 하려고 노력한다. 엄마들 고민이 곧 내 고민이기에. 그렇게 난 하루하루 커가는 우리 무이를 통해 (무이한테는 미안할 정도로 초짜 엄마지만) 조금 더 나은 소아과 의사로 성장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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