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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언타운 Aug 11. 2020

(3) 배태랑_내가 할 수 있는 혁명

영롱한 인터뷰

* '영롱한인터뷰'는 김영롱 매니저가 복합공유공간 유니언타운에 근무하면서 만나는 

공유오피스 입주자와의 다양한 대화를 정리한 글입니다. 



#페더(FEDER) 설립자 배태랑


안녕하세요! 영롱한 인터뷰의 김영롱 매니저입니다 :)

마지막 인터뷰가 벌써 7개월 전이네요! 지난 기간 동안 다들 안녕하셨나요!

이번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신 워커분은 유니언워크의 뉴페이스, 배태랑님입니다. 




Y (영롱 매니저) 안녕하세요, 태랑님! 


T (태랑) 네 안녕하세요.



Y 반갑습니다! 인터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태랑님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T 네. 저는 ‘타로’로 활동하고 있는 배태랑이라고 합니다. 배태랑은 본명이에요.



Y 본명이시군요, 맞아요. 저도 처음 뵈었을 때 성함이 배태랑이라고 하셔서 ‘배테랑’이라고 말씀하신 줄 알았어요. 가명이나, 활동명처럼요. 유아인 나오는 그 영화.. 아시죠?


T 네 맞아요 많이들 헷갈려 하세요. 태는 ‘ㅐ’에요, 이름이 좀 흔하지는 않죠.



Y 제 이름도 흔하진 않은 이름인데, 태랑님도 만만치 않으시네요.(웃음) 아, 명함을 받았는데 여기에 태랑님 활동명이 적혀있더라고요. ‘TARO’라고 알고 있는데, 어떤 의미가 담긴 건가요?


T 영문 이름을 놓고 고민이 많았어요. 베를린에 교환 학생을 갔었는데 그때 본명 태랑을 사용하니까 친구들이 발음을 너무 어려워 하더라고요. 특히 ‘태(TAE)’ 발음을요. 좀 더 쉬운 이름을 찾고 있었는데, 베를린 생활 이후 가게 된 일본에서 발견하게 됐어요. 일본에선 태랑이라는 이름을 한문으로 바꿔 읽으면 ‘타로’가 돼요. 타로는 어느 나라에서나 발음이 편하겠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에 들었어요. 지내면서 타로라는 이름에 정도 들었고요. 일본에선 ‘타로’라는 이름이 흔해요. ‘첫째 아들’이라는 뜻이 있어서 소설에서도 많이 쓰이고요. 보편적이면서도 특별한 이름이죠. 



Y 그렇군요. 명함에 또 다른 ‘이름’이 있어요. FEDER(페더)라고 읽는 것 같은데 함께 소개 부탁드립니다!


T 유니언워크에 머물면서 연구를 진행하고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거든요. 그 연구와 프로젝트를 만들어가는 단체명입니다.





Y 워크에서 연구를 진행 중이시군요. 그럼 하고 계신 연구에 대해 본격적으로 대화 나눠볼까요? 프로젝트이자 연구라고 말씀 주셨는데, 프로젝트 안에 연구가 포함된 건가요?


T 네, 큰 프로젝트 안에서 범위가 분명히 정해진 연구이거든요. 2018년 봄에 시작한 연구예요. 그전에는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을 했었고요, 결국 경험으로만 남게 되었지만요. 그 이후 “나 뭐 하지?”라는 물음을 갖게 되었어요. 우선 먹고 살아야 하니 영어 학원을 내게 되었는데, 그 이후에도 질문의 연속이었어요. 연구의 시작은 그때부터 였죠. 예전부터 저는 나 자신이 잘 먹고 잘 사는 데에는 큰 관심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 외의 주제를 찾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사회상을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Y 사회상이라고 하면.. 


T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적인 모습이요. 저는 사진 전공자예요. 그래서 더 나 자신, 개인보다는 사회에 관심을 가진 게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그 사회상을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Y 사회상을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셨다고요?


T 우선 인류의 역사에 먼저 관심을 가졌어요. 책 <사피엔스>에 이런 이야기가 나와요. 인류의 역사를 100년으로 끊어 보면 그다지 달라 보이지 않지만, 1000년 단위의 변화를 살펴보면 변곡점이 분명히 존재한다고요. 인류는 계단식으로 성장하잖아요. 정체기가 있으면 그 이후에 혁명이나 어떤 사건으로 인해 다음 단계로 발전하죠. ‘내가 할 수 있는 일 중에 일종의 혁명, 티핑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했어요. 그 티핑 포인트를 찾는 과정에서 가장 처음 관심이 갔던 분야가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 즉 사회상 혹은 세계관이었어요. 사람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뭐라고 가정하는지 궁금해지기도 했고요. 



Y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회상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T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포괄적인 사회상은 개인주의라고 생각해요. 우리의 법도 개인의 권리와 책임을 위주로 설정이 되어 있어요. 자본주의도 개인에 맞게 설정되었을 때 훨씬 더 잘 작동될 수 있고요. 개인주의가 부정적이라고 표현하고 싶진 않아요. 그 안에서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걸 말하고 싶어요. 개인주의를 토대로 더 좋은 개념들을 쌓아가는 거죠. 페더(FEDER)가 하고자 하는 일도 그런 것이고요.




Y 아하, 그럼 유니언타운은 연구 과정에서 알게 되신 건가요?


T 아, 유니언타운은 사실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알게 되었어요. 저희 집에서 홍대를 갈 때 유니언타운 앞을 지나가기도 하고요. 당산 자체를 자주 오는데, 어느 날 보니 공사 중 이더라구요. 새로운 카페가 생기나 보다 했는데 2층에 영어 라운지가 생긴다고 해서 눈이 갔어요. 전체적으로 어떤 기획인지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곳이구나 알게 됐죠.



Y 그럼 가장 먼저 조이랜드에 관심이 생겨 온라인으로 찾아보게 되셨고, 그 과정에서 유니언타운을 알게 되고, 워크에 입주까지 하게 되신 거네요? 


T 네 그렇죠



Y 사무실이 필요하셔서 공유오피스를 찾다가 오신 케이스가 아니다 보니 저에겐 그 과정이 흥미롭게 다가와요. 유니언타운에는 코리빙, 코워킹, 코키친, 영어카페 등 다양한 브랜드가 한 건물에 있잖아요. 사실 저희의 고민은 '단일 브랜드 이용객을 모두를 모이게 할 구심점이 뭘까?'거든요. 그 대안으로 커뮤니티를 생각하고 있어서 어떤 커뮤니티가 타우너들이 원하는 것일까,라는 고민을 항상 하죠. 태랑님의 연구도 개인주의, 사람들의 세계관, 그리고 커뮤니티와 관련되어 있다고 들었어요.


T 네, 맞아요. 사실 저희(FEDER)가 연구하는 커뮤니티는 ‘공동체’에 더 가까워요. 현대의 커뮤니티에는 상업적인 의미가 많이 담겨 있어요. 페더(FEDER)는 그 형태에서 상업적인 부분은 빠져 있는 모습을 꿈꿔요. 기본적인 공동체에 가깝죠. 예를 들어 가까운 친구들, 가족, 딱 맞는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처럼요. 지금의 사회에서는 사람들과 조직이 찢어져 있어요. 조직들 간의 호환이 잘 안된다고 해야할까요. 산업화 이전에는 모든 게 집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지만 산업화가 이루어지고 회사와 같은 조직들이 사람들을 빨아들였다고 생각해요. 일을 삶이라고 여기지 않는 과정에서 오는 간극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 간극을 해결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고 싶어요. 





Y 흥미롭네요.


T 저희는 ‘자치’할 수 있는 공동체를 그리고 있어요. 우리 이걸 어떻게 할까,라는 고민이 생기면 다같이 모여 이렇게 하자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모임이요. 그를 위해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이는 거죠. 공동체 내에서 자치가 가능해지면 우리 삶이 훨씬 자주적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걸 실천할 수 있는 공동체(커뮤니티) 형태를 찾고 있어요. 지금 존재하는 공동체에 우리의 시스템을 적용하려는 시도보다는 새로운 종류의 공동체를 만들 거예요. 일본의 ‘확장 가족’과 비슷한 개념이에요. 시프트(cift.co) 라는 곳을 보면 이해가 되실 거예요.



*공동체 CIFT의 모습.



Y 홈페이지가 있네요, CIFT의 한국판을 만들고 싶으신 건가요?


T CIFT는 저희가 만들고자 하는 ‘공동체 시스템’의 예시죠. 하지만 CIFT는 페더(FEDER)가 변수로 놔두고 싶은 것들을 이미 정해 놓은 공동체예요. ‘공동의 목표’와 같은 것 들요. 예를 들어, CIFT의 공동의 목표는 세계 평화거든요. 그럴 리는 없겠지만.. 내가 입주를 했는데 세계 평화를 원치 않는 사람일 수도 있고, 다른 목표를 원하는 사람일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페더(FEDER)는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많은 형태의 공동체를 포용하기 위해서 공동의 목표(Value code)를 스스로 정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해요. 가치관을 통해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거죠. 더 포괄적인 것들을 만들 수 있도록요. 



Y 좋은 관점인 것 같아요. 특히 자치라는 부분에서 좀 더 민주적으로 받아들여질 것 같아요. 그렇다면 CIFT는 숙박 시설이 있는 마을 회관과 같은 형태인가요?


T 원래는 숙소를 포함한 마을 회관 형태였는데 지점이 늘어나며 다양해 졌어요. CIFT는 네 개 지점이 있어요. 그 중 예를 들어 시부야 CAST(캐스트) 지점은 숙박하시는 분이 많고, 시부야 쇼토점은 외부에 사시면서 회관처럼 종종 들르시는 분들이 더 많아요. 말하자면 숙박과 마을회관 둘 다인 거죠. 운영은 영리 목적이 아닌 비영리로 이루어져요. 조합비를 걷어서 운영하는 협동 조합이죠. 자발적으로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단체요.



*공동체 CIFT의 모습.



Y 협동조합이군요, 구성원들의 나이대는 어떤가요?


T 다양해요. 사진을 보니 60대부터 아기들까지 있더라고요, 그렇다 보니 정말로 가족 분위기가 나요. 우리나라는 좀 힙한 걸 하면 2-30대가 많이 오잖아요, 그것도 예쁘게 꾸미고. CIFT는 정말 가족의 느낌이 나요.


Y 그렇군요, 기획 단계가 막 마무리되어서 정리가 어려우셨을 듯한데 차근차근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 진행 중이신 업무와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T 지금은 홈페이지(PR채널)를 다듬고 있어요. 글을 쓰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의 프로젝트를 잘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준비 과정이죠. 이게 마무리 되면 인터뷰를 진행할 거예요. 페더는 리더 중심의 커뮤니티이기 때문에 그 이후에는 리더를 뽑고 그 분들이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도록 도울 거예요. 규모가 어느 정도 모인 다음에 조합으로 설립할 예정이고요. 이 프로젝트는 모든 사람들은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은 욕구가 있을 것이라는 지점에서 시작됐어요. 저희는 그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목표입니다. 사람들이 지금의 개인주의 프레임 속에서 행복하다면 상관없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을 위해 이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Y 그리시는 커뮤니티가 현실화되어 유니언타운과 콜라보 할 기회가 생기면 좋겠어요!


T 네, 그럼요. 저도 그런 콜라보를 기대하고 있어요. 유니언에서 진행되는 커뮤니티에도 참여할 예정이고요. 앞으로 힘내 봐야죠. 감사합니다.


Y 감사합니다!



유니언 워크가 더 궁금하다면 ! https://www.unionwo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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