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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티 Jun 17. 2024

모순

정서윤


어쩌면, 사람들은 자신이 행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그 운명은 신이 준 것임에도. 하지만 그 운명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어떻게 조절하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그것은 그 사람이 어떻게 자신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리겠지요. 사람들은 너무나도 쉽게 다른 사람들을 비판하고 그런 모진 말들을 쉽게 하지만, 그 사람들이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을까요? 그런 지루한 대화와 당신이 계획한 프로젝트가 정말 재미있다고, 계속 당신과 같이 있고 싶다고 생각할까요? 모순에서도 보면, 이모는 전혀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유복한 남편을 만나 같이 생활했음에도. 더 이상 돌아오지 않으려는 주리와 주혁이를 보며 이모는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내 배아파 낳은 자식들은, 어느새 독립되어 나를 떠나가구나.." 그녀는 쓸쓸합니다. 왜냐, 이미 가족이라는 기쁨을 느끼고 겪어보았으니까. 지구가 태어나고, 사람들이 그 쓸쓸한 자리를 가득 메워 어느새 지구는 북적북적 해졌습니다. 어느 날 문득 찾아온 불행은 사람들을 힘들게 만들곤 합니다. 잊고 싶던 아픈 기억들도 그들은 대수롭지 않게 빗방울에 흘려내기보다, 계속 간직하며 날 더욱 찌르고 힘들게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도 우리는 상처를 받아요. 난 아직도 그녀가 주었던 작은 기억을 계속 잊지 않고 마음에 새겨두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가끔은 사람들의 정에 감탄하게 되요. 요즘 일반고, 특목고 이야기와 진로 이야기로 엄청난 분노를 느끼고 있는 나에게 찾아와준 "수시 브이로그"는, 조금이나마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었죠. 대학에 합격한 사람과, 그 옆에서 진심으로 소리질러주는 사람들. 그런 정이 뚝뚝 떨어지는 사람들을 보며 난 흐뭇한 미소를 지어봅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모두에게 진로는 언젠가 보내야 하기전 마지막으로 찍는 인장 같은 존재이지만, 꼭 그 크기가 클 필요는 없다고 난 생각합니다. 당신이 꼭 포부가 커야 할 필요가 있나요? 그저 "행복한 대학 라이프"도 소망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대학 이름이 서울대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지겠지만요. 달의 뒷면을 아십니까? 달의 뒷면은 사람들이 계속 보기 힘든 권태입니다. 그곳엔 아무것도 없거든요. 그저 가만히 보며, 생각하는 것이죠. 난 달의 뒷면에서 뭘 느꼈나, 깨달은 것이 무엇인가. 어릴 땐 사람들이 하는 잔소리가 모두 들리지 않았죠. 어린 나는 그저 사탕이나 빨며 재미있게 책이나 읽었죠. 근데 지금은 좀 힘들어졌습니다. 3주 안에 문제집을 7권을 떼라는 엄마의 말과, 언제나 모진 말로 날 괴롭히는 사람들까지 난 여러 사람들에게 상처를 느낍니다. 아직 난 그런 상처들밖에는 느끼지 않고, 그것이 어쩌면 엄청난 핑계라고 느낄 수 있다면, 당신은 나보다 더한 고통을 느낀 어쩌면 나보다 더욱 더 성장하고 성숙해져버린 사람이겠죠. "투정은 허락되지 않는다" 에 자연스럽게 동의를 날리는 사람일 수도. 근데 재미있는 점은, 가끔 어른들을 보면 아직 정말 어린이 같은 어른이 있기도 합니다. 정말 성숙해져 예전에 다정다감한 모습을 잃기도, 아직도 어색하게 웃는 얼굴로 훅 다가오는 어른들을 보면, "세상에서 어른들은 다 강한 존재구나.." 라고 생각했던 내가 너무 부끄러웠죠. 어딘가에서 불안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정말 기쁘기도 한 어른인데. 흩어진 시간 속에 당신은 어떤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나요? 빙봉과 맞잡은 두 손을 놓고 어쩌면 마음만, 어쩌면 몸도 커버린 당신. 시간 속에서 희미하게 날아오는 당신의 어릴 적 향기를 맡아보세요. 당신의 삶 모든 것이 모순이고 딜레마일 수 있고, 불행의 연속일 수 있겠다만, 언젠가 행복을 바라보고 살다보면 당신도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비록 모순되고 반복되는 나의 삶이라도, 8개월 만에 만나는 친구들과 놀고 나서 집에 돌아오면 없던 공부가 다시 생각나는 것 처럼요. 우리의 삶 중에는 모순이 일정량 섞여있는 설탕 같아요. 눈 앞에 보이는 기쁨에 잠깐 녹다가, 힘듬이라는 뜨거운 빛에 나가면, 기쁨의 물은 다 녹고, 다시 딱딱한 고체의 물질로 남아 있는 것 처럼. 나도 내 어린 시절을 회상해볼 때가 있듯이, 우리 모두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해 본 적이 한 번 쯤은 있었을 것이에요. "어릴 때.. 뽀로로를 보며 즐거워하던 내가 너무 그리워. 목욕하고, 모든 것들이 즐거웠었고 행복했던 어린 시절이 너무 그리워서 눈물이 나.." 한층 커버린 사람들이 세상을 이루고 있을 때, 지나가는 어린 아이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그들에게서 나는 좋은 샴푸 냄새를 맡으며 미소를 짓곤 합니다. 근데, 가끔은 그런 날도 있지 않나요? 모든 걸 다 놓고 어딘가로 떠나버리고 싶을 때. 사람들의 관계를 다 끊고 어딘가로 날아가고 싶을 때. 가끔은 모순적인 삶만 살지 마시고,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방학 때 풀타임으로 공부해야 할 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요, 누군가 한 명이라도 이런 말을 해야되지 않을까요? 사실 모두 크면 불행과 고통을 겪으며 더욱 단단해지는 법이잖아요. 다른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이 이 세상엔 없는데, 우리 아빠는 항상 이렇게 말했지요. "넘어지면 일어나고 흘리면 닦고 실수하면 다음부턴 실수 안하면 되고, 다치면 나으면 되고.." 언제나 한결같은 우리 아빠는 항상 그렇게 말하지만, 그렇게 살아보는 것이 사실 어렵죠. 우리 모두 공부에만 머리 박고 살지 말고, 한 번쯤 밖에 뜬 달을 한 번쯤 바라보는 게 어때요? "그러면 오늘 당신은 달이 드디어 노란색이었는지, 하얀색인지 알게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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