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윤
나는 그림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아무거나 막 그린다 주로 고양이지만 그래서 내 벤드 프로필도 관심없었을지 모르지만 아무튼 고양이이다. 그리고 나는 내가 그림을 못그린다는 것을 아주 잘 안다. 나는 그것을 아주 잘 알아서 막 그릴 수 있다. 좋아하는 것을 그린다. 동물 아니면 공룡 또 아니면 아무거나 좋게 말하면 예술이고 나쁘게 말하면 낙서인 것들을 말이다. 미술 시간에도 그것을 알아서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간단한 모양으로 특징을 잡는 장점을 살려 그림을 그릴줄 안다. 선도 똑바로 못그어서 이왕이면 엄마의 아이페드를 빌려서 쓰고 있다. 왜냐하면 그냥 그리면 펜이 없어서 그리기 힘들다. 못그리고 못그린다는 것을 잘 알지만 나는 그림이 좋고 그때마다 날아오르는 것 같다. 잘한다고 생각해본적은 없다. 옛날엔 실사화도 그려봤는데 섬세한게 적성에 안맞는 것 같아서 포기했다. 내가 하고싶은 것은 즐거운 드로잉 그뿐이었으니까.
그치만 그림을 인터넷에다가 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 남들이 자신을 지켜보는 것이 매우 불안해 보인다. 구독자가 늘어날수록 나를 지켜보는 시선이 하나씩 추가된다. 그 시청자에게서 시작된 선들은 작가의 등에 바로 명중하고 작가는 그림을 그리는 것을 재촉하기 시작한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나 자신이 아니라 그들을 웃게 만들기 위해 그림을 그리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펜을 놀리고 웃음을 지운다. 괴롭다고 한다. 억지로 웃음짓는 것이 당연해진다. 그들은 어느새 재생되는 존재가 되었다. 다시 태어나고 다시 소비되는 삶의 반복이다. 재탕도 심심한 주제도 허용되지 않는다.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태어난 보이지 않는 실체의 끝이라면 자판기에서 팔려 나오는 콜라와 다를바가 뭐가 있을까 둘다 이름이고 브렌드이다. 그리고 끝없는 자사의 관리가 필요하다. 차이라면 피로와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고된 작업이라는 것이다. 내 삶이 직업이라면 도대체 나는 어디에 시선을 두어야 이 피로한 눈을 쉬게 만들까 그들은 그 와중에도 작업한다. 사이에서 외로워진다. 즐겁기는 힘들다. 유명해지면 어떤 느낌일까 모르지만 어쩌면 지금처럼 즐겁지만도 않을 것이다.
이들처럼 오늘날의 사람들도 이들을 바라보며 고통받는 중이다. 그 속에서 그곳에서 온 힘을 다해서 뭔가를 올리는 그들에게 그것을 당연하다고 느끼는 중이다. 그 사람도 사실은 전심을 다하고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당신과 또 알수없는 누군가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아등바등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또 그것에 사람들은 움츠러들고 외로운 이들은 자신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생각보다 아름답다. 또한 내가 보는 당신도 생각보다 아름답다. 세상은 유튜브에서 전망한 것보다 훨씬 아름답다. 외모가 아니라 당신이 아름다운 것이다. 해운대 미녀가 아니래도 아름답다. 그치만 누가 그렇게 아름답다고 말해준 적이 없어서 그렇게 보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시청자와 원작자 모두는 처절해진다 삶이 각박하고 힘든 것이 아니라 인터넷이 이들 모두를 삼켰다.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에서는 주인공이 아무것도 가지지 못해서 오히려 더욱 간절하게 갈망한다. 남자애가 어떻게 굴든 곁에 있으려 한다 그녀도 외로웠다. 산다는 것이 집에 들어가면 아무도 없다는 것이 외로운 한 사춘기 소녀이다. 모두가 양보다는 질이 중요한 사회에서 산다. 앨레베이터 앞에 서면 고개는 저절로 핸드폰 속의 화면으로 옮겨간다. 그러면 나는 또다시 혼자라는 느낌을 받는다. 인간의 복사열이 죄다 스마트폰 화면속으로 빨려들어가 다시끔 아무것도 아니라는 느낌을 받는다. 그렇게 시선이 스마트폰 화면속으로 사라지면 나는 어째서인지 우주가 된다. 시선이 사라진 무중력 공간에 사람들이 우주 미아가 되어 우주선을 찾지만 무중력 공간 속에서 외로이 허우적 거릴 뿐이다 나는 외롭지 않지만 그럴때마다 역설적으로 연민을 가지는 내가 인간임을 느낀다. 인간은 우주미아가 되었다. 우리를 화성으로 데려갈 필요는 없다. 이미 여기에 있지 않은가.
그치만 이 세상속에서 누군가에게 희망이 없다면 내가 희망이 되면 될 것이다. 나는 희망이다. 나를 구할 작은 천사이고 길을 비추는 거대한 별이다. 누구보다 오랜 삶을 함께 살아온 누구보다도 가까운 존재 그렇게 이 세상속에서 희망을 찾던 나는 내 얼굴이 아니라 이 세상에 필터를 씌우고 싶다. 세상에 필터를 씌우면 다 아름다워보인다. 물론 아무리 보정을 먹여도 안 예쁜 날이 있지만 스마트폰 화면이 아닌 내 시선으로 보는 세상을 아름답게 보면 그것이 켜켜이 쌓여 내 현실이 된다. 그렇게 된다면 내가보는 세상은 누구나 예쁘고 잘생겨 보일 것이다. 남에 대한 오개념을 지우고 다시끔 개념을 잡아간다는 것은 아름답게 느껴질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산다. 겉모습 보다는 영적인 것을 많이 본다. 세치기를 하면 쏘아보고 불의를 보면 기분나빠할 줄 아는 정말 극강의 자유인이 되어 온 우주를 헤집고 다닌다. 나는 진정한 아웃사이더이다; 우주를 유영하는 미확인 생명체이다. 유튜브에서 인스타에서 아웃하고 외모에서 유명세에서 아웃하고 그냥 아웃하고 살고 있다. 그렇게 본 세상은 생각보다 아름다웠지 싶다. 아 봄이고 오늘을 쪼금 춥구나 좋아하는 것을 하며 누군가를 좋아해보려고 노력하고 아니면 마는 것이고 필수라는 것이 없는 세상을 산다. 나에게 칭찬 도장을 찍는다.
잘 태어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