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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내 Jan 11. 2022

철없는 어른이 되고 싶었던 어린시절의 나에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나는 아직도 어른같지도 않은데 말야-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늘 100% 아니 200%의 에너지를 끌어다 하루하루를 살았다. 그렇게 비행을 하면서 여행을 다닐 힘이 있어? 주변 사람들은 나를 참 신기해 했다. 쉬는날엔 호텔에 쳐박혀서 그리고 침대에 묻혀서 사는게 일상인게 승무원들의 삶이었지만 나는 늘 침대밖을 뛰쳐나가 어디론가 떠났다. 난 정말 하루를 정말 그 하루가 마지막인것처럼 살았다. 마치 내 인생은 오늘이 아니면 없는것처럼-

언젠가 이런날이 올거라고 나는 예상했다. 떠나고 싶어도 떠날수 없는날이 올거라고- 코로나로 이렇게 묶여버릴거라곤 물론 생각 못했지만 내가 그렇게 자유롭게 언제든 훨훨 날아오를수 있는 그런 삶은 아마 내가 날개를 달고 있는 지금 이 순간뿐일거라 생각해 왔다. 나의 이런 삶에는 분명 유통기한이 있을거라고-


늘 떠나는게 일상이었던 내 여권은 조금도 쉴틈이 없었지!


내가 하고싶은것만 할수는 살수 없다는건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현실을 직시하기가 싫었고 그래서 늘 눈을 돌리며 살았다. 응 나중에 어 그래 나중이 되면 언젠가 그 무거움을 짊어져야 하는 날이 오겠지. 생각만 해도 너무 무거웠기에 그냥 눈을 감았다. 생각만으로도 너무 벅찼기에- 그래서 그 현실은 눈을 감고 모른채 살아왔다. 아마 예방접종처럼 살짝이라도 찔끔 그 현실을 느꼈다면 오늘이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까? 예방접종 없이 한방에 다가온 그 현실을 직시하는 지금 이 순간 나는 참 마음이 힘들다. 추억속의 나는 가끔 꺼내보는걸로 하고 나는 오늘을 살아야지- 매일매일 마음을 다 잡지만 그게 참 쉽지가 않더라. 탱글탱글 탱탱볼 같았고 밝았고 반짝였고 행복했던 그 날의 내가 너무도 그리워서-


오토바이 하나로 빠이를 누리고 다녔던 그 시절의 자유로웠던 나-


그렇게 그시절의 사진을 주욱 보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뭐가 그렇게 그리운걸까? 새로운 곳에 뚝 떨어져서 낯섬을 즐겼던 여행? 전 세계 사람들을 만나는것이 즐거웠던 비행? 아니면 오롯이 나만 생각하고 내가 하고싶은것을 즐길수 있었던 자유? 뭘까- 내가 그렇게 그리워 하는 그 날의 내가 참 행복했던 이유는. 곰곰히 생각해봤지만 아직도 답이 나지가 않는다. 그리고 그 답답한 마음에 죽 써내려가보는 나의 마음일기. 난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현재속에서도 반짝반짝 빛나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은데- 왜 이렇게 뒤돌아보기만 하는지 참 답답하기만 할뿐.

비행을 그만두기로 리자인을 결심하고 인스타에 업로드를 하니 해외에 사는 많은 친구들이 연락을 해왔다. 니가 한국에 들어가는게 상상이 안된다며- 너처럼 자유로운 영혼이 한국에서 과연 잘 살수 있겠냐며- 걱정 어린 메세지들을 잔뜩 받고 나니 주변 사람들의 말에 영향을 잘 받는 나는 마음이 또 심란해졌다. 이 나라의 답답함이 싫어서 떠나온 내가 과연 여기서 적응을 잘 할수 있을까? 참 가두는게 많은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이건 이래야해 저건 저래야해 라고 하는 그 수많은 규칙과 규율들을 따르지 않고 살아갈수 있을까? 나는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과연 나는 이 나라에서 내가 원했던 인생을 살수 있을까-



그냥 걷기만 해도 참 좋았던 유후인-


불안하다. 내가 과연 잘 살아갈수 있을지 무섭고 두렵다. 지금도 나이값을 못한다며 손가락질 받는 내가 그 손가락질을 곱게 무시하고 묵묵히 나의 길을 갈수 있을지- 과연 나는 그렇지 않은 환경속에서 원하던 삶을 살아갈수 있을지- 늘 환경에 잘 휩쓸리고 적응해 왔던 나인지라 그 환경에 적응해서 그렇게 살아가 버릴지도. 뭐 그게 나쁘다고 할순 없지만 그냥 철없는 어른을 꿈꿨던 어린시절의 나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나이가 먹어도 꿈을 꿀수 있고 하고싶은게 있으면 도전하며 불안정할지라도 더욱 다채로운 삶을 꿈꿨던 어린 시절의 나에게. 조금 변해버린 조금 재미없는 그런 삶을 사는 내 모습을 이해해줄래? 누가 그러더라 이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나는 아직도 어른같지도 않은데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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