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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내 Aug 04. 2022

치앙마이에서 나의 첫 자취생활을 시작하다니!

해외에서 여자 혼자 임대아파트 자취 생활 시작!

나는 태국에 오자마자 나를 여기 치앙마이로 불러주신 사장님네 집에서 단기로 생활을 하였다. 사장님네에서 생활하는건 편하고 좋았지만 나는 역시 혼자 사는게 좋았다. 사장님은 치앙마이가 치안이 괜찮은 편이지만 그래도 위험하지 않겠느냐고 걱정을 하셨지만 나의 강한 의지로 결국 나는 치앙마이에서 홀로서기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사실 혼자 사는 자취생활은 처음이었다. 해외생활은 일본과 호주에 이어 세번째 홀로 떠난 타지 생활이었지만 일본에서도 호주에서도 룸메이트와 함께하는 동거생활이었으니깐. 그래서 조금 떨리기도 했고 걱정도 되었지만 역시나 설레는 마음이 더 컸다. 처음 자취 생활을 치앙마이에서 시작하다니!


작지만 행복했던 나의 첫 자취방❤️

나의 첫 보금자리는 회사로 걸어다닐수 있는 거리에 있는 임대아파트였다. 말이 임대아파트였지 사실 그냥 비즈니스호텔 같았다. 큰 방 하나에 침대 하나 테레비 한대 작은 냉장고 한대 그리고 작은 화장실이 다였던 작은 호텔방 느낌이었던 이 곳. 자취라고 하기엔 살짝 호텔 장기 체류 느낌이 났지만 그래도 나는 이 공간이 꽤 맘에 들고 마냥 설레었다. 여기에서 내 첫 홀로 생활이 시작된다니! 타지에서 혼자 사는 자취생활이 무섭진 않았느냐고? 전-혀! 


대나무 찰밥 카오람!
대나무를 한결한결 벗겨내면 촉촉한 찰밥이 나온다!

그렇게 나의 치앙마이에서의 홀로서기가 시작되었다. 아침은 늘 사먹는 태국 친구들처럼 출근 전 근처 시장에 들러 간단히 먹을 아침을 사서 출근하곤 했다. 태국인들이 아침식사로 많이 먹는다는 카오람(대나무 찰밥)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침 메뉴중 하나였는데 아침마다 시장에 들러 하나 사서 출근하곤 했다. 고소한 카오람 냄새를 풀풀 풍기며 출근을 하면 사장님과 회사 동료들은 "태국인 다되었네~"라며 웃곤 했다. 대나무 껍질을 사악 벗겨내면 고소하고 달달한 찰밥이 나오는데 아침에 출근해서 까먹는 카오람은 정말이지 꿀맛이었다! 나중에 치앙마이에 가시면 카오람은 꼭 드셔보시길! 달달한 대나무 찰밥인데 간단한 아침식사로 아주 딱이다! 


매일 아침 꼭 먹어야 하는 모닝커피!


조금 아쉬웠던건 매일 아침 먹어야 하는 모닝커피였다. 지금은 이쁘고 좋은 카페가 즐비한 태국 치앙마이지만 내가 살던 그 시절엔 아메리카노 다운 아메리카노를 파는곳을 찾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아침마다 커피가 먹고 싶은날엔 출근 반대방향으로 삥 돌아 팡콘커피에 들러 커피를 사먹곤 했다. 조금 걸어야 했지만 거기서 마시는 커피가 그나마 마실 만했으니깐... 그리고 태국인들은 아메리카노에 설탕을 한바탕 넣어먹는걸 참 좋아했다. 그래서 아메리카노를 아무말없이 시키면 늘 까만 설탕물이 되어 돌아오곤 해서 실망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지. 그래서 항상 아아 주문시 "노슈가 플리즈!"를 늘 외쳤어야 했던 기억이 있다. 거의 매일 아침 출근처럼 출근도장을 찍었던 팡콘커피에서 일하던 태국언니는 아침마다 '노슈가 아메리카노'를 찾는 나를 기억하고는 매일 아침 설탕이 없는 시원한 아아를 타주곤 했다. 하하 내가 자주 오긴 했지? 이른 아침에도 치앙마이는 후덥지근 더웠지만 아침 일찍 출근하는 길이 늘 즐거웠다. 한참 돌아 시장에 들러 카오람을 사오는 순간도 시원한 아아 한잔을 쪽쪽 빨며 출근 하는 순간도! 


회사에 들어온 과일바구니 한가득 집에 가져왔음 ㅋㅋ
매일아침 망고,용과,망고스틴으로 아침식사!


주말에는 맛있는 열대과일로 아침을 맞이하곤 했다. 냉장고에 열대과일을 가득 채워 놓고 맛있는 망고, 망고스틴, 용과 등을 아주 마음껏 먹었다! 매일 아침 뜨는 태양과 함께 따뜻하게 햇살이 비치는 방안에서 맛있게 야금야금 과일을 먹으며 하루를 시작할땐 어찌나 행복했던지! 지금 돌아보면 나는 별거아닌 소소한 즐거움에 참 행복을 느꼈던것 같다. 그리고 참 혼자서도 잘노는 사람이었다. 남들은 친구도 없고 외롭지 않느냐고 묻곤 했지만 나는 아는 친구 하나 없는 낯선 이국땅에서도 하루하루를 참 재밌게도 살았다. 창문을 열면 보이는 낯선 풍경과 달콤한 열대과일이 내 친구였고 오늘은 어디를 가볼까? 하며 새로운곳을 찾아 나섰던 나에게 외로움이나 지루함은 1도 없었으니깐. 


일출이 정말 이뻤던 우리집 뷰❤️


나는 쉬는날이면 매일 매일 집을 나섰다. 매일 새로운 곳을 향해 떠나고 하염없이 걷고 걷고 또걸었다. 치앙마이에서 길가다가 걸어다니는 외국인이 있으면 나일거라고 웃었던 회사 태국 직원들 말처럼 나는 오토바이들이 쌩쌩 달리는 그 거리를 겁도없이 잘도 걸어 다녔다. 너무 걸어서 다리가 퉁퉁 부은날에는 시원하게 마사지를 받고 집으로 돌아와서 뻗곤 했었다. 그리고 돌아와서 쉴곳이 있다는것에 참 감사했다. 달랑 침대 하나뿐인 조촐한 단칸방 같은 내 공간이었지만 이 나만의 공간이 얼마나 큰 안식처이자 쉴곳이었는지! 치앙마이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참 감사하고 소중했다. 물론 이 안락하고 코지한 나만의 공간에 불청객이 찾아올거라고는 생각도 못한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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