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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플 Mar 27. 2021

(L-Life) 편견 없는동화 속 세상

누구나 사랑을 할 수 있다


나는 동성결혼이 합법화가 되어있는 나라에 살고 있다

그리고 나는 선생님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참 어려운 일이다. 

많은 공부가 필요하고, 많은 관찰과 고민들이 이어지는 직업이다. 


취업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들과 책을 읽을 시간이 생겼다. 

우리는 모두 같다 라는 책이었다. 


아이들의 시선에 맞춰져 있는 책이었다. 

당신의 하루가 나와 같지 않아도 우리는 같고, 당신이 다른 나라에서 왔을지라도 우리는 같고,

우리는 조금 다르게 생겼지만 우리는 같고, 당신의 집이 우리 집과 조금 다르더라도 우리는 같다. 


인간의 권리의 대하여 설명을 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책이었다. 

책을 읽던 도중에 멈칫하였던 한 문구가 있었다. 


누구나 결혼을 할 수 있고, 우리의 사랑은 우리가 정하며, 그 어떤 사랑도 부정당할 수 없다. 


아이들은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 이야기의 뜻을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 


조심스레 그 페이지를 읽어 내려갔다. 


그때 한 아이가 손을 들었다. 


코끼리도 결혼을 할 수 있고, 사슴도 결혼을 할 수 있고, 
남자와 남자도 결혼을 할 수 있고, 여자와 여자도 결혼을 할 수 있고,
남자와 여자도 결혼을 할 수 있어요!
 


잠시 말 문이 막혔다. 




이 전에 우리 학생 아이들이 나와 애인의 사진을 본 적이 있다. 


한 아이가 나에게 물었다. 

"선생님 이 사람은 누구예요?"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음... 선생님과 같이 사는 사람이야" 



그 날 오후 상사에게 물었다. 

"내가 레즈비언인걸 아이들에게 밝혀도 되나요?"


"물론이지, 우리는 다양한 성 정체정을 지향해요. 여자 친구라고 말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며칠이 지났다. 


같은 아이가 다시 물어왔다. 

"선생님 이 사람은 누구예요?"


긴장 가득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선생님 여자 친구란다." 


아이의 반응은 간결했다. 

"아~ 이름이 뭐예요?" 



그리고 며칠 뒤, 

아주 예쁜 두 여자가 그려진 그림을 선물 받았다. 


선생님이랑 선생님 여자 친구예요,
선생님 여자 친구는 머리가 짧지만 예쁜 여자예요



교육의 차이 때문 일까? 사회적인 시선의 차이 때문 일까? 


유치원에서 내가 동성애자라는 것을 숨기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놀랐고

또 그것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아이들에게도 놀랐다. 





편견이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아이들에게 편견 없는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 


누군가는 내 글을 보며 경악을 할지도 모르겠다. 

내 아이는 저런 선생 밑에서 교육받게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법을 가르친다고 하여, 아이들이 동성애자가 되지 않는다. 

만약 그렇다면,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동성애자 국가가 되었어야 하지 않을까? 





모두가 편견 없는 세상 속에 살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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