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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써니 Jan 28. 2024

나는 감히 행복해 질 것이다.

재미를 포기하지 않았으니까

최근에 직장 관련 친목 모임에 나갔다. 요즘 왜 이리 사는 게 재미가 없고 무기력하고 만사 귀찮다는 나의 말에 직원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우리가 뭐 재미로 사나?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니 편한가 보네"


그 말을 듣고 말문이 막혔다. 재미로 사는 거 아니었나? 왜 행복을 포기해야 하지?


한편으로는 내가 과한 욕심을 부리고 있는 건가 싶기도 했다. 가족도 중요하고 일도 중요하고 취미도 중요하니 세 가지를 다 잡겠다고 발버둥 치며 마음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 슬퍼하고 있으니., 그 와중에 잘 쉬고 싶은 욕심까지...


그렇다면 우선순위를 매기고 포기할 것은 과감히 버려야 하는데 무엇을 줄여야 내가 덜 슬플지 잘 모르겠다.


현재는 일과 사춘기 자녀에 올인하는 형국인데 단짠단짠 맛처럼 행복과 고통이 교차하는 가운데 행복이 좀 더 많기는 하지만 한편으로 마음이 공허하다. 사실 일, 자녀 중 하나라도 잘되면 대박인데 나는 왜 이리 욕심이 많은 건지. 그리고 지금 생활은 심사숙고해서 내가 원해서 선택한 것이다. 지금 생활만 잘 유지해도 칭찬할만하고 스스로에게 만족스러워해야 마땅하다.


사실 이 두 개도 벅찰 때가 많다. 원하는 대로 다 되었는데 왜 마음이 허전할까? 아이와 함께 있는 것이 행복하고 나 또한 혼자 있는 것을 즐기는 성격 이라 약속도 피하고 취미생활도 못하고 있는데 나만의 즐길 거리가 부족해서 이러는 걸까?


이상하게 내가 복에 겨워서 이러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그럴수록 마음이 더욱 괴로워진다. 어쩌면 내가 행복의 기준을 너무 높게 세우고 있는 것일까? 인생은 단맛, 쓴맛, 심심한 맛, 알 수 없는 맛 등 다양한 맛이 버무려져 있는 것이 당연한 건데. . 무의식중에 단맛만 보려고 욕심내는 것일까?


아니면 아직은 삶의 재미를 포기하지 않고 좌충우돌하며 어떻게든 발버둥 치는 나 자신을 칭찬해야 할까? 어찌 되었든 정체되지 않고 어디로든 나아가려고 하니 말이다.


공허함을 현일에 안주하지 않고 어딘가로 향하는 발판으로 삼는다면 여러 시행착오 끝에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삶을 찾아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오랜만에 글을 쓰니 기분이 좋아진다. 아무리 바빠도 꾸준히 글을 써봐야겠다. 그간 글쓰기를 못해서 허전했을까? 최근 읽고 있는 책 '마음 지구력' 표지에 '우리는 감히, 행복해질 것이다.'라는 문구가 있었다. 그래 나도 감히 행복해질 것이다. 왜냐고? 나는 아직 재미있는 삶을 포기하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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