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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써니 Jan 30. 2024

오늘은 언젠가 그러워 할 추억

최근에 공허하다더니 어쩌니 하는 글을 쓰고 나니 이상하게 마음이 덜 괴로워졌다. 이번 일로 사람이 별 이유 없이 이렇게나 허전할 수 있구나 하는 경험도 했다.

윤홍근 정신과 의사의 '마음 지구력' 책을 읽으며 내가 잘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나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나의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고 왜 그럴까 고민하며 나름 셀프 치료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음이 힘든 이유를 찾지는 못해도 나의 감정을 알아봐 주고 인정했던 것이 해결이 실마리임을 깨닫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에 대한 공감이며, 공감이 힘들다면 인정이라도 해주어야 한다.

내가 생각해도 내가 미친년인가 싶을 때 '그럴 수 있는 거야. 그게 인간다운 거지 뭐 ~ 겉으로는 다들 멀쩡해 보이지만 비슷하게 느끼는 사람도 많을걸'이라며 스스로를 다독여 주는 것, 그것이 해결의 실마리이며 어쩌면 해결의 전부일지도 모른다.

요즘 넷플릭스 시리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 푹 빠져있다. 중년의 희도가 과거를 회상하는 구조인데, 나의 시대와 겹쳐 삐삐 같은 물건들을 보면서 평소에 거의 떠올리지 않는 나의 학창 시절을 추억한다. 

드라마 대사에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지만 그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라며 따뜻한 추억이 현재를 살게 한다는 메시지에 마음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정신없이 지나가는 오늘 하루도 지나고 보면 언젠가 사무치게 그리워할 추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하루하루가 애틋하다. 

또한 힘든 일도 드라마 속 에피소드라고 생각하며 조금 멀리서 바라보고 주인공처럼 털고 일어나자고 생각하면 나를 눌렀던 무게가 좀 가벼워진다.

인생의 의미나 나의 존재의 이유 같은 어려운 것은 잘 모르겠지만,  오늘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눈 맞춤과 미소, 따뜻한 햇살, 재미있는 드라마, 맛있는 음식 등 세상이 나에게 벅차게 준 것들을 감사하게 즐겨야겠다.

 그리고 언제든지 추억 속에서 꺼내 볼 수 있도록 마음속 깊이 간직해야겠다. 

그게 내가 태어난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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