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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써니 Sep 16. 2024

흐릿해도 괜찮아

정답은 없으니

6일의 연휴 중 3일이 지났다.  6일 동안 푹 쉬어야지,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내 삶을 되돌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 시험 때문에 이른 추석을 보내며 친정과 시댁 부모님을 만나고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시댁에 가서 아이 시험공부 때문에 스카나 카페를 따라다니며 "흐릿한 나를 견디는 법"이라는 책을 보았다.  만화 형식의 책인데 읽으면서 큰 위로를 받았다.


혼란스러워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도 다 괜찮을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그것도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므로....


 어쩌면 그 동력 때문에 이렇게 책도 읽고 글을 쓸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내가 피하고 싶은 부정적인 감정들은 쓸모가 있는 어쩌면 긍정 감정만큼 소중한 것인지도 모른다.

어떻게 항상 행복하게 살 수 있겠는가

그것에 크게 부족할 것 없어 보이는 내가  완전한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자책과 죄책감도 있는 것이 아닐까


부모로 부터 정서적 독립을 '죄책감'에서 그걸 해넨 '자존감'으로 변화시켰듯
 안정적이지 않은 나의 정신상태도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나의 존재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영양분 같은 것...


나의 어두운 부분을 인정하고 쓸모를 받아들이며 그것에 좀 더 편안해진다면 나의 밝은 부분, 소중한 것들을 다시 돌아보고 음미할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이 더 커지지 않을까


어두운 것에서 도망가서 밝은 곳으로 가려는 것을 포기함으로써 더 밝은 곳으로 옮겨지는....

 단지 머물며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더 가져보자.

나의 마음을 어떻게 뜯어고치려는 노력이 아니라 그냥 들여다봐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유 없이 불안하고 우울해도 괜찮아.
 이유 없이 행복할 때도 있으니..
  
 조금 가벼워지자.
 오늘의 삶도 죽기 전에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는 한 컷에 불과하니..
 힘을 빼자.

하루하루는 신기하고 다양한 자극으로 가득하다.
 단지 익숙해져서 못 느낄 뿐.


인도 여행을 수시로 하는 사람에게 가장 부러운 사람이 누구냐고 했을 때  '처음 인도를 온 사람'이라고 대답한 것은 기억할 만한다.

즉 자극이 주는 행복은 본능적이지만 모든 자극은 무뎌지므로
 (예전에 전 세계 여행을 몇 년 하고 하고 싶은 일이 없어 자신의 시간을 젊은 사람에게 주고 싶다고 말한 퇴직자처럼)


큰 자극은 사소한 자극을 못 느끼게 만드는 부작용까지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일상의 소소한 행복의 자극을 발견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알면서도 쉽지 않으니 그렇지 못하는 면까지 끌어안으며  절약된 에너지로 삶의 공간을 만들어보려 한다.

그 공간으로 무엇을 할지는 나도 모르지만,

나의 마음이 끌리는 데로 무엇인가를 한다면 그것은 또  나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할 테니...


 꼭 쓸모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마음을 버리자.
 생계를 위해서 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나의 마음을 따라가며 나의 색깔을 취향을 만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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