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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써니 Oct 03. 2024

넘어졌지만 다시

같은 일상이지만 더 감사한 마음으로

카페에 왔다.

공간이 넓고 인테리어도 이쁘고 음악도 잔잔한 클래식이라 마음이 안정된다.

긴장된 근육과 마음을 이완시켜 본다.


요즘 책 두 권을 번갈아 보고 있다.

하나는 불안이 나를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주리라/임이랑이고 다른 하나는 코어 마인드 /지나영 이다.

 

첫 번째 책은 작가의 내면에 대한 관찰력과 표현력이 좋은 반면 제목과는 달리 작가의 어두운 분위기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다른 하나는 여러 어려움을 겪었던 지나영 박사지만  극복할 수 있는  마음의 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의 경험을 활용하여 정신과 의사답게 전문적이다.


사람의 마음에는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이 있는데 첫 번째 책은 나의 어두운 면을 공감받는 책이라면 두 번째 책은 나를 더 밝은 곳으로 이끌어주는 책이다.


내가 언젠가 책을 또 쓴다면  밝은 곳으로 나아가는 글을 쓰고 싶다.


사는 것은 '균형잡기'인데 외부적 요인과(수시로 일어나는 각종 사건들) 내부적 요인(부정적인 것에 집중하는 사고 오류, 모순되는 것을 모두 원하는 욕심)으로 인해 수시로 흔들리고 넘어진다.


나이 들고 경험이 쌓여서 지혜가 생겨도 넘어지는 횟수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단지 넘어진 후 회복하는 시간이 단축되어 빨리 일어설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살아가면서 수시로 정신줄을 놓는 나 자신을 원망했었는데 이 글을 읽으니 그래도 회복하는 시간은 줄어들고 있는 것 같아서 위로를 받았다.


최근에도 크게 넘어졌다. 이번에는 외부적인 요인이라고 볼 수 있는데  지금은 많이 진정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휴일이 많아서 회복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서 다행이다.  넘어지기 전보다 조금 더 성숙해진 나 자신을 발견하다.


예전에 독서모임에서 금융회사를 다니던 분이 창밖을 보는데  뛰어내릴 것 같은 충동을 느껴서 바로 다음날 사표를 썼다는 말이 생각났다. 50대 가장인데 부인에게 상의할 겨를도 없이 저지른 일이라고 한다. 부인은 최소한 자신에게 미리 상의는 했어야 하지 않냐며 원망했다고 한다.


나도 잠깐이지만  버티는 시간을 보내면서 이 상태가 유지된다면  살기 위해 무슨 일이라도 저지를 것 같은 생각이 들면서 그분 마음이 이해되었다.


 이삼십대도 번아웃 등으로 좋은 직장을 박차고 나오는 등 세상의 시각에서는 의외의 행동을 하게 되는데  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나약한 것이 아닐까 하는 자책까지 더해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사람들이 비난을 해도 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자신을 보호하는 용기를 낸 거라고 스스로를 지지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지금은 카페에 와서 딸은 중간고사 준비를 하고 나는 글을 쓰고 있다. 최근 정신없어서 요가를 근 이주 못 갔는데 내일부터는 요가도 가고 감사한 마음으로 삶을 이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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