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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덴스 Jul 07. 2020

내가 낀 색안경을 벗어라

"오만과 편견" 서평과 북토크

<오만과 편견> 서평


사람들은 행복을 소유하길 원한다. 여기서 행복하길 원한다고 말하지 않고, '소유'하기 원한다고 말한 이유는 행복을 가치와 마음/심리의 관점이 아니라 물질과 신분의 관점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가치와 마음으로 행복하고자 하는 사람은 행복을 추구한다.

그러나 행복을 욕망의 수단을 여기는 사람들은 행복을 소유한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은 흔히들 구혼소설, 가정소설이라 한다. 말그대로 젊은이들이 서로 만나서 호감을 갖고 청혼을 하는 과정속에서 사람의 내면과 당시의 풍속을 잘 그려낸 작품이다. 이 소설의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하트포드셔의 작은 마을에는 중산층의 베셋 집안 사람들이 살았다. 베넷 가에는 다섯 자매가 있었고, 이들 중 첫째인 25살의 제인과 둘째인 엘리자베스가 결혼 정년기에 들어섰다. 그리고 막내 리디아는  이제 15살밖게 되지 않는다. 하트포드셔에 잉글랜드 북부 출신의 재력가인 빙리와 그 일가가 오게 된다. 그의 친구 다아시 역시 펨벌가의 재산과 높은 신분을 자랑했다. 한편, 베넷 가는 한정 상속으로 인해 베넷 사후에는 재산이 친척인 콜린스 목사에게 양도된다. 콜린스는 이 일가에 대한 예우로 베넷의 자녀들 중 결혼을 고려하지만 엘리자베스의 친구인 샬럿 루카스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제인은 이미 빙리와 열매 중이었고, 엘리자베스는 정략결혼(?) 같은 길을 걷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샬럿은 콜린스를 연모하지는 안았지만, 오로지 실용성만을 생각하여 지극히 현실적인 선택을 취한다.


독자들은 소설을 읽을 때, 결혼에 이르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감정과 사회적인 메커니즘에 주로 주목하게 된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책의 제목인 "오만과 편견"이라는 심리학적 언어는 결혼 모티브를 의미를 한층 깊은 수준으로 도달하게 한다.  가령, 엘리자베스는 편견에 사로잡혀 다아시라는 인물을 오해하고, 그를 극도로 혐오한다. 다아시는 태생적으로 모든 것을 다 갖추었기 때문인지 스스로를 높이 평가하는데 익숙한 인물이었다. 그의 오만은 그의 친구 빙리와 제인의 사랑까지도 판단하는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이 소설은 등장인물들을 통해 행복을 욕망과 욕구의 수단으로 삼는 사람의 심리를 풍자한다. 대표적인 인물로 샬럿과 베넷 부인이다. 그들은 결혼을 행복을 이뤄가는 하나의 과정으로서 사회적인 제도로 보는 것이 아니라 결혼이라는 제도는 여성이 합법적으로 신분상승을 할 수 있는 탈출구이자 현실의 안전을 위한 수단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보다 주인공인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를 통해 스스로 흠없고,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두 사람이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성숙한 인간으로서의 변화되는 과정을 소개한다. 사리판단이 확실하고, 그 누구보다 분별력있는 엘리자베스는 위컴이라는 장교의 말에 의해 다아시를 오해하는 편견의 덫에 걸린다. 반대로 다아시는 나같은 사람이 청혼하면 어느 여성이라도 거절하지 못할 것이라는 오만한 생각속에 엘리자베스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그녀에게 단번에 거절당하게 된다. 이후 다아시와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스스로 편견과 오만에 사로잡힌 것을 깨닫게 되면서, 둘은 이해와 사랑, 그리고 존경으로 인연을 맺어간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때, 비로소 행복함이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행복은 편견과 오만에서 벗어날 때,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이다. 

하지만 행복을 수단으로 삼지 않고, 행복을 추구할 때, 행복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낀 색안경과 같은 편견과 오만조차도 벗겨버리는 힘이 있다. 




"허영은 진짜 결점입니다. 그러나 오만은.... 진정으로 뛰어난 지성의 소유자라면 늘 그것을 잘 통제하기 마련이고, 그건 오만이라기보다 자긍심이라고 헤야겠지요..."(84)



독서토론 질문들


이 책의 서두에 엘리자베스는 다아시를 만나고 그에 대한 평가를 한 단어로 표현합니다. ‘오만함’ 이 책의 제목의 일부이자 다아시라는 인물을 성격을 잘 드러내는 표현입니다. 똑똑한 메리가 엘리자베스의 그 말을 받고 아래와 같이 말하는데요. 오만함과 허영은 어떤 사람들에게 잘 나타난다고 생각하나요? 그 원인에 대해 함께 생각해봅시다. 나아가 오만이 개인과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주고,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도 함께 나누어 보아요.
                        

“오만은 내가 보기에는 가장 흔한 결함이야.” 
“내가 지금까지 읽은 바로 미루어 볼 때, 오만이란 실제로 아주 일반적이라는 것, 인간 본성을 오만에 기울어지기 쉽다는 것, 실재건 상상이건 자신이 지닌 이런저런 자질에 대한 자만심을 품고 있지 않은 사람은 우리들 가운데 거의 없다는 것이 확실해.
허영과 오만은 종종 동의어로 쓰이긴 하지만 그 뜻은 달라.
허영심이 강하지 않더라도 오만할 수 있지. 오만은 우리 스스로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와 더 관련이 있고, 허영은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것과 더 관계되거든.




   이 책에서는 네 커플의 러브 스토리가 각각 나옵니다. 콜린스는 엘리자베스에게 청혼을 하였지만, 완곡한 거절을 당하게 되고, 이내 샬롯은 사랑보다는 안전한 결혼 생활을 보장받기 위한 선택을 합니다. 리디아는 충동적이고 열정적인 사랑만으로 위컴과 도주하여 무모한 결혼을 이루고야 말죠. 그리고 빙리와 제인은 조심스럽게 주변사람들의 조언을 따라 신중한 사랑을 이루고,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는 오만과 편견으로 서로를 미워하였지만, 모든 오해가 풀리면서 그 누구보다 서로를 신뢰하는 사랑을 이룹니다. 당신은 각각의 사랑의 방식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였나요? 당신이 꿈꾸는 사랑은 무엇인가요? 




이 책의 제목은 <오만과 편견>입니다. 다아시의 오만함과 엘리자베스의 편견이 사람을 오해하게 만들지만, 그 오만함과 편견이 벗겨졌을 때, 사람의 가치를 바르게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을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다아시의 고백을 보면, 당시 부유한 자들이 가지고 있는 오만한 모습이 적날하게 드러나지요. 그 오만함은 단지 그가 남성이기 때문에 생겼다기보다 권력으로부터 생겼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한편 엘리자베스는 똑똑하고 관찰력이 뛰어났지만, 신중하지 못한 탓에 색안경을 끼고 다아시를 보게 됩니다. 저자가 이 책의 제목을 <오만과 편견>이라 하며 남녀의 사랑이라는 소재로 스토리를 구성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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