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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울 May 14. 2020

뉴욕 여행 중 만난 고마운 인연들

#1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만난 동지


새로움과 다양함을 찾아 떠난 뉴욕 여행이니만큼 참 다양한 인연들을 만났다.

공항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눈 남매를 센트럴파크를 거닐다 다시 만나기도 하고 대뜸 내 앞에서 가라테를 보여주다가 내가 한국인이라고 말하자 태권도를 휘황찬란하게 보여주던 아저씨, 굉장히 정확한 발음으로 '안녕하세요.' 라며 말을 걸던 흑인 할아버지, 메트로 폴리탄 박물관 앞에서 내게 한국 노래를 안다며 색소폰으로 총 맞은 것처럼을 연주해 주던 아저씨 까지..


그중 특별하게 인연이 닿았던 참 고마운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뉴욕 여행을 떠나는 첫날에, 엄마가 홀로 떠나는 딸이 아무래도 걱정이 됐는지 인천공항까지 배웅을 해주셨다.

(참고로 집에서 인천공항은 왕복 8시간의 거리이다.)

인천공항에서 아듀 김치찌개를 먹고, 엄마 덕분에 감사한 마음으로 기분 좋게 여행을 시작했지만

뉴욕까지의 여정은 아직 갈길이 멀기만 했다.


당시 나는 '비행기와 숙소에서 비용을 무조건 줄이고 남는 돈으로 공연을 하나 더 보자!'라는 생각으로 12시간의 중국 환승여러 명이 한 방을 쓰는 도미토리룸을 선택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선택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그렇게 중국 베이징 공항에 도착하여 환승 줄에서 만난 인연으로 북경 여행을 하게 되었다.

나는 뉴욕행, 언니는 런던행이었는데 아이러니하게 그때 나는 영국 국기가 프린팅 되어 있고 'LONDON'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알고는 서로 웃으며 반갑게 이야기를 나눠보니 우리의 일정이 정말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이었고 환승시간, 다음날 비행시간까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같이 호텔에 가도 좋다는 언니의 제안에 잠시 고민했지만 이것도 인연이려니 하는 직감을 따라갔다.

그렇게 환승 동지 언니와 나는 북경의 밤거리를 쏘 아다니며 간식을 사 먹고 허름해 보이지만 맛있는 냄새가 나는 식당에 들어가 만두와 볶음밥, 토마토 스크램블을 시켜 밥을 먹었다.

가게 주인의 태도가 꽤 불친절했지만 우린 그것마저 좋다며 실실 웃었다.





호텔은 복잡한 북경의 중심을 벗어나 너무나 현지스러운 곳에 위치하고 있었고 동네 사람들은 하나같이 티셔츠를 올려 배를 깐 상태로 늦은 시간까지 거리를 매우며 담소를 나눴다

북경은 2번째 방문이었지만 여행으로서 방문한 북경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씻고는 꼬르륵 잠에 들었고 새벽 4시에 부랴부랴 체크아웃을 했다.

그러나 호텔을 나온 순간, 시간을 잘 못 보고 늦잠을 자버린 줄 만 알았다.

밖은 생각보다 밝았고 어린아이, 노인 할 거 없이 많은 사람들이 아침을 먹으며 활기차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우리는 어메이징 차이나라며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공항으로 향했다.


중국에서 만난 인연은 각자의 목적지에 도착하여 여행 내내 서로의 사진과 과정을 공유하고 계속 안부를 물었다. 언니는 런던의 시간에서 나는 뉴욕의 시간에서 용기를 내어 추억을 만드는 서로를 응원하고 있었다.

여행의 시작 전부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준 언니에게 아직도 너무나 감사하다.





그렇게 은혜로운 환승 동지 언니와 헤어진 후 홀가분한 마음으로 뉴욕행 비행기에 올랐고

생애 첫 장거리 비행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엄청난 소음과 식은땀이 흐르는 억 겹의 시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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