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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hoon Shim Sep 15. 2020

심재훈 외국 변호사(듣는)협상가와 (읽는)협상가 차이!

마치 양손잡이 (ambidextrous)선수처럼 (듣고 읽는 협상 내공)

심재훈 외국 변호사 - (듣는) 협상가와 (읽는) 협상가의 차이!

인공지능 AI가 협상에 임할 때 (읽는 형) 협상가에 더 강할까 아니면 (듣는 형) 협상가에 더 강할까? 

(정답은 맨 아래 사진 옆에..)


이 글을 읽는 오늘 당장, 회사에서 내가 매일 보고하는 대상인 부장님 또는 팀장님 또는 사장님이 (듣는 형 인간)인지 (읽는 형 인간)인지 한번 생각해 보자. 


(듣는 형 인간)의 특징은, 

부하직원이 (이메일로 아무리 자세하게 써서 보고) 해도 또는 (A4용지에 깔끔하고 읽기 좋게 보고 사항을 요약)해서 검은색 결재판에 잘 넣어서 책상에 올려 드려도, 그것들을 읽고 결정할 때, 꼭 작성자인 부하직원을 굳이 부른다. 


부장님: "여기 자세히 썼는데, 뭐라고 썼는지 잘 모르겠고, 일단 나에게 여기 쓴 내용을 간단하게 설명해봐"

나: "아, 예... 그러니까..."


그래서 부하직원은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어차피 보고서를 아무리 잘 써도, 결국 불려 와서 항상 구두 보고 해야 하는구나. 앞으로 문서 보고서 쓸 때는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시간 낭비하지 말고 그냥 아주 간단하게만 쓰고, 구두 보고에 집중해야겠다'라고 판단하게 된다.  


반대로, (읽는 형 인간)의 특징은, 

부하직원이 부장님 방에 찾아와서 (아무리 설명하고 구두보고)를 해도


부장님: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고, 일단 나에게 A4용지 한 장에 깔끔하게 요약해서 보고서 올려봐"

나: "아, 예... 그럼, 좀 전에 설명드렸던 것들을 다시 글로 써서 서면 보고로 올리겠습니다.."


그래서 부하직원은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어차피 구두 보고해 봤자 내 입만 아프네. 앞으로 구두 보고로 시간 낭비하지 말고 서면 보고에 집중해야겠다'라고 판단하게 된다.  


참고로, 필자는 (듣는 형 인간)에 더 가깝다. 필자의 부하 직원들이 필자의 방으로 와서 몇 마디로 설명하면 될걸 굳이 장시간 보고서 형식으로 써서 또는 종이로 출력해서 필자에게 서면 보고하는 것으로 시간 낭비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필자가 (듣는 형 인간)인 또 다른 이유는, 미국 로스쿨 J.D. (Juris Doctor) 과정 3년 동안 토론식 강의로 훈련을 받다 보니, 혼자서 열심히 서면을 보는 것보다는, 상대방과의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결론에 이르는 과정과 절차를 훨씬 선호하게 되었다. 부하직원이 필자에게 구두로 보고할 때 궁금한 것은 바로바로 현장에서 물어보고 서로 크로스 체킹 (cross-checking)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생산적이라고 느끼고 있다.


(듣는 형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필자가 앞선 글 (스토리텔링 기법 - 협상의 마법!)에서 설명했던 "행동"으로 표현하는 스토리텔링의 장점과 맥을 같이 한다. 부하직원이 구두 보고할 때, 그 구두 보고의 내용은 물론이고 필자 앞에서 보고하고 있는 부하 직원의 표정, 자신감, 또는 머뭇거림이나 난처해하는 모습 등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보고 사안에 대한 의사 결정자로서 "진행할지 말지" 또는 어떻게 의사 결정을 할지를 판단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이 협상의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다면, 본인이 (읽는 형 인간)인지 (듣는 형 인간)인지를 진지하게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본인이 (읽는 형 인간)이라면, 대면 (face to face) 협상을 전략적으로 최소화하고 주로 이메일 또는 메신저로 협상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반대로 본인이 (듣는 형 인간)이라면,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는 라운드에서는 무조건 대면 (face to face) 협상 또는 화상 협상을 고집해야 한다.


간혹, 필자와 같은 (듣는 형 인간)을 넘어서서, (듣는 형 인간)이면서 동시에 (읽는 형 인간)인 완벽한 협상가를 만날 때가 있다. 마치 야구에서 타석에 들어가 보니, 상대방 투수가 우완 투수도 될 수 있고 동시에 좌완 투수도 될 수 있는 완벽한 양손잡이 (ambidextrous) 선수일 때 느끼는 긴장감처럼, (듣고 읽는 협상 내공)이 매우 높은 협상 전문가를 만나면 정말 그 또는 그녀를 연구하고 싶어 질 때가 많다.


총명 (聰明)이란 단어가 있다. 


- 총(聰)은 (듣는 형 인간)에 해당한다. 총(聰)의 사전적 의미는 "귀가 밝다" 또는 "집중해서 잘 듣는다"에 해당한다. 


- 명(明)은 (읽는 형 인간)에 해당한다. 명(明)의 사전적 의미는 "시각적으로 밝다" 또는 "명료하게 드러내 나타난다"에 해당한다.


그런데 단일 단어인 (총)과 (명)이 합쳐져서 (총명)이란 합성어가 되면 "영리하고 재주가 있다"는 의미로 업그레이 된다. (총명)을 한-영 사전에서는 brilliant, intelligent, wise 등으로 설명한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인 지금, 협상 상대방 측에서 협상 전문가랍시고 인공지능 AI를 협상 테이블에 내보낼 시대가 곧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 AI가 협상에 임할 때 (읽는 형) 협상가에 더 강할까 아니면 (듣는 형) 협상가에 더 강할까?


필자의 소견으로는, 인공지능 AI 협상가는, 알파고가 이세돌을 바둑에서 압승하듯이, 서면 협상에서는 (읽는 형) 인간 협상가를 압도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대면 (face to face)으로 하는 구두 협상에서 인공지능 AI가 인간 목소리의 섬세한 감정 차이와 느낌을 이해할까?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듣는 형) 인간 협상가의 경우에는 한번 대결해볼 만하지 않을까? 

2012년 (이화여자 대학교 법학 전문 대학원)에 초대받아 이대 로스쿨 1, 2, 3학년 모두에게 (지재권 + 엔터테인먼트) 외국 변호사 경험공유, (듣는 형 인간)이라 토론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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