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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림동동 Jun 03. 2024

보험 없이 살 수 있을까?

보험 때문에 화 난 이야기 2

  하지만 아무래도 나는 보험으로 혜택 볼 팔자가 아닌가 보다. 몇주 전에 문자가 와서 보니 다음 달부터 실손보험료가 오른다는 내용이었다. ‘오른다고?’ 내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그도 그럴 것이 75,000원에서 125,000원으로 50% 넘게 오른 게 불과 3년 전이었다. 그때 잡았던 뒷목이 겨우 풀릴 만하니까 다시 3만 원 올라 다음 달부터는 155,000원이 된다는 거였다. 155,000원이면 최초 보험료 75,000원의 2배가 넘는 돈이었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면 보험료가 오른다 해도 2배로 오르는 건 너무하다 싶었다. 그것도 지난 12년간은 75,000원으로 쭉 조용하다가 최근 3년간 이렇게 급하게 오르는 거였다. 도대체 이유가 뭔지 알고나 싶어 보험사에 전화를 걸었다.


   그럼 그렇지. 보험사의 대답은 예상대로 아무런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보험사 측 말로는 보험 쇼핑족들과 병원의 과잉 진료 때문에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높아져서 그렇다는 거였다. 그러면서 지금 내 보험은 1세대 실손으로 보장 내용이 좋으니 될 수 있으면 4세대 실손으로 전환하지 말고 그대로 유지하라고 크게 생각해 주듯 덧붙였다. 아니, 나라고 보장 내용이 더 좋다는 보험을 그보다 덜한 상품으로 갈아타고 싶을까? 하지만 이런 식이면 앞으로도 계속 보험료가 오를 텐데 그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최악의 경우 남편은 곧 퇴직해서 벌이가 없는 상황에서도 실손보험료만 몇십만 원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었다.


  ‘차라리 보험을 해지해 버릴까?’ 처음으로 보험 해약 여부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매달 보험금을 내느니 차라리 그 돈을 통장에 넣고 의료비로 쓴다면 그게 더 나을 것 같았다. 알고보니 의외로 ‘보험료가 아까워서’, ‘보험사를 믿을 수가 없어서’, ‘지역의료가입자라 건강보험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벅차서’ 등등의 이유로 보험 없이 사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그렇지 않으면 보험사에서 말리기는 하지만 4세대 실손으로 전환하는 수도 있었다. 어느 쪽으로든 결정하기 전에 우선 내가 가지고 있는 보험 내용을 한번 살펴봐야겠다 싶었다. 그렇게 해서 15년 만에 나는 실손보험 증서를 펴고 꼼꼼히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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