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크림동동 Oct 24. 2024

읽히지 않는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

이런 글은 쓰고 싶지 않았지만 힘이 빠져 끄적여 본다.   

  

  며칠 전에 일주일 동안 공들여 쓴 글을 브런치에 올렸는데 오늘 조회 수가 3이다. 첫날에도 조회 수는 고작 21이었다. 사람 마음이 간사한 것이 브런치 작가에 막 입문했을 때는 누군가 내 글을 읽어준다는 사실만으로 고마웠는데, 이제는 조회 수에 일희일비하고 있다. 그런 마음이 벌을 받는 것일까? 이번 글뿐만이 아니라 요즘은 대체로 올리는 글마다 미적지근한 반응이다. 이쯤 되면 별별 생각이 다 들게 된다.   

   

  ‘새 글이 자주 안 올라와서 그런 걸까?’

  ‘중구난방 이것저것, 내 브런치 글의 주제가 일정하지 않아서 그런 걸까?’     


그렇게 생각이 떠돌다가 결국은,      


  ‘내 글이 그렇게 재미없는 걸까?’     


하는, 가장 두려운 의문에 도달하게 된다.      


  정말 그렇다는 대답을 들을까 봐 주변 사람에게 피드백을 묻지도 못한다.     


  나는 글을 ‘낳는’ 스타일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글 한 편 완성하는데 너무 힘이 든다는 말이다. 모든 글 쓰는 이들이 똑같이 생각하겠지만, 언제나 내 고통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법이다. 세상에서 나만 힘들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쉽게 글을 쓰는 것 같다. 그래서 매주, 심지어 매일 글을 올리는 브런치 작가님들을 보면 부럽다 못해 궁금하다. 어떻게 저런 속도가 나올까? 글 한 편에도 끙끙거리는 나 자신을 보면 한심하다 못해 어떤 때는 좌절감까지 들 지경이다. 어쩌면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된 건 사실 운이 좋았을 뿐이고 실제로는 글솜씨가 없는 게 아닐까? 이런 생각까지 들 때면 글쓰기고 뭐고 다 그만두고 싶다. 솔직히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글쓰기로 되돌아오게 된다. 희한하다. 무엇이 나를 다시 글쓰기로 잡아끄는 걸까? 어쩌면 내가 타고나길 수다쟁이로 태어났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내 마음속에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부글거리는 기분이 있다. 내가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걸 나누고 싶은 욕망이 있다. 이야기할 사람이 없으면 글로라도 풀어내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러니 쓸 수밖에 없다. 들어주는 이 없고, 읽어주는 사람 없어도 내 생각을 남기고 싶다. 그래서 형편없는 글솜씨여도 다시 쓰고 또 쓰게 된다.      


  더 사랑하는 쪽이 지는 쪽이라고 하던데, 글과 내가 줄다리기 중이라면 내가 더 사랑하는 쪽인가 보다.    

 


작가의 이전글 싱가포르에서 생긴 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