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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여니맘 May 03. 2023

이런 정책으로 '애 많이 낳아라?'

‘네쌍둥이’ 경사도 잠시… 산후도우미 지원자 없어, 한달간 발동동'-매일경제

(‘네쌍둥이’ 경사도 잠시…산후도우미 지원자 없어, 한달간 발동동 (daum.net)


오늘 아침(5.2)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기사다. 기사 내용도, 정부 정책도 납득이 가지 않아 한참을 헤매며 읽었다.


최근 대부분의 출산 가정에서 일정 기간 산후관리사 도움으로 산후조리와 육아를 한다.  2023년 5월 현재 대부분의 산모에게 산모신생아건강관리사(산후관리사, 산후도우미)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산후관리사 도움 받기가 사실상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럼에도 뉴스 속 출산 가정은 일을 해주겠다는 산후관리사가 없어서 한달 간 발을 동동 구르다 겨우 구했다는 내용이다.


네쌍둥이라서? 물론 그럴 수도 있겠다. 산후관리사 입장에서 첫째아가 가장 쉬운 것은 사실이다. 반대로 쌍둥이는 힘들다. 그런데 네쌍둥이다. 당연히 꺼려질 수도 있겠다. 그런데 산후관리사로서 단언하건데, 100% 부실한 출산정책 때문이다.


관련 누리집 화면 캡쳐(2023.5.3)



뉴스는 출산장려책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는 산모신생아 지원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거의 하고 있지 않다. 아마도 출산으로 지원을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뉴스를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간단하게라도 설명하면.


'소득(소득 정도와 맞벌이냐 홑벌이냐 등), 출산 유형(초산, 경산 등), 산모 상황(일반적인 산모인가, 장애나 차명적인 질병이 있는가 혹은 청소년인가 등), 아기 상태(단태아인가 쌍둥이, 삼둥이 혹은 그 이상인가 등)'에 따라 지원 금액과 기간이 다르다.


100% 공짜는 아니다. 자기 부담금이 있다. 첫째아는 1주~3주, 둘째아 이상은 2주~4주. 쌍둥이는 2~4주, 삼둥이 이상은 3주~5주 동안(1주 5일 기준), 쌍둥이는 셋째아에 해당하는 4주까지, 삼등이 이상은 셋째아보다 1주, 즉 5일 더 지원된다. 인력은 단태아의 경우 기본적으로 1명, 쌍둥이는 1명 혹은 2명(산모가 선택). 삼둥이부터는 2명의 인력에 대한 이용금 일부가 지원된다. (아래 표 참고. 보다 자세한 것은 해당 누리집 참고)


오늘 말하고 싶은 것은 이와 같은 정책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 이처럼 세심하지 못한 정책이 출산 장려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 즉 이런 정책으로는 출산율이 결코 높아질 수 없다는 것이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단태아의 경우 기본적으로 1명 출산에 1명의 인력 지원을 해준다. 그렇다면 뉴스 속 출산 가정처럼 네 명의 아이를 출산, 즉 네쌍둥이라면 4명의 인력 보조를 해주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계산은 유치원생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계산이다.


그런데 이 쉬운 계산조차 아예 무시해 버리고 삼둥이 이상은 2명의 인력에 대한 정부지원을 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관련 누리집 화면 캡쳐(2023.5,3)




오랫동안 산후관리사를 해온 사람으로서 한마디 하면, 쌍둥이부터는 오히려 지원을 더 늘려야 한다. 단태아 1명을 돌볼 때 감당해야 하는 것이 2라고 치자. 그렇다면 쌍둥이는 2명이니 4가 될까? 전혀 아니다. 5 이상이 될 수도 있다. 물론 3이 될 수도 있지만 내 경험 상, 그리고 쌍둥이를 케어해본 관리사님들이나 쌍둥이 부모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3일 가능성은 아마도 없다.


그렇다면 삼둥이 사둥이는 어떨까? 결론은 불 보듯 뻔하다. 낮에는 산후관리사가 보조해준다. 그런데 밤에는? 신생아들은 밤낮없이 먹는다. 그런 신생아 4명을 산모 혹은 부부가 케어해야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먹이고 기저귀 갈아준다는 지극히 기본적인 것마저 쉽지 않은 그런 현실인 것이다. 그런즉 낮에만이라도 훨씬 많은 인력을 보조해줘야 하는데 도리어 삼둥이 이상 출산 시 2명 인력 정부 지원이란, 단태아 1명에게 주어지는 지원에도 못미치는 지원 현실인 것이다.


뉴스 내용을 보면 산모 외 가족이 언제나 상주, 분담 케어하는 조건으로 산후관리사 2명을 겨우 구했다고 한다. 솔직히 그 산모나 가족, 그리고 관리사들이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상상이 간다. 해당 산모의 경우 생후 몇 달간에 집중되어 있는 예방접종도 쉽지 않다. 가장 기본적인 것마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단태아 기준 인력 지원만이라도 해야하지 않은가? 당연히 말이다.


구구절절 설명했는데. 사실 이런저런 말이 필요 없는 결론이다. 이유야 어쨌든 출산율이 갈수록 낮아지는 위기에 출산율을 훨씬 웃도는 아기를 낳았으니 훨씬 웃도는 지원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미디어 다음 관련 뉴스 화면 캡쳐(2023.5.3)



해당 기사에 네 쌍둥이 부모가 일부러 네 쌍둥이, 즉 다태아를 의도한 것으로 알고 있는지 그와 같은 내용의 부정적인 댓글도 달려 있던데 정말이지 모르시는 말씀이다.


과연 네 쌍둥이를 계획하는 부모가 있을까? 쌍둥이도 키우기 힘들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인데 말이다. 아니 흔한 말로 애 하나 키우기도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말이다.


예전에는, 쌍둥이는 유전적인 내력으로만 태어났다. 하지만 요즘에는 유전적인 내력이 없어도 쌍둥이가 태어난다. 관리사 누구나 단 한 번이라도 쌍둥이 가정을 케어할 정도로 쌍둥이가 많이 태어나는 것이다. 시험관 시술 때문이다. 다시 말해 시험관 시술로 아기를 계획한다면 집안에 쌍둥이가 앖어도 쌍둥이 이상의 아기를 출산할 수도 있는 것이다.


2023년 현재,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소득과 상관없이 난임부부에게 시험관 시슬 비용을 지원해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즉, 다태아가 태어날 가능성은 더욱 많아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에 맞는 정책으로 뒷받침되어야 하지 않을까?


단언하건대, 예산을 쏟아부어도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는 것은 쉬운 계산조차 반영하지 못하는, 현실을 외면하는 허점투성이 정책이기 때문이다. 제발 아기 낳아 키우는 사람들의 현실 좀 반영하시라. 갓 낳은 아기 데리고 절대 갈 수 없는 이런저런 시설 할인과 같은 현실성 없는 것들을 혜택이랍시고 내놓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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