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방문할 날을 기다리며!
지난 두 개의 글에서 나만의 세부 여행을 기술한 바 있다. 방문했을 당시에는 젊은 호기로 모든 일정을 현지에서 해결하고 여행 전에 계획한 것이 거의 없었다. 그로부터 이 글을 쓰기까지 약 3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면서 내가 여행하는 방법이나 생각하는 방법이 아주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다음에 다시 이곳을 여행할 때에 가볼만한 것이나 참여할만한 것들을 적어두기로 했다.
https://brunch.co.kr/@chltjdtn3974/21
https://brunch.co.kr/@chltjdtn3974/22
1. 세부 시티와 막탄섬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탑스 힐 (Tops Lookout)에서의 매직 아워.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이곳이 도시든 시골이든 그곳을 더 아름답게 해주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한다. 세부에서는 바로 이곳이 아닐까 싶다. 한국인들에게는 '탑스 힐'이라고 불리는 전망대의 역할을 하는 이곳은 대략 해발 600미터 부근에 위치하고 있다. 도시 중심지에서는 30분 정도로 차를 타고 나오면 도착하게 되는데 세부의 모습과 막탄섬 그리고 멀리의 바다까지도 파노라마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의 힘입어서 이곳은 가장 핫한 인스타그램 스팟이 되었다고 한다. 점점 유명해지면서 주변에는 식당과 카페 등등 부가시설이 늘어나고 있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매직 아워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곳에서 보는 해 질 녘을 첫 번째 버킷리스트로 정했다.
2. 시말라 성당 (Simala Shrine)
*위에 글에서 더 많은 사진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곳은 EBS 세계 테마 기행을 보면서 알게 된 곳인데 규모가 꽤나 큰 성당이다. 이전에서 언급했듯이 거의 모든 국민들이 가톨릭을 믿으며 국교로까지 선포된 필리핀에서 성당의 의미는 굉장히 크다. 이전 여행기에서 언급한 산토 니뇨 성당처럼 역사가 깃든 성당은 아니지만 이곳 역시 규모와 더불어 그들의 성지로 언급되는 곳 중 하나이다. 꽤나 산골이고 주변을 보아하니 녹지가 가득한 이곳에 많은 사람들이 순례를 하는 이유는 이곳에 있는 마리아상이 눈물을 흘리는 기적이 행해졌다는 데에 있었다. 진실은 모르지만 이런 이유로 사람들이 이곳에 방문해 기도를 드리고 순례를 한다고 한다.
세부 시티와는 거리가 좀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버킷리스트에 들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포함해본다!
3. 카지노 피크(Casino Peak), 오스메냐 피크(Osmena Peak) 다녀오기.
https://www.journeyera.com/casino-peak-hike-lugsangan/
*위에 글에서 더 많은 사진을 보실 수 있습니다.
세부 옆에는 보홀이라는 섬이 있다. 제주도의 2배나 되고 무려 7000개가 넘는 섬을 가진 필리핀에서 10번째로 큰 섬이다. 이곳에서는 반딧불 헌팅과 스쿠버 다이빙 등 여러 가지 액티비티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섬을 방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초콜렛 힐(Chotolate Hills)이라 불리는 일련의 언덕들을 오르는 액티비티를 하기 위해서다. 마치 오름 같은 언덕들이 키세스 초콜렛을 연상시키는 비주얼이 이곳을 초콜렛 힐이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세부 섬 내에서도 초콜릿 힐의 자매품을 경험할 수 있다. 세부 액티비티의 꽃인 고래상어를 보는 모알보알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Mantalongon이란 곳에는 조금 더 와일드한 언덕들이 모여있다. 이곳의 최고 장점은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사진들을 보면 꽤나 거칠지만 오르는 데에는 10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위치도 세부의 거의 모든 액티비티가 몰려있는 중부지역에서 얼마 멀지 않아 모알보알에서 고래상어를, 가와산 트레킹과 함께 일정으로 묶을 수도 있다. 모험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4. 크라운 리젠시 호텔(Crown Regency)에서의 스카이워크.
https://sugbo.ph/2018/sky-experience-adventure/
*위에 글에서 더 많은 사진을 보실 수 있습니다.
마르코 폴로 호텔과 함께 아마도 세부에서 가장 높은 건물일듯한 크라운 리젠시 호텔은 다양한 액티비티를 제공하는 것으로 그 유명세를 이어왔다. 특히 요즘에는 많은 호텔들이 각자의 매력으로 빌딩의 옥상을 사용하는데 이곳은 세부에서 몇 안 되는 고층건물이라는 장점과 주변에 시야를 가리는 다른 건물들이 없기 때문에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한다. 이곳에서 해보고 싶은 것은 최상층에서 즐길 수 있는 스카이워크. 물론 높은 데를 좋아하나 조금 무서워하는 나지만 가격이 매우 저렴(!) 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즐기면 굉장한 추억이 될 듯.
+호텔은 굉장히 많은 액티비티를 제공한다. 호텔과 다른 건물을 가로지르는 짚라인부터 암벽 등반 그리고
'엣지 코스터'라고 불리는 작은 열차(?)까지. 여러분의 담력을 체험하시려면 이곳이 제격이다.
5. 어쩔 수 없는 보홀(Bohol).
https://www.journeyera.com/things-to-do-bohol/
*위에 글에서 더 많은 사진을 보실 수 있습니다.
세부를 다시 방문했는데 보홀을 또 무시하는 건 죄악일 것이다. 가는 여행자들마다 극찬했던 보홀은 과연 어떻게 다가올까. 세부랑 껴서 간다는 이미지가 많지만 보홀은 대한민국 최대의 섬인 제주도의 두배 정도 되는 거대한 섬이다. 필리핀답게 바닷가는 말할 것도 없고 요즘에는 그 유명세가 세부 못지않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원숭이나 반딧불 등을 볼 수 있다고 하지만 지겹게 봤던 나로서는 별 흥미는 없고 다음에 서술할 시키호르 섬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방문해 리조트에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에 FLEX! 하는 느낌이랄까?
6. 시키호르 섬(Siquijor Island).
필리핀의 지리는 크게 세 가지 섬을 중심으로 나눌 수가 있다. 수도 마닐라를 포함한 북부의 루손지역, 중부의 세부를 포함한 비사야스 지역 그리고 남부는 현 대통령이 정치적 기반을 다진 다바오를 중심으로 하는 민다나오 지역이다. 시키호르 섬은 비사야스와 민다나오의 경계선이라고 보면 될듯하다. 위에 이 아름다운 캄부가하이 폭포 (Cambugahay Falls)를 필두로 아름다운 자연이 펼쳐지는 곳이다. 십 수개의 폭포와 바닷가는 새로운 곳을 경험하려는 나의 모험심을 자극한다.
그리고 이곳을 가고 싶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경비행기이다. 이곳에서 세부까지 경비행기를 이용해서 날아갈 수가 있는데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이곳에서 해치우는 셈이다. 네이버 블로그에 한분이 후기를 써놓았는데 이용하는 사람도 많지 않고 스릴도 있다고 해서 꼭 다녀오고 싶은 곳이다..
이름만 세부 여행이었지 사실상 이곳저곳 주변에 가고 싶은 곳을 다 넣어버렸다. 여행이라는 게 하나를 하게 되면 또 다른 것을 갈구하는 법이다. 개인적으로 필리핀은 나의 두 번째 고향이라고 해도 될 만큼 애정이 가는 나라인데 7천 개의 섬이 각각의 매력을 뽐내고 있으니 다시 방문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 같다. 조속히 이 전염병을 물리치고 버킷리스트를 이루는 날이 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