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내 삶의 자음과 모음

글자에도 감정이 있다

by 소원상자

삶을 돌아보면, 나는 늘 자음과 모음 사이를 오갔다.

자음은 나를 세우는 기둥 같고 모음은 자음들 사이로 스며드는 감정 같다.

스며드는 감정도 있고 겉도는 감정까지 포함해서.




인생은 자음만으로는 버텨지지 않고, 모음만으로는 형태를 잃는다.

두 가지가 함께해야 비로소 문장이 되고

덕분에 내 삶도 조금씩 소리를 얻는다.

버티고, 느끼고, 쓰러지고, 그렇지만 다시 일어서며.




이제는 완벽한 문장을 꿈꾸지 않는다.

때로는 철자가 틀리고, 문법이 어색해도 괜찮다.

중요한 건 그 안에 내 의지와 호흡이 있다는 것이므로.




살아 있다는 건, 여전히 자음과 모음이 만나고 있다는 뜻이다.

내일도 나는 나만의 문장을 한 줄 써 내려가겠지.

조금 비뚤더라도 진실하게.

가끔은 자음만 남아 삐걱거리고, 또 가끔은

모음만 남아 흘러넘치겠지만, 결국 내 삶은 소리 없는 글자들이 서로 기대 만들어 낸 하나의 문장으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며 흘러갈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반드시 견뎌야 하는 슬픔이라면 차라리 햇살아래였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