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에도 감정이 있다
삶을 돌아보면, 나는 늘 자음과 모음 사이를 오갔다.
자음은 나를 세우는 기둥 같고 모음은 자음들 사이로 스며드는 감정 같다.
스며드는 감정도 있고 겉도는 감정까지 포함해서.
인생은 자음만으로는 버텨지지 않고, 모음만으로는 형태를 잃는다.
두 가지가 함께해야 비로소 문장이 되고
덕분에 내 삶도 조금씩 소리를 얻는다.
버티고, 느끼고, 쓰러지고, 그렇지만 다시 일어서며.
이제는 완벽한 문장을 꿈꾸지 않는다.
때로는 철자가 틀리고, 문법이 어색해도 괜찮다.
중요한 건 그 안에 내 의지와 호흡이 있다는 것이므로.
살아 있다는 건, 여전히 자음과 모음이 만나고 있다는 뜻이다.
내일도 나는 나만의 문장을 한 줄 써 내려가겠지.
조금 비뚤더라도 진실하게.
가끔은 자음만 남아 삐걱거리고, 또 가끔은
모음만 남아 흘러넘치겠지만, 결국 내 삶은 소리 없는 글자들이 서로 기대 만들어 낸 하나의 문장으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며 흘러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