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뽀르파트재 Sep 16. 2024

울 엄마의 밥상...

웃음꽃이  피어나는  실버놀이학교(2)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금요일에 실버학교수업을 갔다.

하얀 눈이 곱게 내려앉듯 30명 가까이 주황색 긴 소파에 않아계신 양로원엔 수녀님께서 수업준비를 도와주셨다. 참고로 이곳은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곧 돌아올 추석에 드시고 싶은 음식이 뭐세요?"

"고기"

"송편"

"전"

"사과, 포도....."

이곳저곳에서 어르신들의 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오늘은 어르신들께서 가장 드시고 싶은 음식을 직접 그려 보시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색연필과 활동지를 드리고 드디어 실버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삐뚤빼뚤 흔들리는 색연필을 붙잡고 하나하나 정성껏 그리시는 어머니의 콧등에 땀이 송골송골 맺쳤다.

사과를 그리시는 분, 송편을 그리시는 분, 갈비를 맛깔스럽게 그리시 분

모두가 최고의 화가가 아닐까?


   어르신이 그린밥상                                                                        (활동지는 네이버이미지출처)


모두의 그림을  함께 감상하고 마무리인사를 드렸다.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데 어르신께서 따라 나오셨다.

바쁜데 지난주에도 오고 이번주에도 와줘서 고맙다고.....

안경을 끼시고 소녀같이 미소 짓는 얼굴에 그리움과 다정함이 담겨있다.


나는 모든 수업이 가치가 있고 소중하기에 최선을 다한다.

여기에 계신 30분의 평균연령대를 합산해 보니 2400세이다.  

이번 어르신수업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나의 부모님과도 같고, 오롯이 외부와 소통하는 시간이 되기에

한 주 한 주의 시간들이 절실하고 더 빛나기 때문이다.

나의 작은 재능으로 누군가를 잠시라도 행복하게 할 수 았음은 참 가슴 벅찬 일이다.

그래서, 행복하다.


  



   


 

작가의 이전글 '장하다 상'을 주고픈 어르신들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