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이란 감정에 대하여

두려움은 '어떤 현상이나 경험을 예상했을 때 우리가 가지게 되는 불안한 감정'을 뜻한다. 그리고 나는 내가 경험하지 못하고,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을 마주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의외로 소극적인 사람인가 보다고 생각했다. 위험한 상황을 마주할까 두렵고, 불이익을 받는 상황이 두렵고,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 두렵다. 하물며 놀이기구를 타기 전까지는 고공에서 뚝 떨어지며 느낄 심장의 철렁거림을 상상하며 두려워한다. 

이렇게 다양한 형태의 두려움을 일상에서 겪는데 가만 생각해 보면 두려움이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치러야 하는 대가'이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싶다. 긍정적인 대가라면 기대와 희망의 감정이 들어야 하는데 나에게 좋지 못한 대가가 뒤따르는 상황에 대해서는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생에 있어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두려움을 느낀다.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을 통제할 수 있다면 이러한 감정을 느끼지 못하겠지만 아쉽게도 신이 아니다 보니 세상에 휩쓸리기 마련이다.

특히 내가 크게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바로 '내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어 반배정을 받고 교실에 들어갔을 때 과연 나는 다른 사람들과 친해지거나 혹은 겉돌지 않을까. 처음 직장을 구하게 되어 기숙사가 있는 타지로 홀로서기를 시작해야 할 때 과연 내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새로운 직업, 직장, 모임 등 익숙하지 않은 상황을 마주하는 것이 어렵다. 지금이야 어느 정도 나이도 있고, 인생을 살아보니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를 깨닫고 마이웨이를 실천하고 있지만 마음 한편에는 항상 두려움이 있다.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단지 나에게 피해가 올까 봐 불확신 한 상황을 상상하면서 스스로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무것도 벌어진 일이 없는데, 막연히 내게 불리하겠다 싶어서 어림짐작으로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될 것도 안되고, 했으면 될 것도 안되게 만들고 있었다.

스피노자는 "두려움에 압도된 사람이 스스로 그것을 떨쳐내려 애쓰지 않고, 자신의 이성을 부정하면서 분노와 증오와 슬픔에만 잠겨 있다면, 그는 언제까지나 혼자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결국 두려움을 온전히 이성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상상력이 풍부한 나로서는 실천하기 어려운 과제다. 안될 경우의 수를 전부 체크해야만 그나마 덜 불안하기 때문에 항상 부정적인 생각부터 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어떠한 감정을 이성적으로 판단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앞으로 행복한 인생을 위하여, 어렵지 않은 삶을 위하여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한번 사는 인생, 참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 일이 많다. 하지만 하나씩 해나가면 반드시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