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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하경 Apr 06. 2024

'왜 이걸 못 하지?'란 생각에 화가 날 땐

이게 다 내가 너무 천재인 탓이라고 생각해보자

'이걸 왜 못하지?'


프로젝트든 팀이든 하나의 기업체든

함께 성과를 달성해야 하는 조직을 책임지는 입장이 되면 답답함이 몰려올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합의한 계획 안에서 저 구성원이 응당 해주어야 하는, 그리고 충분히 할 수 있어야 하는 그 일을 해내지 못할 때입니다.


그 대상을 구분하자면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동일 직군의 동료 직원과 선후배

PM, 디자이너, 개발자, 마케터와 같이 협력해야 하지만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가진 직무


1번이 해야할 일을 못할 때는 주로 '상대방 연차였을 때의 내 역량 vs 지금 상대방의 역량'을 기준으로 비교하여 생각합니다.


조금 더 직관적으로 표현하자면


'그 연차에 그 것도 못해?'


'이력서랑 면접에선 더 한 것도 해 봤다더니?'


'내가 직접 해봤을 땐 충분히 할 수 있던데 왜 못 해? 안 한 거겠지.'


등의 생각이 드는 것 입니다.


2번일 경우에는 '그 분야의 전문가도 아닌 내가 할 줄 아는 것 vs '그 분야의 전문가인 상대방이 할 수 있는 것'을 비교하며 화를 내는 경우입니다.


'코딩 유튜브로 독학한 나도 하는 걸 n년차 개발자가 못 한다고?


'경력직 디자이너가 디자인 시스템 짤 줄을 모른다고?'


등의 생각이 드는 경우이지요.




공감이 가시나요? 그렇다면 당신은...


이런 답답함은, 특정 역량에 있어 남들보다 재능있는 분이,


자신의 열정과 열심에 자부심을 가질 때 일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빠르게 승진한 관리자나


다방면에 재능이 있는 PO/PM,


자수성가하신 대표님과 임원분들께서 이러한 답답함을 토로하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렇게 열을 내시는 분들께 저는 이렇게 말씀 드리곤 합니다.


ㅇㅇ님, ㅇㅇ님이 좀 천재라는 걸 그만 인정하세요.


처음 말씀을 들으시면 심각한 말씀 와중에 제가 농담을 한다고 생각하고 주로 어이없는 웃음을 웃으십니다.


분위기를 풀기 위해 어느 정도 능글맞게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만 농담은 전혀 아닙니다.


"이런거, 일반적으로 못해요. 밤 늦게까지 노력하는 것도


이 다음에 뭘 시도해 봐야겠다,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은데? 이 부분이 틀린 것 같은데? 같은 부분들이


보이고, 감이 와야 할 수 있는 거예요.


ㅇㅇ님은 열정도 있으시지만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면과 창의적인 문제 해결법을 생각해 내는데 남들보다 강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시면 구성원들을 조금 더 이해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예를 들어, 나랑 거의 비슷한 연차의 후배가 못해낸 일을 내가 단번에 해결했을 때


'이렇게 금방 되는 걸 왜 안 했어?'라는 눈빛으로 분위기를 얼려버린다면


그 후배는 민망함으로 분을 내다가 결국 ㅇㅇ님에게 '그래 너 잘났고 난 못 났다.'라는 식의 대책 없는 반감을 가질 수 있어요.


그건 잘잘못을 떠나 한 팀을 매니징하는데는 긍정적이지 않은 영향을 미칠 거예요.


차라리



하... 나 진짜 천재인가봐. 이 어려운 걸 단번에 풀어버렸어.


라며 우선 농담조로 분위기를 풀고


농담이고 제가 다른 재주는 없어도
개발자 분들이랑 한번 머리싸매 본 문제는 잘 안 까먹는 편이라.
이게 딱 전회사에서 한달 고생했던 이슈랑 똑같네요!


라고 하고 문제를 푸신 방법을 상대방이 다음엔 잘 할 수 있게 찬찬히 설명해 보아주세요.


그랬을 때 그 구성원한테 ㅇㅇ님의 그 강점은


자기가 혼나거나 민망해질  상황을 면하게 해준 긍정적인 요소로 무의식 중에 인식될테고


그런 것들이 쌓이면 매니저로서의 ㅇㅇ님을 더 존중하게 될 거예요.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등감을 갖거나 '내가 안 해도 저 사람이 다 해주네?'라는 안일함만 늘어간다면 별도의 대화가 필요할테지만요."


이런 면에서 나의 단점을 객관적으로 날카롭게 보고 그걸 해결하려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남들과 차별화되는 나의 강점과 재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함께 일하는 동료가 기대만큼 따라오지 못할 때, 


그 이유를 '할 의지가 없어서', '게을러서' 등으로 결론내지 않고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도 있겠다는 


매니징에 대한 생각을 나누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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