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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gabond Mar 08. 2024

육아 힘듦의 위로

매일 아침 새벽녘 출근, 해가 뉘엇뉘엇하는 저녁에 퇴근

힘겹게도 매일 이것을 반복할 수 있는 이유는

여러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겠지만,

그럼에도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바로 돈,

월급이 따박따박 매월 21일, 혹은 25일에 통장에 꽂히므로,

이것이 힘든 노동의 댓가

행위에 대한 보답이 다달이 오니,

이것이야 말로, 힘든 노동을 지속시키는 힘이 되겠다.



그런데, 이와 달리 육아는

바로바로 응답되는 무엇인가가 없다.

그래서 종종 답답하고 힘겹다.


아침일찍 아이들을 깨워서 옷을 입히고, 밥을 먹이고, 세수를 시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가며 서둘러대는데,

그렇게 예쁜 사랑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모처럼 엄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데,

그러다가 시간이 또 금새 후딱.

아이들 하원하면 학원 라이드

기다리고 또 태워서 집에 오면

놀아주고

밥먹이고

공부 좀 시키다가

뒤치닥거리

잠재우고.


어느 누구는 가장주부가 집에서 하는일이 뭐 있냐 

널널하지 않냐 의야해 할 수도 있겠다만,

(나 역시 직장인 시절,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던 건 아닌데,)

막상 내가 stay at mom 으로 있어보니, 

아이들이 학교에 가더라도, 갔다 오며 간식 챙기고, 집안일에 이것저것, 

시간적으로 얽매여 있을 수 밖에 없는 환경에 100% 놓이게 되므로,  이런 삶은 정작 회사원의 생활보다 더 자유롭지 않은 부분이 분명 있다.



내 배 아파서 낳은 우리 사랑이들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겠소냐.

엄마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거늘,

그러나, 엄마 역시 불완전한 인간 일뿐, 그러므로 종종 보상과 답변이 필요하다.

특히 같이 한배를 탄 남편에게 기대하는 따스한 말 한마디

그 따스한 말 한마디 부재에

엄마는 힘을 잃고 활력을 잃고 짜증을 얻는다. ㅎㅎ



한달동안 출장 간 남편 덕에

시끄럽고 힘 넘치는 9살 남아 쌍둥이들과 홀로 시간을 보낸지 어연 1주일이 지나고,

모든 것을 도맞아 함에 

눈 앞에 없는 남편 참 편하겠네

종종 얄미움과 짜증,힘겨움에 불끈 화가 치밀기도 하지만,

그래서 고래고래 한바탕 하기도 했지만서도, ㅎㅎ


가만 생각해보니,

육아에 대한 보상은 시간이 흐르고 서서히 오는 것이며,

누군가에게 압박을 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감정은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함께 있음으로 인해 아이가 느끼는 안정감, 엄마에 대한 사랑과 추억

가정을 잘 꾸려나가는 부인에 대한 남편의 감사함과 고마움의 감정

이것들은 퍽퍽하고 힘겹게 삶을 사는 지금 이 순간에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한 참 지난 이후 아이들이 성장하고

남편 역시 나중에, 여유가 있을 때, 뒤돌아 보며 느낄 수도 있는, 

혹은 여전히 느끼지 못할 수도 있는 감정.


결코 조급해하거나 서두르거나 채근하거나 압박해서 되는 것이 아닌,

그런 빈 껍데기의 선물 상자 말고,

자식들과 남편, 즉 내가 아닌 남들 마음에 차곡차곡 쌓이는 것들로써,

그들의 마음이 종종 보물찾기의 기쁨처럼 표현될 때,

그것이 기쁨과 위로, 삶의 활력이 된다. 



그러므로 육아를 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남들에게 결코 기대하면 안된다는 것이라 본다.

즉, 남편이나 아이들에게.


그러나,

아이를 낳아야 진짜 어른이 된다라는 말.

이것이야야 말로 육아의 가장 빛나는 선물 아닐까 싶다.

육아를 함으로서 나 스스로 더 큰 그릇의 사람이 될 수 있음에 대한 나에 대한 기대.



설사 아이들이 힘겹게 하더라도

남편이 알아주지 못하더라도

아이들에 얽매여 내 자아를 실현시키지 못할 압박감에 고군부투 하면서도

육아란 경험을 통해

성숙해 지는 나 자신을 마주하며

육아에 있는 힘겨움보다 그 안에 숨어 있는 빛나는 사랑의 선물, 삶의 교훈을 찾는것.


아이들을 위한 것

우리 가정을 위한 것 이전에

나 자신을 위한 것이 되는 것이 바로 육아 일 수 있겠다는 깊은 생각 한 조각.

그것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지는 것이 현명함과 지혜 아닐까 싶다.


.


육아는 엄마로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란 사람으로서 경험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행위에 온기가 있다면

굳이 그것을 말로 토로하거나 요청하지 않아도

퍼져나간 온기와 향기는 주변을 감싼다.


너무 꿈같은 이야기 같으면서도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

요즘 육아를 하면서 느끼는 생각들이다.

내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세상의 모든 것이 다르게 보일 수 밖에 없음에 육아 역시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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